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자리 숫자로 구성돼 있는 우리나라 주민등록번호는 생년월일을 나타내는 앞부분 6자리를 제외한 뒷부분 7자리가 성별, 지역코드, 검증번호로 이뤄져 있다.

7자리 중 가장 앞의 숫자는 성별을 구분한다. 1900~1999년에 태어난 남자는 1, 여자는 2로 표기된다. 2000년 출생자부터는 남자가 3, 여자가 4를 부여받는다. 1900년대 초반 출생자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다.

주민등록번호 뒷부분이 3과 4로 시작한다는 게 아직까지는 사회적으로 낯설게 느껴진다. 2000년 이후 태어난 이들은 아직 사회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엔 어린 나이다. 그러나 프로야구에서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3’으로 시작하는 선수들의 ‘습격’이 이미 시작됐다. 2000년 이후에 태어난 겁 없는 어린 선수들이 입단 1, 2년 차의 적은 경험에도 프로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 정은원·노시환·변우혁, 아기 독수리 ‘3’각편대

한화 이글스는 17일 기준으로 1군 엔트리에 2000년 이후 출생자가 가장 많은 팀이다. 정은원과 노시환, 변우혁(이상 19) 등 나란히 2000년에 첫 울음을 터뜨린 3명이 1군 무대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활발한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다.

2년차 신인 정은원은 어느덧 팀의 주전 2루수로 발돋움했다. 애초부터 탄탄했던 수비 기본기에 올해는 콘택트 능력까지 눈에 띄게 향상하면서 시즌 초반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노시환과 변우혁은 올해 신인으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자원들이다. 이미 홈런포까지 신고했을 정도로 프로 무대에서 빠른 적응력을 자랑하고 있다.


● ‘우리도 있다!’ 김영규, 서준원 등 급성장

한화 외에도 2000년 이후 출생자를 1군 엔트리에 포함하고 있는 팀이 꽤 된다. KIA 타이거즈에선 선발 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김기훈(19)이 눈에 띈다. 제구에는 아직 기복이 있지만, 구위만큼은 프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19) 역시 막강한 2000년생이다. 입단 첫해임에도 좀처럼 선배들에게 기죽지 않는 강심장으로 불펜에서 큰 힘을 보태고 있다.

NC 다이노스 김영규(19)는 가장 걸출한 성적을 내고 있는 ‘젊은 피’다. 4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2.86을 마크하고 있다. 2018시즌 신인지명회의에서 전체 79순위의 낮은 순번으로 지명됐지만, 올해 활약은 1차지명자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

KT 위즈는 최연소 선수 손동현(18)의 활약이 반갑다. 2001년 태어난 그는 올해 KBO 모든 선수들 중 가장 어리다. 그러나 배짱 하나만큼은 여느 베테랑 투수 못지않다. 자기 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투구한다는 평가다.

해를 거듭할수록 신진세력의 활약은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1980년~1990년대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KBO리그가 2000년 이후 출생자들의 맹활약으로 가득 찰 날도 이제 멀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