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르스트 "너희들, 무슨 생각이냐!?"

로로네 "미안하지만 넌 끝이야."

휴르스트 "!?"


로로네의 유귀가 휴르스트의 심장을 뒤에서 찔렀다.


휴르스트 "케에에엣!"


이어 럭키 바라키가 팔을 조종해, 휴르스트 스스로 목을 비틀게 했다.


로로네&럭키 바라키 "니샤 닌군의 로로네와 럭키 바라키가 적장 휴르스트를 토벌했다!!!"


높은 함성과 함께 휴르스트의 몸이 앞으로 쓰러진다.


쓰러진 채 180도 거꾸로 돌아간 얼굴이 비참하게 천장을 향하고 있었다.


로로네 "이 썩을 대머리가!!!"

럭키 바라키 "언제나 거물인 척 하고. 너 따위는 한 방이라고."


두 사람은 큰 소리로 휴르스트의 시체를 짓밟아 간다.


미노타우로스 "ㄴ......너희들......도대체......뭘......!?"

나찰 오크 "휴......휴르스트 님?"


휴르스트에게 보고를 하러 온 부하가 그 상황을 보고 뒤로 물러난다.


로로네 "크크크크. 마침 잘 왔다. 너희에게 선택권을 주지."

럭키 바라키 "우리에게 죽을 거냐, 항복하고 우리의 부하가 될 거냐. 얼른 고르라고! 햐하하하하하하하하!"

미노타우로스 "히......히잇......"

나찰 오크 "앗......아아아......"


하지만 그들은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고, 두 사람에게 두려움을 느낀 듯 도망쳤다.


로로네 "어이어이, 그렇게나 휴르스트를 죽인 우리가 무서운 거냐!"

럭키 바라키 "ㅇ, 아니 달라, 형제!? 놈의 시체를 잘 봐라!"

로로네 "아앙시체?시체가 어쨌다고......뭣!?"


휴르스트의 시체에서 마력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 방대함에 두 사람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난다.


럭키 바라키 "설마......이 자식, 아직 죽지 않았단 건가!"

로로네 "이 자식!"


로로네가 대검을 위에서 내리쳤지만 시체에서 쏟아져 나온 마력만으로 튕겨진다.


럭키 바라키 "얌전히 죽어! 빌어먹을 놈아!!"


럭키 바라키도 고주의 실을 펼치지만 시체에 닿기 전에 너덜너덜해져 무너져 간다.


휘리릭──.


로로네 & 럭키 발라키 ""히잇!!""


180도 돌아갔던 목이 순식간에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엄청난 마력이 응축되듯 시체의 형태가 순식간에 변해갔다.


온몸의 근육이 볼록하게 부풀어 오르고 체구가 몇 배나 커지며, 갑옷 같은 뼈가 툭 튀어나온다.


얼굴에서는 눈, 코, 귀가 없어지고 송곳니가 드러난 입이 귀까지 찢어져 민머리에서는 납작한 머리뼈가 튀어나왔다.


마인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모습이다.


로로네 "ㅇ, 어이......이거, 위험한 거 아닌가......"

럭키 바라키 "아, 아아......여기선 일단......"


두 사람이 도망치려 할 때 이형의 마인 휴르스트가 노성을 울렸다.



마인 휴르스트 "하등한 벌레들이!!!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마인 휴르스트 "오야오야. 이런 데 모두 모여 있었습니까?"


로로네&럭키 바라키 ""가, 가이자 니이이이임!!! 휴르스트 녀석, 데려왔어요오오오옷!!!""

가이자 "이 녀석이 휴르스트인가......!?"

로로네 "ㅇ, 우리! ㅈ, 제대로 휴르스트 놈을 죽였어요!!"

럭키 바라키 "그러자, ㅇ, 이 녀석! 갑자기 이런 모습이 되어버려선!"


마인 휴르스트 "당신들, 시끄러워요."

마인 휴르스트 "하지만 저를 여기까지 안내해 준 상을 드리겠습니다."


휴르스트는 좌우의 손으로 두 사람의 몸을 잡더니 벽을 향해 돌진했다.


로로네이 & 럭키 바라키

"이, 이 새끼!"

"놔, 젠장!!"


두 사람은 발버둥쳤지만,


쿠웅!!


벽에 힘껏 내동댕이쳐져서 순식간에 얌전해졌다.


마인 휴르스트 "역시 벌레들은 이렇게 으스러뜨리는 것이 제일입니다."


