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우타테스 "끝이다!"

오보로 "크흐으읏!!"


테우타테스는 오보로의 가슴 한가운데를 관통했다.


정확히 13합째의 칼날이었다.


오보로 "아......스카......님......"

테우타테스 "후후후......자랑해도 좋다. 나와 10합 이상 싸워 본 인간은 네가 처음이니."

오보로 "──."

테우타테스 "그럼 나의 첨병으로 만들어 볼까."


검은 육종을 닮은 혼돈이 오보로의 가슴을 꿰뚫은 칼날에서 쏟아져 나온다.


이제는 꿈쩍도 하지 않는 오보로의 육체가 사령경의 어둠에 꿀꺽꿀꺽 삼켜져 간다.


테우타테스는 거기서 문득 깨달았다.


테우타테스 "음......껍데기인가. 육체를 버리고 영혼만 달아날 수 있다니. 대마인이라는 건 정말 귀찮군."


그 얼굴에 오보로를 칭찬하는 색이 떠올랐지만, 그것은 곧 사악한 미소로 바뀐다.


테우타테스 "이 여자, 오보로라고 했던가. 좋아. 이 텅 빈 육체에 다른 영혼을 넣어, 새로운 오보로를 만들어주지."

테우타테스 "마침 좋은 물건을 주웠으니까 말이야. 자신의 육체가 제멋대로 사용되는 고통을 충분히 맛보도록 해라."

테우타테스 "흐하하하하!"


홍소하던 테우타테스의 모습이 검은 갑옷 안으로 되돌아간다.


그것이 끝났을 때 오보로의 육체는 모두 테우타테스에게 삼켜져, 이제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명부의 마수

「グ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ッ!!」

「グ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ッ!!」

「グ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ッ!!」


마수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어둠을 가르듯 여러 줄기 불꽃의 띠가 뒤에서 다가온다.


토키코 "큭!"


토키코는 사안을 구사해, 그 불길을 좌우로 슥슥 피해 나아간다.


그녀를 대신해 불타오르는 나무들이 숲을 붉게 비추었다.


토키코 "위험해, 따라잡힌다!"


추격자는 20마리 쯤 될까.


단속적으로 불꽃을 토하는 공격을 반복해, 토키코와의 거리를 좁혀 온다.


무리에게 따라잡히기 전에 뒤따라 올 아사기와 합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되면 일단 멈춰 서, 추격자와 맞서 싸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완전히 따라잡히면 그럴 여유도 없어진다.


토키코 "아스카짱, 잠깐만 여기에."


토키코는 요격하기에 적합한 장소를 발견해 재빨리 아스카를 내려 그늘에 숨겼다.


명부의 마수

「ゴ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ッ!!」

「ゴ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ッ!!」

「ゴ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ッ!!」


마수 무리가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간신히 사냥감을 따라잡은 기쁨에 모두 송곳니를 드러내, 앞다투어 돌진한다.


토키코 "......."


토키코는 두 눈을 감고 또 다른 눈을 떴다.


토키코 "사안 천리안."


하나, 둘, 셋, 넷......


마魔를 품은 눈이 토키코 주위에 여러 개 떠오른다.


그 눈으로 다가오는 마수들의 모든 중심을 읽고, 공격한다.


토키코 "백귀야행!!"


어둠에 떠도는 사안에서 쿠나이의 비가 마수들에게 쏟아졌다.


명부의 마수 "구가아악!?"


먼저 선두를 달리던 한 마리가 갑자기 자세를 무너뜨려 넘어졌다.


굉음을 내며 땅에 구르는 마수 바로 뒤에서 다가온 또 다른 한 마리가 격돌했다.


명부의 마수

「グガッッッ!!」

「ギギャアアアアアアアッ!!」


첫 번째 마수에 두 번째의 뿔이 꽂히고, 피분수와 배에서 새어나온 불길에 둘이 뒤엉켜 몸부림치기 시작한다.


거기에 뒤에서 달려오던 다른 마수들이 연쇄 추돌사고처럼 연이어 부딪힌다.


토키코가 투척한 쿠나이로부터 무리하게 돌진의 방향을 비튼 마수는 그들 자신이 만들어낸 기세 그대로 넘어지고, 부딪쳐, 꿰뚫려, 타올라, 순식간에 한 덩어리의 시체가 되고 말았다.


