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으로 의견 다를 때 많이들 토론하고 의견 공유를 하면 좋겠습니당. 나도 잘 못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가급적 전사, 통계자료, 교리 등의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하면 더욱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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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점령(?)의 정치적, 전략적 필요성은 대부분 동의하는 듯하니 따로 언급하지 않음. 


0. 도시를 점령한다는 뜻에는 단순히 부대가 들어가 있다는 수준 이상의 의미가 내포됨. 점령의 목적 자체가 해당 지역을 확보 또는 통제하기 위한 전투력의 운용이라는 의미를 포함함. 단순히 '점령'의 뜻만 생각하면, 부대만 가져다 놓으면 점령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점령 이후의 과업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전투력 배치만으로 도시 점령의 의도가 달성되지는 않음. 점령 이후에 도시에 대한 통제력을 가져야 비로소 아군이 도시를 점령하는 의도가 달성되었다고 보아야 함. 도시에 대한 통제력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도시 내 건물 소탕이 필수적임. 

* 평양 같이 정치적 의미를 띤 경우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이는 논외로 함


도시에 대한 통제력을 갖추려면 반대로 해당 지역 내에서 적의 통제력은 배제해야 함. 그래야만 아군 부대가 해당 도시 내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고, 추후에는 정부 요원이 투입되어 본격적인 안정화작전, 행정 구축 등 처리가 이루어질 수 있음. 예전에 지리산에 빨치산이 조직적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대한민국의 행정력이 해당 지역에 제대로 작용하지 못한 것과 유사하다고 봄. 당시에도 빨치산들이 경찰서, 관공서, 군부대 등을 습격하여 군 병력뿐만 아니라 공무원까지 사살하면서 제대로 된 국가 행정이 닿을 수가 없었음. 해당 지역 주민들은 반복적으로 점령 세력이 바뀌는 상황에서 심한 고통을 겪었음. 만약 미수복지역에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해당 지역 주민들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임. 빨치산, 유격대 수준이 아니라 정규군으로서 편제와 화력을 갖추고 훈련된 병력이라면 이러한 피해는 더욱 심화하리라 예상됨.


적이 저항의지를 가지고 있는 한, 도시지역에서의 피해를 방지하려면 도시 내부를 구획으로 나누어 철저히 잔존 병력을 소탕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면서 확실함. 이는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는 미군이 교리에서 서술하는 "도시지역 정밀 소탕은 공자에게 적절"하고 "현실적"이며 포위나 무분별한 화력운용에 비해 "군사적인 수단에 의해 정치적 목표가 파괴되지 않도록 보장해주는 노력"이라는 표현으로 갈음하겠음.


1. 작전지속지원 측면에서. 도시는 필연적으로 철도와 도로를 끼고 있어 추후 아군이 사용하는 보급로가 대부분 도시를 경유할 수밖에 없음. 실제로 네이버 지도 켜서 북한 내 철도나 고속도로만 보아도 주변에 수많은 시가지가 형성됨. 그런데 도시 내 적 병력을 그대로 둔다면 당연히 아군 보급에 위협이 될 테고 이는 최전방에서 전투 중인 아군 병력이 전투를 지속하는 데에 악영할을 끼침. 결과적으로 보급부대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 이상 전투력을 후방지역에 할당하여야 하니 도시를 점령하지 않는 것은 전투력 집중을 저해하는 판단이라고 봄. 포병, 공군 화력을 사용한다는 판단 역시 전방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부대에 사용할 자산을 불필요하게 낭비한다는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함. 심지어 북한군은 연대, 대대급부터 자체 포병과 방공 부대를 보유하고 있어서 병력 투입 없이 화력만으로 이를 상대하려고 하다가는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할지도 모름.


2. 포위에 관해서. 해당 주장에서 언급하는 수준의 포위는 도시의 전 방향에 병력을 배치하여 적 부대의 외부 연결을 단절시키는 '고립'으로 보임. 고립 수준으로 도시를 포위하고 포병, 공군 화력을 통해  도시 하나를 '포위'하려면 엄청난 숫자의 병력이 필요함. 국지도발 대비작전을 할 때 군(郡) 급 도시 하나에 차단선을 형성하려고 해도 사단급 정도의 부대를 투입함. 심지어 이 경우 보병만 쓰는 것도 아니고 전투지원/전투근무지원 부대까지 죄다 투입해야 가능한 수준임. 사람 네댓 명 이동을 막기 위해서도 상당한 규모의 병력 소요가 예상되는데 하물며 건제를 갖춘 적 부대의 경우면 어떨까? 지형 조건이 받쳐주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국지도발 대비작전에 필요한 병력의 배 이상을 써야만 할 것임. 그렇다면 최초 주장처럼 병력 절약을 위해 도시를 포위한다는 의미는 퇴색될 것임. 이를 몇 달 이상씩 지속한다면 병력 낭비는 더욱 많아지고 실제로 손실되는 병력도 발생함. 결과적으로 도시를 포위하여 유지한다는 발상은 모든 작전유형의 기본인 '전투력 집중'을 저해하는 판단임. 물론 "근접전투 수행능력을 구비"하고 "소모적 접근을 회피"하라는 도시지역작전 고려사항과도 젼혀 맞지 않음.


