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중앙 사원 입구에는 사제복을 입은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의 노인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시우스 사제 "마시우스라고 합니다. 코우카와 아스카 님, 리노아 셀링 님이시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시우스 사제는 고개를 숙였다.

겉보기에는 경건한 사제 같은 모습이다.


마시우스 사제 "신자들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시우스 사제 "또 연락이 닿지 않아, 두 분을 불쾌하게 해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그녀들이 마을에 오자마자 난동을 부린 것, 게다가 네오 어스의 교의에서는 기피당하는 존재라는 것 또한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내심은 차치하고 두 사람을 마족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은 대견하다.


그래서 아스카도 예의를 갖춰 아까 일을 제대로 사과한다.


아스카 "조금 엇갈렸을 뿐이니까요.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마시우스 사제 "......"


마시우스 사제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지만,


리노아 "엇갈려서......?"


리노아가 "짜증만 냈죠?"라고 말하고 싶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한다. 애당초 이 애도 남말 할 입장은 아니니까.


마시우스 사제 "어서 들어오십시오. 걸으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시우스 사제는 두 사람을 중앙 사원으로 초대했다.


마시우스 사제 "보셨다시피 최근 신도들이 갑자기 저런 괴물이 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종교 건축 특유의 길고 멋들어진 복도를 걸으며 마시우스 사제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스카 "다들 아귀라고 부르던데?"

마시우스 사제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불교에 그런 괴물이 있다고 하더군요."

아스카 "괴물이라고 할까, 죽은 뒤 지옥에서 다시 태어난 모습 같은 느낌이야."

아스카 "항상 굶주림에 시달려, 뭘 먹으려 해도 불에 타버려 절대 공복이 채워지지 않는다거나 하는 거였던가."

리노아 "꽤 지독하네요."

아스카 "뭐 생전에 행한 짓의 벌이니까."

리노아 "배덕자라는 건?"


리노아가 주민들이 불렀던 또 다른 호칭에 대해 묻는다.


마시우스 사제 "그것도 누가 말하기 시작했는지, 신앙심이 부족한 자는 마음에 마(魔)가 싹트고 저런 모습이 되어버린다."

마시우스 사제 "같은 신자의 혈육을 먹고, 햇빛에 괴로워한다. 고로, 배덕자라고. 그런 가르침은 없습니다만."

아스카 "이쪽의 공식 견해는 어때? 설마 정말 신앙심에 관계 있다던가?"


그만 비꼬는 말투가 되어 버렸지만 마시우스 사제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마시우스 사제 "아마 미지의 바이러스 감염이 아닐까 합니다."

아스카 "바이러스?"

리노아 "저희를 불렀다는 건 단순한 바이러스가 아니라 마에 속하는 거라는 거죠?"

마시우스 사제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아귀......아니, 감염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지하시설로 안내하겠습니다."


사제의 안내를 받아 지하로 내려가자 안의 모습이 일변했다.


전등도 있는가 하면 자동문도 있는 흔한 연구소 같은 구조다.


리노아 "지하는 평범하네요."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짓는 리노아에게 아스카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아스카 "그래 평범하지."


이전에도 임무 차 여기에 온 적이 있다.


지상에서는 근대 이전의 생활을 하고 있지만, 지하는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마을 신자들에게는 비밀이다.


과학 기술을 기피하고 있다면서, 이런 설비를 잘도 갖추고 있는 네오 어스는 역시 수상짝게 느껴진다.


마시우스 사제 "말씀하고 싶은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마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런 설비도 필요합니다."


마시우스 사제는 본의 아니게 말했다.


아스카는 "그러시겠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리노아는 이해한다는 듯이,


리노아 "그건 이해해요. 과학과 마는 상반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마시우스 사제 "......"


그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모양인지 마시우스 사제는 침묵.


그래도 리노아가 중간에 끼어들어줘 아스카는 기분이 나아졌다.


그리고 얼마나 걸었을까, 복도 저편에서 으스스한 신음 소리가 여럿 들려온다.


아스카 "이 목소리는......?"

마시우스 사제 "이 앞에 감염자를 격리시키고 있습니다."

