KBO(한국야구위원회)가 비디오 판독용 카메라를 재차 추가하기로 했다. 시즌 개막에 앞서 2대를 추가한 데 이어 두번째 조치다. 4월말까지 왼쪽과 오른쪽 파울라인 폴대(홈런판독용) 등에 추가로 총 3대를 더 설치하기로 했다.

KBO 관계자는 26일 "4월말까지 각 구장에 비디오 판독용 카메라를 3대 더 설치하려 한다. 좀더 정확한 판독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현재 KBO는 각구장에 자체 비디오 판독용 카메라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1루쪽 2대, 2루쪽에 1대였다. 올시즌 개막에 앞서 홈플레이트와 3루쪽에 각각 1대를 설치했다. 이번에 3대가 추가되면 총 8대의 자체카메라를 운용하게 된다. 비디오 판독은 기본적으로 방송카메라가 잡은 방송화면+자체화면을 종합해 판독센터에 판명한다. 여기에 방송사의 판독용 영상(4D나 돋보기 영상 등)이 제공되면 이것 역시 참조하게 된다.

KBO가 자체 카메라를 확대 설치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올시즌 방송사와의 비디오판독 협업이 원활치 않기 때문이다. 뉴미디어 중계권을 놓친 방송사들은 예상대로 계약에 포함돼 있지 않은 비디오 판독용 방송화면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의무가 아니다. 지난해는 KBO의 요청으로 시즌 중간부터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변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KBO는 자구책을 마련중이다. KBO 관계자는 "방송사에는 지속적으로 협조요청을 하고 있다. 어찌됐든 우리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두 번째는 향후 KBO의 자체 중계 가능성 등 거시적인 마케팅을 겨냥한 포석이다. KBO는 궁극적으로 KBO TV(가칭)를 만들어 방송중계 화면을 직접 제작하려 한다. 물론 시일이 걸리는 방대한 사업이다.

한편, KBO 자체 비디오 판독용 카메라가 있지만 방송중계가 아예 없는 경기는 비디오 판독조차 할수 없다. 프로배구 남녀부 챔피언결정전 생중계로 26일과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전은 TV중계가 없다. 방송사가 시청률이 훨씬 더 잘나오는 배구 챔피언전 중계를 위해 야구중계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 두 경기는 비디오 판독이 불가능하다. KBO 관계자는 "구장 카메라가 있지만 우리 것은 부분적인 곳의 영상만 보여준다. 전체적인 경기흐름은 TV중계가 아니면 판독센터에서 상세히 파악하기가 힘들다. 혹시라도 발생할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비디오판독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