마구잡이로 겹친 그것은 이제 원래 몇 마리였는지도 모르게 되었다.


토키코 "........"


순식간에 추격자들의 무리를 잡아냈을 토키코였지만 아직 경계는 풀리지 않았다.


마수들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것을 조종하는 자가 가까워지고 있다.


토키코 "거기 있는 건 알고 있어요. 숨어있지 말고 나오시죠!"

케르눈노스 "후후후."


미소와 함께 나타난 건 사령경의 대간부 케르눈노스다.


케르눈노스 "여자, 묘한 재주를 부리는군. 꽤 상대할 보람이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이 몸에게도 통할까 보냐!"


즐거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케르눈노스의 몸이 움직였다.


그 거구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원숭이와 같은 날카로움으로 토키코에게 다가온다.


토키코 "빠르다!"

케르눈노스 "무웃!!"


적은 눈 깜짝할 사이에 토키코에게 다가와 이형의 쌍검을 내리쳤다.


토키코 "크읏!!"


맞부딪치는 건 불가능해, 토키코는 옆으로 몸을 돌려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콰아아앙!!


피부로 느낄 만큼 가까이, 굉음을 내면서 쌍검이 지나간다.


케르눈노스 "약하다 약해!"


토키코가 어떻게 반응할지 즐기듯 케르눈노스는 쌍검을 계속해서 휘두른다.


케르눈노스 "뭐하는 거지! 마수들을 쓰러뜨렸을 때의 기량을 보여봐라!!"


힘과 스피드를 겸비하고 기술이 뒷받침 된 유려한 공격이다.


하지만 토키코도 초격의 놀라움으로부터 벗어나, 냉정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토키코 "사안 천리안!"


키잉!!


토키코가 투척한 쿠나이가 케르눈노스의 쌍검을 살짝 옆으로 빗겨가게 한다.


케르눈노스 "무웃, 이 년!!"


흔들린 쌍검을 비틀어 구부리듯 케르눈노스가 되받아쳤지만,


키잉!!


또 같은 결과가 나왔다.


토키코가 휘두른 작은 쿠나이에 그 수십 배는 되리라 여겨지는 무거운 쌍검이 차례차례 빗나간다.


토키코 "당신의 칼날은 나에게 닿지 않습니다."


토키코는 톡 쏘아붙였다.


본래라면 작은 쿠나이로, 하물며 토키코의 힘으로 그런 일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천리안으로 공격의 중심을 읽고, 핀포인트로 쐐기를 박아 쌍검을 받아넘기는 것이다.


그 야인野人 같은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무인 케르눈노스는 금세 그것을 눈치챘다.


케르눈노스 "호오! 이 몸이 휘두르는 검의 힘을 이용하는 건가."

케르눈노스 "무력한 인간의 잔꾀 정도는 칭찬해 주지. 하지만 이건 어떠냐!!"


케르눈노스는 쌍검을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토키코 "무엇을!? ......핫!!"


적의 의도를 눈치채고 토키코는 그 자리에서 홱 비켜섰다.


케르눈노스 "처먹어랏!!"


토키코가 예상했던 대로 케르눈노스는 쌍검으로 토사를 감아올렸다.


크고 작은 돌멩이가 폭발적으로 퍼져 날아든다.


제대로 맞으면 끝장이다.


토키코 "하앗!!"


순간적으로 쿠나이를 뿌려, 직격만은 피한다.


토키코 "큭!!"


직후 토키코의 온몸에 충격이 엄습했다.


눈에 띈 돌멩이는 어떻게든 튕겼지만, 그 이외의 작은 모래가 면이 되어 부딪쳐 온다.


그럴 줄 알고 방어는 굳건히 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데미지는 크지 않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궁지에 몰려 있었다.


토키코 (지금의 공격을 반복하면 당한다.)


케르눈노스 "후하하하하! 그러고 있어선 이 몸을 쓰러뜨릴 수 없다!"


투콰아아아앙!!


케르눈노스는 다시 땅을 내리쳐 토사를 흩뿌린다.


토키코 "크으으!!"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직격만은 피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피해도 축적된다.