휴르스트가 지저분하다는 듯 손을 떼자 벽에 핏자국을 흠뻑 남기며 두 사람은 바닥에 무너져 내렸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눈, 코, 입에서 검붉은 피를 흘리고 있다.


살아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설령 살아 있어도 전투불능은 분명하다.


가이자 "휴르스트!!!"


가이자는 분노의 형상이다.


사정은 전혀 알 수 없지만, 그 두 사람은 가이자의 부하였던 것 같다.


휴르스트를 암살하려다 실패, 이런 꼴이 되었단 말인가.


마인 휴르스트 "호호호호호. 그럼요, 니샤 가이자 님. 자기 분수도 모르고, 거물인 척 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심한 얼굴이 어울려요."

가이자 "네노오오오오오오옴!!"


가이자는 격렬하게 부르짖었지만, 역시 이런 때 분노에 맡겨 뛰어들지는 않는다.


리나 "무슨 끔찍한 몰골인지......휴르스트! 그러고도 노마드의 전직 대간부인가!"

마인 휴르스트 "거기 계신 분은 마계기사 리나 씨."

마인 휴르스트 "설마 당신을 여기에 보낼 줄이야. 잉그리드는 정말 저를 죽일 생각이네요."

리나 "아니! 여기 온 건 우연이다!"

마인 휴르스트 "우연? 여전히 잘 모를 사람이네요.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겠지만요."

리나 "그렇다!"

시즈루 "우후후......역시 미인계는 무리일 듯 싶네."

마인 휴르스트 "별로 상관없어요.이 슈퍼 휴르스트 바디로 상대해 드릴까요?

시즈루 "사양할게."

마인 휴르스트 "그거 유감이군요."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사이카가 나에게 귓속말을 했다.


사이카 "......도련님, 저의 사안이 듣지 않습니다. 상당히 귀찮은 상대입니다."

나 "그렇겠지."


눈이 마주친 상대의 시야와 의식을 빼앗아, 사이카 멋대로 환상을 보여주는 사안.


하지만 저 휴르스트에는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애당초 어디에 눈이 있나.


라이브러리 "당주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라이브러리도 묻는다.


나 "뭐, 작전변경인가."


『전력으로 탈출』이라는 의미로 대답한다.


라이브러리 "알겠습니다."

사이카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라이브러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이카는 잔잔한 미소로 화답한다.


헤비코 "응! 가이자짱을 두고 갈 수는 없지!"

시카노스케 "히이이이이이!! 역시 그렇게 되는 거야!!"


헤비코는 기뻐보였고, 시카노스케는 떨면서도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그런 우리들──아니, 나를 보고, 휴르스트가 기쁨을 띄운다.


마인 휴르스트 "호호호호호!  후우마 코타로! 당신이 아직 있어 주었다니 저는 너무 기뻐요!"

마인 휴르스트 "아까 전 힘의 방출은 훌륭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설레었어요."

나 "그거 다행이네."

가이자 "후우마......?"


가이자가 의아한 듯이 나를 쳐다보다.


마인 휴르스트 "아까 전의 제안을 한 번 더 하죠. 저에게 오지 않겠습니까!? 이 세계의 이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휴르스트는 변함없이 맨들거리는 대머리를 번쩍번쩍 빛내며 나를 유혹했다.


나 "세계의 이치인가. 관심은 있지만 남에게 배워도 말이야. 그건 스스로 찾도록 하겠어."

마인 휴르스트 "유감이에요. 정말 유감입니다. 그 정도의 힘을 가졌지만 결국 당신은 인간이군요."


호들갑스럽게 탄식하는 휴르스트를 보고 가이자가 초조하게 소리쳤다.


가이자 "휴르스트!! 언제까지나 짝눈이와 이야기 하고 있을 거냐! 네놈의 상대는 바로 나야!"

마인 휴르스트 "이런이런, 당신 같은 벌레들이 그의 주위에 있는 건 좋지 않군요."

마인 휴르스트 "한꺼번에 지옥에 보내버리면, 그의 마음도 변하겠죠!!"



휴르스트의 양팔이 촉수로 변화했다.

그것을 채찍처럼 내려친다.


나 "흩어져!!"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악!!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무거운 촉수가 우리가 있던 자리에 내리쳐졌다.


하지만 상당히 조잡한 공격이다.

아무래도 인사 대신의 일격인 것 같다.