아스카 "보여줄 수 있어?"

마시우스 사제 "......"


마시우스 사제는 괴로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격리실 문은 열지 않고 들여다보는 창으로 안을 보여 준다.


감염자 "아──우───."


거기에는 감염자가 한 명 있었는데, 세 명이 문에 다가오자 입에서 침을 흘리며 안쪽에서 문을 탕탕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에 호응하듯 줄지어 서 있는 격리실 곳곳에서 똑같이 감염자들이 소란을 피우기 시작한다.


아스카 "1인1실?"

마시우스 사제 "감염자들끼리 함께 두면 서로 잡아먹기 시작할 겁니다."

마시우스 사제 "이렇게 한 명 한 명 격리해 두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아스카 "심하네."

리노아 "식사는 어떻게?"

마시우스 사제 "생고기에 혈액을 주입한 걸 주고 있습니다."

마시우스 사제 "그런 음식을 계속 먹으면 증상이 진행될 뿐이지만."

아스카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


마시우스 사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노아 "치료법은?"


마시우스는 애처롭게 고개를 흔들며 


마시우스 사제 "의료실로 모시겠습니다."


완전히 변해버린 신자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투로 문을 박차고 나갔다.



의료실은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었고 의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더 따지고 싶지도 않지만 분명 마계 유래의 기술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의료 캡슐이 여러 개 늘어서 있었고, 그 안에서 감염자가 뭔가 처치를 받고 있다.


아스카 "저건 뭐하는 거야? 아까 치료법은 없다고 했는데."

마시우스 사제 "폭주를 막기 위한 혈액 투여입니다."


그렇게 대답하는 마시우스 사제의 얼굴은 깊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마시우스 사제 "그래도 폭주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크루세이더가 대기하고 있지요."


크루세이더

「..................」

「..................」

「..................」


과연 캡슐 주위에는 무장한 크루세이더가 몰려 있다.


감염자가 날뛰기 시작하면 즉석에서 처분하기 위해서이리라.


마시우스 사제 "지금까지의 감염자의 의료 데이터입니다. 여기 의사들에게 준비시켜 놓았으니 봐주시길."


마시우스 사제는 의사 한 명에게서 파일을 받자 아스카에게 건넸다.


열어보니 좀 봐줬으면 하는 복잡한 데이터가 줄지어 있다.


아스카 "잘 부탁해"

리노아 "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패스하자 리노아는 기쁜 듯이 그것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시 천재.

즉시 이해하고 아스카에게 설명해 주었다.


리노아 "확실히 이건 미지의 바이러스가 원인이네요. 바이러스로 인한 인체의 변이 현상이에요."

리노아 "이 감염자, 사람의 혈육을 먹는 점은 흡혈귀에게 생명 에너지를 빼앗긴 구울과 비슷하지만."

리노아 "죽은 고기보다 날고기, 그것도 산 채로 사람을 잡아먹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스카 "징그러운 걸 잘도 신나게 말하네."


아스카가 태클을 걸지만 리노아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점점 더 즐거운 듯이 계속한다.


리노아 "기존의 10배 정도의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굉장한 괴력이네요."

리노아 "다만 지각능력은 크게 약해지고 있어요. 후각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지며, 특히 피 냄새에 강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아스카 "태양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던 것은? 어째 몸이 타들어가던데."

리노아 "자외선에 닿으면 피부에 심한 화상을 입기 때문이에요."

리노아 "바이러스로 인해 육체가 변이된 영향일 수 있어요."

리노아 "다만 감염자 중 일정 비율로 자외선에 내성을 가진 변이체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아스카 "변이체?"

리노아 "사진 있어요. 이거에요."

아스카 "우와아."


감염자도 상당했지만, 한층 더 인간에게서 멀어진 모습에 아스카는 얼굴을 찌푸렸다.


리노아 "어둠 속에서도 시야가 잘 보이고 힘도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아스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어때? 뭔지 알겠어?"

리노아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아요. 다만 감염 경로는 접촉 감염 뿐입니다."

아스카 "요컨대 물리거나 긁힌다거나?"