케르눈노스 "잔재주는 이제 끝인가. 죽기 전에 더 보여봐라. 이 몸을 더 즐겁게 해보란 말이다!"


케르눈노스는 조잡한 토사 공격을 멈추고 붕붕 쌍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토키코 "그렇다면!!"


토키코는 각오를 다진다.


적은 난폭해 보이지만 교활하며 치밀한 전사다.


그리고 무인으로서의 긍지에 따른 교만이 있다.


필시 흙더미로 토키코를 괴롭히며 죽이기보다는 쌍검으로 직접 베어 죽이고 싶을 것이다.


저 크게 흔들리는 몸짓은 그를 위한 유혹이.


기사회생을 노린 토키코의 카운터를 요격하려 하고 있다.


그럼 그에 응해주는 수 밖에.


죽음 속에서 엿보이는 활로. 그거 밖에 없다.


케르눈노스 "누아아아아앗!!"

토키코 "빈틈!!"


뻔히 보이는 큼직한 몸짓.


토키코는 방어를 버리고 적의 품 속으로 뛰어들었다.


케르눈노스가 히죽 웃는다.


그 왼손이 빛났다.


토키코 "뭣!?"

케르눈노스 "이 몸의 마법이다!!"


쌍검이 아니라 마법.


그것이 적의 오의. 이 얼마나 교활한가.


이제는 피할 수 없다.


아니, 피하지 않는다.


토키코 "크으으으윽!!"


토키코는 마법을 일부러 받아냈다.


몸이 산산조각 날 것 같은 충격.


하지만 아직 살아 있다. 할 수 있다.


케르눈노스 "멍청한 년!!"

토키코 "멍청한 건......당신이에요!!"


남은 힘을 쥐어짜, 방금 받아낸 마법의 힘도 이용해, 적의 모든 중심을 꿰뚫어보고 투척한다.


토키코 "백귀야행, 영식零式!!"


제로 거리에서의 공격


두 사람의 주위에 띄운 사안으로부터 쿠나이를 차례차례 박아 간다.


케르눈노스 "누아아아아아악!"


케르눈노스의 거구가 회전한다.


케르눈노스 "뭐, 뭐냐 이건?!"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토키코가 새로운 쿠나이를 박을 때마다, 케르눈노스의 무게중심이 변화해 회전의 속도 또한 빨라져 땅바닥에 세차게 내동댕이쳐진다.


케르눈노스 "어, 어떻게 된 거냐!! 으그악!! 크아악!!"

토키코 "하아아아아아앗!!"


케르눈노스는 회전을 멈추려 했지만 토키코는 그 힘을 이용해 기세를 가속화했다.


그 결과, 적은 실이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손발을 마구 흔들면서, 그 몸을 땅에 박을 수 밖에 없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케르눈노스 "그갸아아아아아아아악!!"


경악의 외침이 비명으로 바뀔 무렵에는, 머리와 등에 난 뿔이 차례차례 부러지고, 손발은 끝에서 뚝뚝 떨어져 나가, 그 거구는 깎이듯이 조금씩 조금씩 작아져 갔다.


그리고──.


아직 한참 남아 있던 몸통에서, 케르눈노스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방금 자른 목이 데굴데굴 굴러, 하늘을 향한 채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토키코 "하아하아......하아......"


토키코는 거기서 쿠나이를 멈추었다.


승부가 났다.


토키코 "조금......너무 무리했으려나요?"


그 자리에 무릎을 꿇는다.


예상치 못한 마법 공격을 일부러 받았기 때문에 그녀도 만신창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이 적을 죽일 수 없었을 것이다.


토키코 "우......크......"


토키코는 간신히 일어나 숨겨둔 아스카에게로 가려고 했지만


즈루루우우우웃!!


토키코 "핫!!"


뒤에서 뭔가 움직였다.


퍼뜩 뒤돌아본다.


뒹굴고 있는 케르눈노스의 팔이 움직이며 그녀의 목을 잡았다.


토키코 "으극......서......설마......"

케르눈노스 "크크크크......명부의 수왕을 얕보지 마라, 인간."


떨어져 나간 목이 지껄이기 시작한다.


찢기고 깎인 육체도 머리에 질질 끌려가 원래대로 붙어간다.