우리 모두 그것을 피했지만, 단단한 바닥이 박살나고, 벽에 큰 구멍이 뚫려 있다.


그 바보 같은 위력, 언젠가 꿈 속에서 만난 이슈타르의 촉수와 맞먹는다.


일격이라도 맞으면 끝이다.


마인 휴르스트 "저는 지금까지 악행에 진력했습니다."

마인 휴르스트 "그렇게 정성껏 모은 이계의 힘으로 저는 슈퍼 휴르스트 님이 된 거에요!!!"


휴르스트는 촉수를 휘두르며 자신의 파워 업 요인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헤비코 "뭔가 혼자 지껄여대기 시작했어!"

나 "자랑하고 싶은 거겠지."

시카노스케 "그런 거 듣고 싶지 않은데!"

가이자 "자랑은 그쯤 해둬라!!"


가이자는 촉수를 피해 휴르스트에 육박하려고 한다.


위험해!


마인 휴르스트 "멍청한 놈이!!"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악!!


팔 중간에서 촉수가 뚝 갈라져 가이자를 옆에서 덮쳤다.


가이자 "누아아앗!"


가이자는 순간 촉수에게 검을 내리쳤다.

그러나 위력을 죽이지 못하고 날아간다.


헤비코 "가이자짱!?"

가이자 "큿......짱이라 부르지 말라고!"


가이자는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지만 곧 일어섰다.


아무래도 스스로 뒤로 몸을 날려 직격은 피한 것 같다.


나 "가이자! 멋대로 덤벼들지마!"

나 "너는 1 : 1로 놈을 쓰러뜨리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우연이라도 여기에 이만큼 모였다. 연계 공격으로 쓰러뜨린다!"

가이자 "칫! 지시든 뭐든 마음대로 해!"


지금의 부주의한 일격으로 마인 휴르스트의 강함을 피부로 느낀 모양이다.


가이자는 내뱉듯이 대답하고 마인을 향해 자세를 고쳐 잡았다.


나 "시즈루 선생님! 놈의 촉수를 억눌러 주세요!"

시즈루 "해보겠지만, 너무 기대하지 말아줘! 목둔의 술!! 가시나무 공주!!"


시즈루 선생이 인법을 썼다.

식물을 조종하는 목둔술이다.


내가 지시하기 전에 준비하고 있었겠지.

마루에서 많은 양의 담쟁이덩굴이 자라났다.


그것은 순식간에 퍼져나가 휴르스트의 촉수에 착 달라붙었다.


마인 휴르스트 "누욱!"


순간 촉수의 움직임이 멈췄지만,


마인 휴르스트 "약하다아아아아!!"


찌직찌직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담쟁이덩굴의 구속이 끊어져 간다.


시즈루 "아아 안돼. 파워가 너무 부족해!"

리나 "아니, 충분해!! 누구라도 좋으니까 나를 따라라! 체인지!! 백화요람!!"

리나 "으랴아아아아아앗!!"


눈으로 쫓을 수 없는 구연격.

언젠가 내 앞에서 보여준 그 변신기이다.


사쿠라블로섬의 힘을 해방한 리나가 잠깐이지만 멈춘 촉수를 베었다.


사이카 "하앗!!"


사이카가 곧이어 뛰어들며, 휴르스트의 몸통에 발차기를 꽂는다.


사이카 "비연축!"


신형 대마인 슈트에 의해 지금까지보다 강화된 발차기다.


마인 휴르스트 "크윽!"


마인 휴르스트 또한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고, 그 거구가 휘청거리며 기울었다.


라이브러리 "핫!"


광학미채로 육박했던 라이브러리가 도약하고 있다.


휴르스트의 텅 빈 연수, 저런 모습이라도 급소라 생각되는 곳에 달아오른 칼날을 내리쳤다.


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하지만 마인의 단단한 장갑은 그것을 튕겨냈다.


불꽃이 헛되이 튄다.


마인 휴르스트 "약하다 말했을 텐데에에에에!!"


휴르스트는 성가시게 촉수를 뻗어 라이브러리를 잡으려 했다.


라이브러리 "......"


하지만, 그는 후우마 최강의 오니와반, 라이브러리는 조금도 초조해하지 않고 그것을 피한다.


반대로 초조해하는 것은 시카노스케와 헤비코다.


시카노스케 "히이이!? 라이브러리 씨의 공격이 먹히지 않았어!?"

