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비가 내려서 촉촉해진 밤길


마찬가지로 온종일 아무것도 안먹어서 뭐라도 먹어야 약도 먹으니 슬리퍼 질질 끌고 편의점 가는 길이었어


편의점 가려면 횡단보도 한 번 건너야 하는데... 


다른 동네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우리 동네는 인도 바깥 부분에 대리석으로 되어 있거든...?


발 딛고 올라가려는 순간 확 미끄러져서 앞으로 다리찢기 해버렸지 뭐야!


유연성이라곤 1도 없는 나인데 갑자기 강제로 다리찢기 당하는 바람에 


너무 아파서 악!!!!!! 하고 비명 질렀더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봄...


가랑이 아픈 것도 아픈건데 너무 쪽팔렸어... 근데 이왕 나왔는데 밥은 사가야겠다 싶어서 


인상 잔뜩 찡그리고 어기적거리면서 샌드위치 하나 샀지...


집 앞이라 자주 다니던 편의점이라 나 아는 알바였는데 


계산하고 나가려고 했더니 웃으면서 괜찮으세요...? 라고 물어보더라 


진짜 너무 부끄러워서 혀 깨물고 죽고 싶었음



다른 편의점 가기엔 너무 먼데... 


진짜 내 인생 뭐 하나 되는 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