마무리라는 양 토키코의 목을 잡았던 팔이 몸통과 다시 이어졌다.


케르눈노스 "붙잡으면 자랑하는 잔꾀도 못 부리겠지. 이 걸로 끝이다, 계집."

토키코 "ㅇ, 아요......제가 이겼습니다."


목이 찌부라질 위기에서 토키코는 케르눈노스에게 말했다.


케르눈노스 "보기 흉하군, 계집."

토키코 "저는......믿었습니다. 그 사람을. 그 사람은......결코......저버리지 않을 거라고. 그게......새로운 오차라고."

케르눈노스 "무슨 헛소리를......헛!"


케르눈노스는 뭔가 낌새를 느낀 듯 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촤악.


토키코의 목을 잡았던 팔이 잘려나가 있었다.


케르눈노스 "으윽!"

이가와 아사기 "대마인 아사기, 참전."



기다리던 그녀가 케르눈노스의 앞을 가로막는다.


최강의 대마인, 이가와 아사기.


케르눈노스 "네, 네년 어떻게!"


팔을 베이고 나서야 이를 알아차린 케르눈노스가 아사기에게 묻는다.


아사기 "닥쳐라."

케르눈노스 "크악!!"


케르눈노스의 거구가 다시 산산조각 났다.


언제 베었는지도, 어떻게 베었는지도 알 수 없다.

정신을 차려 보니 그렇게 되어 있었다.


그것은 토키코 뿐만 아니라 베인 케르눈노스도 마찬가지였다.


아사기 "토키코, 괜찮아?"

토키코 "어, 어떻게든......아스카짱은?"

아사기 "괜찮아. 고생했어."

미즈키 시라누이 "아사기, 아직이야. 그 소,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



또 한 사람의 대마인이 주의를 촉구했다.


아사기의 최고의 파트너, 미즈키 시라누이, 그 이명은 환영.


케르눈노스 "네, 네년......인간 따위가......"


아사기에게 갈기갈기 찢긴 케르눈노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하지만 연이은 재생은 과연 괴로운지, 그 얼굴은 일그러져, 몸도 휘청거리고 있었다.


아사기 "나머지는 너에게 맡길게, 시라누이."


아사기는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시라누이 "알겠어, 꽤 단단해 보이는데 몇 번 죽여야 죽는지 시험해 볼까."


그런 말이 들린 순간,


케르눈노스 "카앗!!"


어느새 케르눈노스의 등뒤로 돌아선 시라누이가 그 목을 시원하게 베고 있다.


머리가 다시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도, 아직 죽지 않은 케르눈노스는 목만 남은 채 땅바닥에서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케르눈노스 "네, 네년드으으으을!! 이 굴욕, 결코 잊지 않겠다!"

케르눈노스 "이 몸은 명부의 수왕 케르눈노스!! 나중에 두고 보자!! 와라! 명부의 마수들이여!!"


케르눈노스의 명령으로 명부의 마수 무리가 다시 우르르 몰려왔다.


명부의 마수

「ガルウウウウウウウウウウウウッ!!」

「ガルウウウウウウウウウウウウッ!!」

「ガルウウウウウウウウウウウウッ!!」


아사기 "또 저런 송사리들을 잔뜩."

시라누이 "체념이 늦는걸."

토키코 "......앗!"


아사기와 시라누이는 재빠르게 자세를 취하고, 토키코도 남은 힘을 짜내지만,


명부의 마수 "카앗"

케눈노스 "큿!"


마수 한 마리가 케르눈노스의 목을 물고 그대로 도망갔다.


다른 마수들도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주인의 도주경로를 속이기 위해 싸우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간다.


시라누이 "어머나, 과연 명부의 수왕, 대단히 멋진 도주경로네. 어떻게 할래, 쫓을까?"

아사기 "필요없어. 지금은 코우카와 마을 구출이 최우선이야."

토키코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이 둘이 있으면 괜찮다.


그렇다면 오보로가 어떻게 됐는지 저택으로 돌아가 확인해야 한다.


비록 결과는 뻔하지만.


토키코 (제가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은 끝나 있었습니다)

토키코 (적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코우카와 일문과 제가 데리고 온 동료의 시체만이 거기에 있었죠.)

토키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생존자 수색과 구조 뿐.)