헤비코 "후우마짱, 가이자짱 어떻게 하지!?'

가이자 "짱이라 부르지 말라 했을 텐데!"


내가 지시를 내리는 것보다 빨리, 먼저 날카롭게 파고들던 가이자가 휴르스트의 옆구리에 검을 찔렀다.


마인 휴르스트 "칫!!"


휴르스트는 거구에 어울리지 않는 움직임으로 가이자의 찌르기를 옆으로 피했다.


가이자 "이 잔챙이가앗!!"


촤아아아아아아악!!


휴르스트는 리나에게 베인 촉수를 다시 뻗어 가이자를 요격하려 한다.


가이자 "당할까 보냐!!"


이번에는 가이자도 재빨리 몸을 빼 그것을 멋들어지게 피하고 있다.


거기까지가 첫 공방이다.

우리는 거리를 두고, 적의 모습을 살핀다.


휴르스트는 다시 즐겁게 지껄이기 시작했다.


마인 휴르스트 "후하하하하!! 지금의 연계, 꽤 훌륭했어요. 역시 후우마 코타로와 그 일당."

마인 휴르스트 "그러나 당신들 같은 벌레들이 아무리 모여도 이 그레이트 휴르스트 님에게는 전혀, 전혀 통하지 않아요!"

헤비코 "ㅈ, 저 녀석! 슈퍼에서 그레이트로 이름이 바뀌었어! 어떻게 해? 어떻게 하지?"


헤비코는 반쯤 패닉 상태가 되어 지금은 나란히 선 나와 가이자에게 묻는다.


가이자 "당황하지마, 헤비코. 그렇지, 후우마?"

나 "아아, 저 꺼림칙한 마력. 게다가 지금, 너의 공격을 피했지."

가이자 "헷. 전에 한 방 크게 때려줬으니까."


가이자는 나를 보지 않고 대답했다.


나 "거기에 승기가 있어."


나도 휴르스트를 바라본 채 말했다.


나 "가이자, '야차촉루·누(累)'로 간다. 여기선 네게 맡긴다."

가이자 "핫, 짝눈이! 네놈의 책략에 따라보마! 간다아아앗!!"

가이자 "사안! 야차촉루·누!!"



가이자의 참마도 '이노스케'에서 방대한 장기, 거무스름한 원념이 샘솟는다.


누군가를 죽이고 그 원한을 살수록 위력을 더해가는 마성의 검.


수없는 원한을 품고 가이자의 모습 또한 변해간다.


가이자 "하아아아아앗!!"

나 "가이자를 지원한다! 리나, 스피드는 네가 최고야! 놈을 교란시켜 줘!"


나는 수신호로 모두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그것을 모르는 리나에게는 그렇게 말로 전했다.


마계기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리나 "그래, 알았다. 너희들은 후방에서 놈을 견제해라! 후우마의 지휘는 꽤 의지할 수 있다구!"


리나는 부하들에게 명령하면서 자신은 질풍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마드 부대 "옛!"


노마드 부대가 거리를 두고 휴르스트에게 견제 공격을 개시했다.


총알의 비가 휴르스트의 바디에 팅팅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튕겨난다.


저걸로도 놈의 주의를 돌릴 수 있다면 좋다.


마인 휴르스트 "어리석은 벌레들이!! 이 울트라 휴르스트 님과 승부를 겨룰 생각입니까!? 가소롭긴!!!"

마인 휴르스트 "오호호호호!!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로 가소로워!!!"


자칭 슈퍼에서 그레이트, 그리고 울트라로 변한 휴르스트가 내친김에 한 손을 검으로 바꿨다.


저걸로 가이자의 공격에 대비할 생각인가?


리나 "검을 든 정도로 진정한 마계기사와에 맞먹는다 생각하지 마라!"


리나는 검에서 벚꽃을 흩뿌리며 휴르스트 주위를 어지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 스피드가 최고라 말했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 예측이 불가능한 움직임이다.


팔랑팔랑 흩날리는 벚꽃잎 사이로 리나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마인 휴르스트 "누읏!! 폐품 마계기사가 작작해라!"


촉수든 검이든 전혀 노리지 못하고 휴르스트가 마구 난동 부린다.


리나 "실체를 보여주지 않고 흩날리는 벚꽃의 그림자! 그것이 나다! 이름하여 벚꽃 그림자의 춤!"

마인 휴르스트 "그런 그림자 따위는 때려 부수면 그만이다!"


