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7-84. 이니그마 소년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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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그마는 손가락을 뻗어 시즈카를 가리켰다.


“시즈카 죠스타… 그래, 이건 내 불찰이다. 하지만… 네 ‘공포의 사인’은 이미 자~알 알고 있지. 너는 공포를 느낄 때 ‘혀를 날름거린다.’… 과연 내 앞에서 ‘공포의 사인’을 보이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한번 해 보시던가… 무네타카를 내놔아아아!!”


시즈카는 다시 투명해졌다. 한쪽 귀를 만지작거리던 유키카게는 생각했다.


‘시즈카와 죠스케 씨를 돕기 위해 따라왔지만… 저런 능력이라면 내 ‘다이너마이트 퀸’은 방해만 될 뿐이야. 함부로 폭탄을 썼다간 무네타카가 갇힌 종이도 피해를 입을 테니까! 저 녀석이 이상한 짓을 하는지 감시하는 게 내 최선이라니…’


곧이어 죠스케도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를 꺼낸 채 이니그마에게 접근했다. 


“그래… 거기 가만히 있으라고. 이번에는 종이 한 장 남기지 않고 파쇄기에 전부 갈아줄 테니까!”


이니그마는 다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그렇다면 도박이다! 이 종이는… 무네타카일까? 선택해라.”


유야가 말했다.


“죠스케, 시즈카! 조심해. 저기서 무네타카의 냄새는 나지만… 분명 무언가 있어!”


“선택해라… 그 판단이 아들의 ‘운명’을 가를지도 모르니까.”


그 순간, 투명해진 시즈카가 이니그마의 등 뒤에서 달려들었다.


“도라아아아!!”


네버마인드의 주먹은 그대로 이니그마의 광대를 날려버렸다. 이니그마가 그대로 균형을 잃고 쓰러지며 손에 든 종이를 놓치자, 시즈카는 곧바로 종이를 낚아챘다.


“이 종이는 무네타카일까?”


시즈카가 종이를 펼치려던 그 순간, 유야는 무언가를 느낀 듯 다급히 소리쳤다.


“멈춰, 시즈카! 함정이야!!”


그러나 한발 늦고 말았다. 시즈카가 종이를 펼치는 순간 크고 통통한 농발거미가 팔을 타고 올라 검은 눈으로 시즈카를 바라보았다. 시즈카는 너무 놀라서 침묵을 지키다가, 이내 엄청난 비명과 함께 순간 혀를 날름거렸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건!! 이거어어언!!!!”


“됐다! ‘공포의 사인’이 보였다! 시즈카 죠스타, 끝이다!”


종이 한 장이 스스로 펼쳐지더니 시즈카를 덮쳤다. 시즈카는 패닉에 빠진 상태에서도 벗어나려 했지만, 순식간에 종이에 삼켜졌다. 유키카게가 소리쳤다.


“시즈카!!”


이니그마는 시즈카를 삼킨 종이를 들고 까딱거렸다.


“일단은 한 명 처리했다. 다음은… 셋 중 누가 될까?”


유키카게는 경악했다.


‘이럴 수가! 놈은 전부 알고 있었어… 우리의 ‘약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던 거야. 시즈카가 ‘거미 공포증’이 있는 것까지! 전부!’


이니그마는 유키카게를 가리켰다.


“너, 지금 두려움을 느끼는구나? 이해한다… 나는 너희 모두를 ‘관찰’해왔으니까. 카와지리 유키카게, 난 네 녀석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 자~알 알지. 네 가족이 어떤지도, 특히 네 ‘아버지’에 관해서는 더더욱…”


그 말에 죠스케와 유야는 순간 몸을 움찔거릴 정도로 당황했다. 유키카게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아버지? 네가 어떻게 우리 아버지를 알고 있는거지?”


죠스케가 유키카게를 제지했다.


“유키, 놈에게 넘어가지 마. 자칫 잘못했다간 놈에게 ‘공포의 사인’을 드러낼거다. 그렇게 되면 패배하는 거야!”


“상관없다. 카와지리 유키카게의 ‘공포의 사인’은 ‘눈동자를 굴리는 것’, 역시나 관찰해서 알아낸 거다. 그리고, 한가지 말해주자면 네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되는 순간… 네 삶은 송두리째 바뀌게 될 것이다.”


곧바로 죠스케가 달려들었다.


“시끄러워, 무네타카와 시즈카를 내놔!”

“도라라라라라라라라라!!”


이니그마는 종이가 되어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공격을 회피했다.


“하이웨이 스타!”


유야의 하이웨이 스타가 수십 조각으로 나뉘어 각각의 종이들을 급습했으나, 하이웨이 스타에 접촉한 종이는 그저 평범한 종이가 되어 팔랑거릴 뿐이었다.


“틀렸어, 저 ‘종이’는 그저 ‘껍데기’일 뿐이야. ‘본체’는… 없어! ‘냄새’도, ‘형체’도, 아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라고!”


유키카게가 말했다.


“그럼… ‘유령’이라도 된다는 건가요?”


죠스케가 대신 답했다.


“모르겠어… 하지만 다시 종이가 모이니 원래대로 형체를 이루는 저 모습은 아무리 봐도 ‘물리력’이 있는 ‘존재’야. 유야, 네 ‘하이웨이 스타’가 가져온 종이는?”


유야가 펼친 종이 안에서는 잡동사니들만 쏟아져 나왔다.


“냄새부터 그랬지만, 시즈카나 무네타카는 아니야. 시즈카는 놈이 들고 있는 저 종이고, 무네타카는… 상당히 지능적으로 숨겨둔 게 분명해. 몸 전체에서 냄새가 나.”


“자… 그럼 이제 ‘인질’은 시즈카 죠스타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공포의 사인’도 감수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그녀가 죽을지 모르는 상황을 바라만 보고… 나와 싸우겠느냐?”


죠스케가 말했다.


“대답이… 굳이 필요할 까?”


그때, 유키카게가 죠스케 앞으로 나섰다.


“죠스케 씨, 무네타카가 납치된 마음은 알지만… 시즈카까지 붙잡힌 이 상황에선… 제 ‘차례’입니다.”


유키카게가 스탠드를 꺼내자, 이니그마는 대놓고 그를 비웃었다.


“호오, 그것이 ‘다이너마이트 퀸’인가… 멍청한 선택이다. ‘바퀴벌레’를 잡기 위해 온 집에 불을 지르는 것만큼 말이야… 그 선택이 시즈카 죠스타를 죽일 것이다.”


“’바퀴벌레’를 잡기 위해 불을 지르는 건 멍청한 짓이지. 하지만 너 같이 죽다 살아난 ‘좀비’를 잡는데에는… 이 정도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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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림 잘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