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가 두산 투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순간. /사진=김우종 기자

 

얄궂은 운명. 냉정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도 옛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감정이 생겼던 것일까. '친정팀' 두산전에서 승리한 NC 안방마님 양의지(32·NC)는 잠시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NC 다이노스는 7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야구장(1만6081명 입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NC는 지난 2015년 5월 26~28일 마산 홈 경기 이후 1410일(만 3년 10개월 9일) 만에 두산전 스윕에 성공했다. NC는 9승 5패를 마크했다. 반면 두산은 3연패에 빠진 채 9승 5패를 기록했다.

양의지는 4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그는 1회부터 유희관을 상대로 1사 1,2루 기회서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치며 팀에 선제점을 안겼다. 3회에는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치며 유희관을 괴롭혔고, 9회에는 2사 1,2루에서 좌월 쐐기 적시타를 날렸다.

경기 후 양의지는 옛 동료들을 상대한 것에 대해 "똑같은 것 같다. 상대 팀의 투수라 생각했다. 분위기가 좋아 집중했던 게 운이 좋게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첫 타석에서 유희관에게 적시타를 뽑아낸 것에 대해 "방망이가 나가다가 맞앗다. 저도 치고 놀랐다"고 웃었다.

쐐기 적시타 상황에 대해서는 "1점 승부보다는 2점이 더 편하다. 홈런 하나 더 맞아도 1점 차라 편하게 리드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되돌아봤다.

양의지는 '미안한 감정은 없는가'라는 웃음 섞인 질문에 "미안하죠. (유)희관이 형과 (이)용찬이(5일 1차전 12구 승부 끝 볼넷)에게 공 많이 던지게 했는데. 미안합니다. (김)승회 형한테 미안하다고 전화라도 해줘야겠네요"라며 인터뷰를 마친 뒤 잠실구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