휴르스트는 촉수를 파리채처럼 벌려 리나에게 내리치려고 했지만,


촤악촤아아아악!!


그 파리채 촉수가 눈 깜짝할 사이에 베여 떨어져간다.


마인 휴르스트 "뭐야!"

사이카 "그런 촉수는 쉽게 벨 수 있지."

라이브러리 "무르군."


광학미채로 자취를 감추고 기척도 완벽하게 죽여 기습을 감행한 것은 사이카과 라이브러리다.


마인 휴르스트 "네놈드으으으을!!"


휴르스트는 격앙하며 이번에는 오른팔의 검으로 두 사람을 베려 한다.


물론 그것은 함정이다.

왜 저 두 사람이 일부러 모습을 드러냈는지 모르는 건가.


마인 휴르스트 "누그으으읏!?"


크게 휘두른 오른팔의 검이 두 사람에 닿기 전에 딱 멈춘다.


시즈루 "아까워라. 뭐, 팔 하나쯤은 가능하지."


시즈루 선생이 윙크했다.


아까와 같은 담쟁이덩굴이 이번에는 오른팔에만 감겨 있다.


마인 휴르스트 "멍청하긴!! 이런 것, 금방 끊어요!!"

시즈루 "저 마계기사보다 빨리?"

마인 휴르스트 "헉!"

리나 "받아라 휴르스트!! 新 필살!! 사쿠라 스톰 트리니티!!"


어느새 칼 두 자루를 들고 있던 리나가 휴르스트의 오른팔에 공격을 퍼부었다.


구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파란색과 연분홍색의 두 회오리바람이 나선으로 휘감기며 휴르스트의 오른팔을 검째로 부순다.


마인 휴르스트 "누그아아아아아아아!!"


그 마인 휴르스트도 괴로운 비명을 토해냈다.


왼팔의 촉수는 베어지고, 오른팔의 검은 분쇄되어 바디가 텅 비었다.


나 "가이자!!"

가이자 "우오오오오오오오!!"



가이자는 함성과 함께 참마도 '이노스케'를 휴르스트의 가슴에 내리쳤다.


끼기기기기기기기긱!!


원한의 칼날과 마인의 장갑이 서로 부딪치며 마치 비명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마인 휴르스트 "머어어어엉처어어어엉한! 너 따위의 원망 같은 것이 이 하이퍼 휴르스트 님께 통할까 보냐!!"


젠장, 안 통하나.


가이자의 '야차촉루·누'로도 휴르스트의 방어를 깨지 못하는가?


나 "가이자!!"

가이자 "닥치고 보고나 있어! 짝눈이이이이이!!!"


가이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검을 강하게 움켜쥐고, 자신의 체중을──아니, 목숨 자체를 걸어, 힘을 쏟아 간다.


가이자 "좀 더다!! 네 망자들의 원망! 모두 내가 받아주마!!!"


가이자의 온몸을 장기가 감쌌다.


휴르스트에게 패해 쓰러져 간 망자 모두의 원념이 가이자에게 모여든다.


원한이 불길이 되어 타오르다.


가이자 자신도 그에 불타고 있다.


가이자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가이자은 원한의 불길에 휩싸이면서도 검을 밀어넣는다.


자기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저러다 가이자 쪽이 먼저 당한다.

하지만 이제 멈출 수 없다.


마인 휴르스트 "누으으으으윽!! 벌레 같은 게 성가시게!"

마인 휴르스트 "내 망자들의 원념이라니! 내 밑에 있던 네가 할 수 있는 말인가요!!"


그 휴르스트의 목소리에도 초조함이 섞인다.


가이자 "알까보냐 개자식아!! 어느 쪽이 먼저 쓰러지느냐일 뿐이다!! 나인가, 너인가!!!"

마인 휴르스트 "멍청하긴!! 혼자 멋대로 죽어라! 제 분수도 모르는 벌레가!!"


휴르스트가 양손을 검으로 재생시켰다.


저걸로 좌우에서 찌를 생각이다.


가이자 "죽어어어어어어어어!!"


가이자은 그것을 전혀 무시했다.


서로 맞찌를 각오!?


아니, 그렇지 않아.


『맡겼다구、코타로』


그런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나 "휴르스트!! 봐라!!"


나는 오른쪽 눈을 번쩍 떴다.


마성의 힘이 거기서 쏟아져 나온다.


휴르스트가 말했던 블랙을 쓰러뜨리기 위한 힘이.


