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약

1. 전투기술, 혹은 전기절차를 수행하면서 전술을 수행한다고 착각하지 말자. 애초에 전투원 수준에서는 전술을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2. 개별 전투원은 스스로 전술을 구현하지 않고, 전투기술을 통해 전술적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


* 전술과 전투기술의 차이

전술: 전투력 전반 요소의 조직과 배치, 운용하는 과학과 술

전투기술: 단순 인원, 장비, 무기 따위를 다루는 방법


전술의 최하위 단계는 전투기술을 통해 실현


예전부터 언급했던 "전술과 전투기술을 구분하자!"는 내용인데 번역글을 보면서 살을 조금 붙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글로 써봄.


개인, 개별 전투원이 '전술' 수행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함.


전술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한 번 복습해보자. 전술은 일반적인 의미와 용병술 체계 상의 의미로 나뉘는데 아주 크게 차이를 보이지는 않음 


일반적으로는 "전투 시 부대 또는 전투력의 운용"이며 용병술 체계(전략-작전-전술)에서는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투력을 조직하고 운용하는 술과 과학"임. 여기서 술(art)는 지휘관의 지휘을 통해, 과학(science)는 참모의 통제를 통해 실현됨.


한편 미군 교리에서는 "상호연관된 부대 또는 전투력의 정돈된 배열과 운용"이라고도 함. 뭐가 되었건 '전투에서 전투력을 어떻게 쓸 것인가?'가 전술이라는 공통점이 있음.


다시 정리하면 전술은 전투력을 '조직'하고 '운용'하기 위해 어떻게 전투력(정규 군사집단이라면 부대)을 지휘하고 통제할 것인지를 의미함. 그런데 '개인'이 전술의 주체가 된다? 이는 전술의 정의마저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봄. 전투기술을 전술로 착각하고 있을 뿐임. 전투기술, 혹은 전기는 개인 혹은 부대가 과업 수행을 위해 인원, 무기, 장비 따위를 다루는 방법을 의미함. 개인은 이 전투기술을 통해 당장 자신 앞의 적과 교전할 뿐임. 개별 전투원은 스스로 전술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전투원과 지휘관/지휘자/참모의 집합체인 부대 단위로 전술을 구사함. 전투원은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기술을 통해 본인에게 부여받은 과업을 달성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전술적 목표에 기여한다고 보는 편이 맞음.


지금 여러 단체에서 남발하는 전술교육이라는 것도 사실상 전술 교육이 아니라 전투기술을 가르칠 뿐임. 현 시점에서 지상전 전술을 가르칠 수 있는 기관 혹은 단체는 사실상 육군대학, 육군 각 병과학교, 육군사관학교/육군3사관학교 외에는 없다고 봄. 어딘가 단체에서 팀장 혹은 분대장으로서 수행하는 지휘를 가르친다 해도 전술로 보기에는 수준이 미약하여 마찬가지로 전투기술로 부르는 게 더 나을 것임. 한국군의 경우에도 소대 이하의 전투수행은 전술이 아닌 전기, 절차를 수행하는 것으로 봄. 전술이라고 부르려면 최소한 중대급은 되어야 한다는 게 아닐까... 


누군가는 "나는 군생활 할 때 전술훈련 자주 했는데요?" 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그 전술훈련을 할 때에도 전투원의 입장이었다면 부대를 운용하는 게 아니라 당장 내 눈 앞의 적을 죽이고 나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를 고민하는 전투기술을 시행하지 않았을까 싶음.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나는 개별 전투원에게는 창의성의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음. 개인적으로는 모든 군 구성원에게는 창의성보다는 주도성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함. 지휘의 영역이라면 창의성 역시 중요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개별 전투원을 훈련시키는 상황이라면 해당 지휘자는 자신의 부대에 부여되는 과업을 바탕으로 필요한 전기절차를 도출하고, 이를 반복 훈련시키는 게 바람직함. 필요하다면 전술은 따로 전술로써 가르칠 수는 있겠다. 주도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려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아야 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