리노아 "이 데이터에 의하면 그렇네요. 간접 접촉 감염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리노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저 모습이 되기까지의 시간은 평균 48시간."

아스카 "단 이틀만에 똑같은 게 되는 건가."

리노아 "치료가 어려운 것도 그 탓인 것 같아요."

아스카 "그래도 꽤 많이 알고 있네. 아무것도 모를 줄 알았는데."

리노아 "그렇네요."


리노아와 아스카는 감탄했지만 마시우스 사제는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시우스 사제 "하지만 아무리 조사해도 저희로서는 그들을 구할 수 없습니다."

마시우스 사제 "스스로의 무력함에 기가 죽을 지경이에요. 부디 힘을 빌려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이 마을에는 여러가지로 느끼는 바가 있는 아스카이지만, 신자를 구할 수 없는 자신에게 괴로워하고 있는 마시우스 사제의 모습은 동정한다.


DSO에 의뢰해온 것도 다급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스카 "원인은 전혀 모르고 있어? 감염원 같은 거?"

마시우스 사제 "그건......"


마시우스 사제는 말을 멈췄다.

말하기 거북한 일이 있는 모양이다.


아스카 "무슨 일이 있으면 말해줘. 비밀은 지킬게."


아스카가 그렇게 재촉하자 마시우스 사제는 마지못해 말하는 투로,


마시우스 사제 "이 마을의 한 모퉁이에 감염자가 모여 있는 지구가 있습니다."

마시우스 사제 "아마도 거기서부터 바이러스가 마을에 퍼지고 있는 건 아닐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아스카는 즉각 이렇게 되받아쳤다.


아스카 "그렇게까지 알고 있다면 왜 직접 해결하지 않던 거야."

아스카 "그 지구를 불태우든지 하면 되는 거잖아."

리노아 "과격하네요."

아스카 "하지만 유효하지."

리노아 "그건 인정합니다."


리노아는 마시우스 사제를 보고,


리노아 "그게 불가능한 이유가 있군요?"

마시우스 사제 "네......"


마시우스 사제는 고개를 숙인다.


마시우스 사제 "사실 감염자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저희 교단의 그림 사제입니다."

아스카 "뭐? 그쪽 사람이 한 짓이야?"


저도 모르게 어이없다는 목소리를 낸 아스카에게 옆에서 얘기를 듣고 있던 크루세이더들이 초조한 듯 말하기 시작했다.


크루세이더 "뭐가 그쪽 사람이냐!! 그런 마성의 기술을 쓰는 자가!"

크루세이더 "정말이지. 그림 사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크루세이더 "그런 사이보그 따위와 결탁하다니, 그에게 이제 사제 자격은 없어!!"

마시우스 사제 "그만두게! 그림 사제는 감염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일 뿐이야."


마시우스 사제는 크루세이더들을 달래지만 그들은 몹시 못마땅해 보였다.


아스카 "사이보그? 그런 게 있어?"

마시우스 사제 "언제부턴가 그림 사제 곁에 달라붙어 있더군요."

마시우스 사제 "시스터・리라, 라고 하지만 그림 사제와 감염자들을 계속 보호하고 있어 저희로서는 다가갈 수도 없습니다."

마시우스 사제 "이게 그 사진입니다."

아스카 "파리라!"


보여준 사진에 아스카는 아연실색했다.



그녀도 알고 있는 미연의 사이보그 파리라였다.


내란이 한창이던 어떤 나라에서 그녀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위한 고아원 직원으로 일하던 여자였다


하지만 내전에 개입한 미연의 무차별 공격으로 고아원은 괴멸, 본인도 빈사의 중상을 입었고, 아직 남아있던 머리와 척수를 사용해 전신이 기계화 되었다.


그 개조는 뇌의 일부에까지 미쳐, 감정이나 기억의 개찬, 조작도 행해져,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사이보그의 실험이나, 시작 무기의 시험, 그리고 가혹한 임무까지 맡겨져 왔다.


사지를 기계화 하고 있는 아스카가 봐도 동정심이 드는 여성이다.


하지만 어느 작전 중 행방불명이 되어, 이미 사망했다고 추정되고 있었을 것이다.