한편 전략적 수준에서 도시를 포위하기만 하면 점령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타당하지 않음. 현대 전장은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군에서 거짓으로 점령을 공포하더라도 이것이 거짓임이 밝혀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을 것임. 이는 국민에게는 아군의 역량에 대한 의심을, 전투원들에게는 후방에 적 병력이 잔존한다는 불안감을 야기하리라 생각됨.


3. 전투에서 민간인의 존재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오류임. 미군 교리에서 유래한 전술적 고려요소(METT-TC) 6개 항목 중 하나가 민간 요소임. 전술적인 전투력 운용 시에 반드시 민간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음. 특히 미군은 도시지역작전 수행 시 "도시와 거주민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전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인식하며 오래 전부터 민간 요소를 고려하여 작전을 수행함.


한편 다른 챈럼이 언급한 바와 같이 민간인이 완전히 소개되었다는 가정은 이루어질 수 없음. 이와 같은 상황에서 아군이 도시지역에 무차별적으로 화력을 운용하거나, 도시 내 민간인이 소개되었다는 가정만 믿고 도시 내 모든 인원을 전투원으로 간주한다면 수많은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것임. 또한 민간인이 아니더라도 군이나 정부 구성원으로서의 비전투원 역시 존재하기 때문에 도시 내 아군이 아닌 인원을 모두 적으로 간주하는다는 발상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임. 


만약 아군에 의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다면 이는 전술 수준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전쟁 수행에 매우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함. 실제 여러 전사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적의 입장에서는 민간인 피해를 고의적인 학살 등으로 몰아가는 프로파간다를 운용할 가능성이 높음. 우리나라 내에서도 무분별한 전투력 운용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움.  국제 사회에서도 이를 비판하며 여러 제재를 가할 것임. 대한민국이 러시아처럼 국제적인 비판을 개무시하고 함부로 행동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여러 국제 제재, 우방국의 지원 중단 등 심각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임.


4. 특수전부대를 도시 소탕 용도로 쓰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임. 일단, 이미 대부분의 특수전부대는 고유의 임무를 가지고 있고 전쟁 전후로 해당 임무에 투입되어 이미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보아야 함. 그럼에도 예비 전력으로서 남은 특수전부대가 있다고 한들 도시지역에 밀어넣어서 소모하는 판단은 고급 자원을 낭비하는 것임. 윗글의 댓글에서 스스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도시지역작전은 상당히 소모적임. 아무리 특수전부대라도 무적이 아니고, 특수전부대라고 한들 충분한 화력과 규모를 갖춘 정규 부대를 상대하기는 어려움. 도시지역 환경에서는 일반 전투부대와 비슷한 수준의 전투력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 그렇다면 구태여 수년간 교육훈련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육성한 특수전부대를 낭비하기보다는 평시에 기본적인 도시지역작전 전투기술을 습득한 병력을 투입하여 상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함. 


여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도시지역작전 전담부대를 창설한다거나 하는 것도 생각해보긴 했는데, 이미 병력 자원도 부족해지는 마당에 추가적인 부대를 창설하기는 어려울테임. 여기서 논할만한 주제도 아니고.


참고문헌

Department of the Army. FM 3-06.11 Combined Arms Operations in Urban Terrain. 2011.

Center for Amry Lessons Learned. Small Unit Leader's Guide to Urban Operaions. 2003.

육군본부.야교 1-1 군사용어. 2019.

정성학. [하늘에서 본 북녘] 황남 신천박물관 유감…거짓 선동의 ‘표본’. dailyNK. 2022. (https://www.dailynk.com/20220203-2/  검색일자 2023. 8. 20)

채일주. 누구나 알 수 있는 전술 이야기. 2019.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지리산과 빨치산 투쟁. 검색일자 2023. 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