토키코 (그것도 마을 전체를 포함해 10명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토키코 (오보로 님은 시체조차 남지 않아, 그녀와 사령경이 싸우던 자리에는 엄청난 핏자국만 퍼져 있었고.)

토키코 (나중에서야, 오보로 님의 인법, 공선술 '심전이心転移'로 목숨을 보전했다는 건 알았지만.)

토키코 (그때는 저와 아스카를 지키기 위해, 오보로 님이 희생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아.)

토키코 (눈을 뜬 아스카짱이 울부짖는 비통한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남아 있습니다.)

토키코 (피묻은 2월14일.)

토키코 (그것이 코우카와 마을이 멸망한 날.)


토키코 "그 아스카짱이 지금은 강철의 대마인."

토키코 "당주님과도 저렇게 사이좋게. 우후후. 완전히 털고 일어선 것 같네요."


토키코의 마음은 훈훈해졌다.


그 후에도 아스카에게는 사지가 절단되는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조금도 느끼지 않고, 저렇게나 즐거운 듯이 당주님 일행과 함께 있다.


지금은 재작년 발렌타인에, 그녀가 익명으로 초콜렛을 보내 왔을 때의 당주님의 답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스카 "──그래서 말이야, 이름도 안 쓴 꾸러미에 '반품불가'라고 써 있었어."

유키카제 "반품불가는 뭐야."

아스카 "어휴──, 센스 없다니까."

나 "그거야 너, 익명의 '의리' 초코니까, 나도 익명으로 보내는 게 당연하잖아."

나 "거기다 받자마자 나인 줄 알았지?"

아스카 "그건 금방 알겠지만."

나 "평범하게 건네주면 좋았을 텐데."

아스카 "그래서 작년에는 그랬잖아."

아스카 "후우마도 답례로 평범하게 건네주었고, 비교적 센스 좋았어. 그 부분은 칭찬할게."

나 "왜 위에서부터 평가하는 시선이냐."

아스카 "발렌타인은 그런 거야. 당연하잖아."

나 "이런이런."


투덜거리는 나를 유키카제가 웃으며 말했다.


유키카제 "그래도, 후우마의 답례는 제법인가 보네. 나, 기대하고 있을게."

클리어 "나도."

까마귀 "......♪ ......♪"


클리어와 까마귀도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초콜렛을 준 아이 한 사람 한 사람, 무엇이 적당한 답례일지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일전에 유키카제가 그렇게 하라고 말했는데, 아무래도 잊어버린 모양이다.


기대해주는 건 감사하지만,


나 "너무 기대하지는 마. 여하튼 부족한 용돈 속에서 꾸려나가고 있으니까."

유키카제 "알고 있어."

아스카 "항상 그런 말을 하네. 돈이 없다 돈이 없다."

나 "나도 말하고 싶지 않아."


만년 용돈 부족인 내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을 때, 갑자기,



유피&소피

"예~잇!! 해피 발렌타인!"

"우, 우리를 먹을래......?"


나 "뭣!?"

유키카제 "유피에 소피!"

클리어 "굉장한 모습."

까마귀 "......! ......!"

아스카 "에에에에에에!?"


불쑥 나타난 것은 미연 출신의 쌍둥이 오니 유피와 소피다.


그것도 나체에 리본──이 아니라, 극소의 검은 비키니에 리본을 감은 것 뿐인, 어쨌든 대담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자 빨간 리본의 동생 소피는 경쾌하게, 파란 리본의 언니 유피는 부끄러운 듯, 엉뚱한 말을 꺼냈다.


소피 "후우마, 우리를 먹어!"

유피 "마, 맛있을 거에요."

나 "뭐!?"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내가 두 사람에게 되묻기 전에 함께 있던 4명이 다가왔다.


아스카 "잠깐만! 뭐야 이 두 사람은!!"

유키카제 "너 설마 이런 작은 아이들에게!! 로리콘 취향이 용서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클리어 "후우마, 어떻게 된 거야?"

까마귀 "......! ......!"


모두 서슬이 시퍼렇다.


모두들 내가 두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한 탓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왜!?


토키코 "당주님, 설마!?"


몰래 그것을 보고 있던 토키코 또한 저도 모르게 몸을 내밀고 있었다.


