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개막부터 대형 악재에 직면했다.

 

한화는 지난 26~28일 광주에서 치른 KIA와 3연전 동안에만 2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26일 선발 김재영이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고 28일에는 더 심한 부상이 발생했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수비 중 왼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것. 정확한 상태는 29일 재검진을 받아야 알 수 있지만 최소 6개월 이상 재활할 것으로 보인다.

 

KIA와 3연전을 치르는 동안 한용덕 한화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이었다. 개막 로테이션에 든 국내 선발 3명 중 지난해까지 가장 선발 경험이 많았던 김재영이 시즌 첫 등판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었다. 김성훈(3⅓이닝 4실점), 박주홍(4⅓이닝 4실점)은 첫 등판부터 감독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한 감독은 28일 경기를 앞두고 3~5선발이 지금처럼 계속 흔들릴 경우 선발 로테이션을 전체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이는 김민우, 문동욱 등 2군에서 호투하고 있는 '대체 자원'들이 있기에 가능한 고민이었다. 한 감독은 "2군에 플랜 B가 있다. 2군에서 선발 대체 자원들이 같은 로테이션으로 던지고 있다. 야구가 말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 고민이 많지만 그래도 대처를 해놔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8일 경기 후반에 일어난 하주석의 이탈은 대비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하주석은 국내 선발투수들과 달리 검증된 선수고 팀에서 뺄 수 없는 주전 유격수다. 하주석의 빈 자리는 한화 내야에서 큰 구멍을 의미한다. 한화의 키스톤 콤비는 현재 하주석이 중심이기 때문.

 

붙박이 2루수였던 정근우가 지난해 1루수, 올해는 중견수로 옮겨가면서 2루에는 계속 정은원, 강경학 등 도전자들이 경쟁했다. 그 속에서 내야 수비 중심을 잡은 것이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한화가 노시환, 변우혁 등을 1,3루에서 시험하고 2루에서 정은원, 강경학을 경쟁시킬 때도 하주석은 변함 없이 유격수 자리를 지켰다.

 

현재 한화는 강경학도 어깨 통증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재활군에 있다. 하주석 대신 유격수로 나올 자원은 오선진, 정은원 등 주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다. 2군에서는 최윤석, 박한결 등이 유격수로 출장하고 있지만 민첩성과 넓은 수비 범위, 빠른 송구 능력 등을 고루 갖춰야 하는 유격수 자리는 쉽게 대신할 수 없다. 지금 한화는 선발 고민보다 더 급한 것이 유격수 고민이다.

 

한 감독은 지난해 한화를 11년 만의 가을 야구로 이끌며 감독 첫 해부터 훌륭한 항해를 시작했다. 탄탄한 불펜진은 물론 팀 전체가 큰 타격 없이 순탄한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선발진은 물음표를 떼지 못했고 주전 유격수는 수술대에 오른다. 한 감독의 용병술을 보여줄 수 있는 진짜 시험대가 찾아온 2019년 4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