과학자들의 장난감이 될 정도라면 오히려 그 편이 행복할지도 모른다고 아스카는 생각했지만,


아스카 "이런 곳에 있었구나. 하지만 연락 하나 없다는 건 기억이 이상해져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

리노아 "그럴 수 있겠네요. 파리라 씨......"


그녀와 처지는 다르지만 미연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연구를 계속해야 했던 리노아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아스카는 이곳 사람들이 DSO에게 울며 매달린 이유를 이제야 깨달았다.


아스카 "그녀를 어떻게 해줬으면 해서 우리를 부른 거구나."

마시우스 사제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마시우스는 아까 그녀를 동정했던 것과 똑같이 고뇌에 찬 표정으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아스카 '이 녀석......'


자신들이 감당하기 힘든 꺼림칙한 사이보그를 같은 사이보그로 처리하게 하자는 것이다.


아까는 무심코 동정하고 말았지만, 역시 이 남자도 수상쩍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파리라를 놔둘 수는 없다.


그렇다기보다, 이런 의심스러운 마을에 그녀를 두고 싶지 않다.


아스카 "알겠어. 그럼 그림 사제에를 찾아가 볼게."

마시우스 사제 "감사합니다. 변두리의 고아원입니다. 숲을 빠져나간 끝에 있을 겁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마시우스는 지도를 건네주었다.


아스카 "준비가 좋네. 고마워."

리노아 "저는 여기 남아도 될까요? 감염자 데이터를 좀 더 살펴보고 싶습니다."


리노아가 말했다.


이 마을의 방식을 알아냈는지, 그 이외의 것도 조사해 보면─이라는 표정이다.


아스카 "그래. 여기서는 분담하는 게 좋겠어."

아스카 "마시우스 사제, 괜찮겠어? 그녀는 까놓고 말해서 천재야. 분명 도움이 될 거야."

마시우스 사제 "더 바랄 나위 없는 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스카 "그럼 뒤는 잘 부탁해. 조심하고."

리노아 "아스카 씨도."


아스카가 의료실을 나갔다.


리노아 "마시우스 사제, 주신 이 파일 이상의 데이터를 보고 싶습니다."

리노아 "이 컴퓨터를 시스템에 연결해도 될까요?"

마시우스 사제 "컴퓨터요? 그게?"


봉제인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라플라스에 마시우스는 의아하단 표정을 지었다.


리노아 "제 전용 컴퓨터에요."


전용까지는 사실이지만 컴퓨터라는 것은 거짓말이다.


라플라스는 지금도 계속 개량되고 있는 리노아의 연구 성과이며,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을 관측, 분석, 역산해 재현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물론 그것을 설명할 생각은 없다.


마시우스 사제 "알겠습니다. 이쪽을 사용해주세요."

리노아 "감사합니다."


리노아는 라플라스를 의료실 시스템에 접속했다.


일단 받은 계정을 썼지만 중요 기밀에는 접속할 수 없게 되어 있을 것이다.


딱히 들키고 싶지 않은 게 없는 것 같지도 않지만, 외부인에게 시스템을 다 보여줄 리 없다.


하물며 그들에게 리노아는 꺼림칙한 마에 속하는 존재다.


본래라면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불쾌할 것이다.


실제 겉으로는 예절을 지키는 마시우스는 몰라도 크루세이더들은 불편해하고 있다.


리노아 (아무래도 좋지만요.)


필요하다면 해킹을 하려고 하면서 일단 지금 볼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한 해석을 시작한다.


리노아 "마시우스 사제, 이 변이체의 조건은 모르시나요?"

마시우스 사제 "아직 모릅니다. 일정 확률로 나타나는 것 외에는."

리노아 "그런가요......"


기분 탓인지 변이체의 데이터가 적다.

더 알아봐도 될 것 같은데.


숨기고 있어? 그렇다면 이유는?


조금 의심을 품고 해석을 계속하려던 그때였다.


빠직! 빠직빠직!


감염자들이 들어 있던 캡슐이 차례로 깨지기 시작했다.


리노아 "!!!"

변이체 "크아아아아!!"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감염자가 지금 조사하고 있던 변이체로 변이해서 날뛰고 있었다.