토키코 "아무리 오니라지만 저런 어린 모습의 두 사람에게 파렴치한 꼴을 시키다니, 이 토키코, 집사로서 용서할 수 없어요!"


네 사람에게 눈총 받고, 게다가 등줄기에 오한을 느끼며, 나는 황급히 쌍둥이에게 따졌다.


나 "잠깐잠깐!! 너희들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소피 "그야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 우리가 초코인 거야♪ 후우마는 이런 거 좋아하지?"

유피 "저희들 잘 알고 있어요. 둘 다 맛있게 먹어주세요. 다, 달링♪"


쌍둥이는 리본을 두른 가슴 위에 두 손으로 하트 마크까지 그려 보였다.


유키카제 "후우마앗~~!"

아스카 "이 성범죄자!"

클리어 "후우마, 구축 결정."

까마귀 "......! ......!"

토키코 "당주님 역시!"


나 "으아아아아아악!! 누명이야.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금방이라도 숙정될 것 같은 나는 필사적으로 호소하지만 왠지 전원 의심의 눈초리다.


한편 갑자기 나를 궁지에 빠뜨린 쌍둥이는 의아스러운 듯 두런두런 말을 꺼낸다.


소피 "이상하네."

유피 "이상해."

소피 "후우마는 변태니까 이렇게 하면 속공으로 손을 댄다 했는데. 그렇지, 유피 언니?"

유피 "그러게 소피. 이렇게 부끄러운 모습까지 되었데, 예정과 좀 다르네."

나 "자, 잠깐. 그건 누구에게 들은 거야? 설마......"

소피 "리림짱에게"

유피 "미나사키짱에게."


쌍둥이는 악의는 한 조각도 없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나 "역시 그놈들의 짓인가──!! 그보다, 너희들 좀 놔줘!"


나는 네 명을 힐끗 돌아본다


유키카제 "아── 미안, 후우마. 조~금 오해했었어. 오해야 오해. 미안해."

아스카 "그, 그래. 잠깐이야. 미안해, 사과할게."

클리어 "구축 대상, 변경"

까마귀 "......! ......!"


전원 내게서 손을 떼고, 이제와서 어색해 한다.


에이잇, 정말이ㅣㅈ.


한편, 당주님의 무고를 알고, 한시름 놓은 토키코였지만,


토키코 "그 두 사람, 또 저런 짓을. 핫, 설마──천리안!"


망설이지 않고 사안을 사용해 주변을 살펴본다.


그리고 찾아냈다.


숨어있는 리림과 미나사키를.


리림 "칫──, 두목 녀석, 왜 저 둘에게 손 대지 않는 거야." 

미나사키 "두목의 범죄 현장을 사진 찍어서 위협할 생각이었는데."

리림 "저 네 명이 있던 게 문제였나? 두목은 겁쟁이니까."

미나사키 "두목이 혼자 있을 때 하자고 했잖아."

리림 "어쩔 수 없네, 미나사키짱. 발렌타인으로 두목 협박 작전은 실패야. 어째 위험할 것 같으니 철수하자."

미나사키 "그래, 리림짱. 이럴 땐 즉각 철수해야지."


두 사람은 허둥지둥 달아나려 햇지만 어째선지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다.


미나사키 "오, 옷들이 땅에 박혀있어!"

리림 "뭐야! 누구 짓이야!"

토키코 "접니다."


토키코가 나타났다. 그녀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리림&미나사키 "꺄아아아아아아악!!"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바로 옆 덤불에 그들이 숨어 있었다. 어째서인지 토키코도 함께 있다.


소피 "앗. 리림짱에 미나사키짱! 미안해─."

유피 "말해준대로 해봤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리림 "아, 아니야!!"

미나사키 "두목 오해야!!"


유피와 소피의 증언에 소동물들은 고개를 흔든다.


나 "이미 늦었어. 왜 거기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이스 토키코. 그 녀석들을 놓지 마라."

토키코 "네!"

유키카제 "흥. 이건 혼내줘야겠네."

아스카 "원래 발렌타인이란 성인 발렌티누스가 처형된 날인데 딱 좋지 않아?"

클리어 "까마귀짱, 괜찮지?"

까마귀 "......! ......!"


리림&미나사키 "사, 살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