마시우스 사제 "오오, 이럴수가!!"


마시우스는 비통한 소리를 질렀고,


크루세이더

"빌어먹을, 또 변이체로!"

"어쩔 수 없어 쏴라!!"


크루세이더는 거침없이 변이체를 라이플로 쏘기 시작했다.


마시우스 사제 "리노아 씨! 여기는 그들에게 맡기고 빨리 밖으로!"


마시우스는 의료실의 의사들과 함께 크루세이더에게 보호 받으며 도망치려 한다.


리노아 "저는 괜찮아요. 저 변이체의 데이터를 수집하겠습니다. 마시우스 사제는 도망치세요.

마시우스 사제 "하지만!"

리노아 "저는 그걸 위해 왔어요. 가세요."

크루세이더 "마시우스 사제, 어서!"

마시우스 사제 "죄송합니다. 조심하시길!"


마시우스는 의료실을 떠난다.


방해자는 없어졌다.


리노아 "라플라스, 데이터 수집 개시"


***



변이체 "크아아아아앗!"


크루세이더

"큭, 이 녀서드을!!"

"물러서지 마라!! 쏴라 쏴!"


크루세이더들은 변이체 무리에 애를 먹고 있었다.


감염자 이상의 괴력에다가 라이플의 집중포화를 맞고 쓰러져도 태연하게 일어난다.


게다가 이쪽은 찰과상 하나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버리는 것이다.


크루세이더들이 물러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다만 캡슐에서 나온 변이체에 비해 크루세이더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어떻게든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리노아는 그늘에 숨어서 변이체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방책을 생각했다.


리노아 "내성이 생겼다고 해도 세포가 자외선에 약하다는 성질은 아마 변하지 않았을 터."

리노아 "그렇다면──."


재빨리 라플라스를 조작해 크루세이더들에게 말한다.


리노아 "지금부터 강력한 자외선을 쬐겠습니다. 위험하니까 물러나세요."


크루세이더

"뭐, 뭐라고!?"

"자외선!?"


리노아 "갑니다. 빨리 피하세요. 정말 위험해요."


변이체의 무리를 향해 라플라스를 들이민다.


크루세이더 ""앗!!""


크루세이더들이 황급히 좌우로 흩어졌다.


리노아 "라플라스, 자외선 조사照射"


비키────잉!!


라고, 자외선이 조사되었다 말하고 싶지만, 자외선이기에 당연히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변이체

"카아아아아아아악!!"

"카아아아아아아악!!"

"카아아아아아아악!!"


변이체가 처절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온몸이 치지직 타들어간다.


바이러스로 인해 변이된 세포가 자외선으로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리노아 "역시 효과가 있네요."

크루세이더 "굉장하다......"

리노아 "이대로 태워버려도 되지만 세포가 약해져 방어력이 저하되고 있을 겁니다. 집중포화로 뇌를 파괴하는 게 상책이에요."


크루세이더

"그, 그래!"

"머리다! 머리를 노려라!"


카가가가가가가가가갓!!!


담담한 리노아의 지시에 따라 크루세이더는 변이체의 뇌를 파괴해 간다.


원래 인간이었던 만큼 변이체는 곧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리노아 "감사합니다"

크루세이더 "......살았다. 그......고맙다."

크루세이더 "바, 방금 건 마법이야?"


도움에 제대로 예를 표하는 만큼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보다 낫지만 리노아를 보는 눈은 잔뜩 겁에 질려 있다.


리노아 "아니에요. 과학에 의한 마법의 재현이죠."


그 부분은 양보할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정정하고,


리노아 "그 과학도 금기였네요. 신경 쓰지 마세요."

리노아 "뒷처리는 맡기겠습니다. 저는 데이터 해석을 계속할게요."


리노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까의 계속을 시작했다.


리노아 (그건 그렇고, 갑작스러운 변이체의 출현. 이건 뭔가 구린 게 있네요.)


마시우스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의사들도 그렇다.


리노아는 라플라스로 시스템을 해킹해, 아까는 보지 못했던 시스템 깊숙한 부분의 데이터를 뒤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