올바른 윤회로 되돌리기 위한 힘이.


마인 휴르스트 "핫!?"


놈은 무심코 나를 보았다.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순간의 틈.


촤아아아아아악!!


블랙이 아닌 나의 어둠의 칼날은 휴르스트의 양팔을 뿌리부터 싹둑 잘라내고 있었다.


마인 휴르스트 "가아아아아아아아악!"


휴르스트는 절규했다.


심연으로 이끄는 칼날에 잘린 팔은 아마 더 이상 재생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가이자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가이자의 참마도가 변모하기 시작했다.


칼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두렵게.


망자들의 원망이 굳어진 모습으로.


지금이다. 지금밖에 없다


나 "시카노스케!!!"

시카노스케 "오오오!! 타케미카즈치! 간다아아아아!!"



시카노스케가 마지막 힘을 다해 타케미카즈키를 구현했다.


그것은 온갖 전기 에너지를 조종하는 흰사슴의 신령이 사람의 형태를 취하고 나타난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휴르스트는 뭔가 해온다.

그것을 대비한 것이다.


시카노스케 "놈은 카운터로 마법을 쓰려 하고 있어! 가이자가 위험해!!"


타케미카즈치의 힘으로 시카노스케가 간파한다.


가이자의 눈 앞에 마법진이 출현하려 하고 있었다.


역시 그런가. 하지만 문제없다.


헤비코 "시카노스케짱, 타이밍 부탁해!"

시카노스케 "맡겨둬!! ..................................지금이다아앗!!"

헤비코 "하아아아아아아앗!! 사도류 '문어발 때리기이잇'!!"


타케미카즈치에 인도받은 헤비코가 마법진이 발동하는 바로 그 순간, 문어발을 희생시켜 이를 막았다.


찰나의 타이밍.

이건 우리 밖에 할 수 없다.


약하지만 훈련과 실전을 거듭하며 서로의 능력을 다 아는 우리 셋 밖에.


마인 휴르스트 "이노오오오오오옴!!"


휴르스트의 노호가 방을 떨게 했다.


이제야 이해한 것이다.


지금 자신이 몰렸다는 걸.


가이자 "우오오오오오오오오!!"


가이자의 포효.


휴르스트의 악행 그 자체로 변한 참마도 '이노스케'가 장갑을 깨뜨리고 가슴 깊이 파고든다.


마인 휴르스트 "크으윽!! 어째서 이 정도의 원념으로 울트라 슈퍼 휴르스트 님의 그레이트 하이퍼 바디에 균열이!?"

후우마 코타로 "망할 놈이!! 사라져라아아아아아아!"

휴르스트 "오오, 이 무슨 힘인지!!"


마인 휴르스트 "──핫, 그런가! 그때 이미 멸망의 인과가!"

마인 휴르스트 "후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렇습니까!! 그런 겁니까 블랙 님!!"

마인 휴르스트 "역시 당신은 훌륭하다! 훌륭한 분이시다!!! 이 내가 쓰러질 정도로!!"


가이자 "뭔 소리를 하는 거냐!! 죽음의 공포로 미쳐린 거냐!! 썩을 놈아!!"

마인 휴르스트 "죽음의 공포!? 공포라고!? 이건 환희에요!! 당신은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가이자 "하고 싶지도 않아!」

마인 휴르스트 "알겠나요, 니샤 가이자! 자기 힘으로 이겼다고는 꿈도 꾸지 못할 거에요!"

마인 휴르스트 "후우마 코타로가 있기에 승리, 아니 당신의 야망도, 머지않아 찾아올 파멸도 그의 운명을 채색할 뿐입니다"

마인 휴르스트 "당신은 그 정도로 작은 존재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가이자 "시끄러워어어어어어엇!!"


휴르스트의 단말마의 웃음을 가이자의 노호가 지워버렸다.


그리고 휴르스트 자신도 원한의 칼날에 의해 티끌처럼 사라져 갔다.


그것이 노마드의 전직 대간부, 마인 휴르스트의 최후였다.


곤자 "어이어이, 이건 또......"

시즈쿠 "저건! 후우마의 짝눈이잖아!"

사부로 "정말이네. 짝눈이가 왜 이런 곳에 있대."

쇼노스케 "여전히 신출귀몰한 분이시군요. 마계기사도 함께인가요."

야오 비구니 "상황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휴르스트는 쓰러뜨린 것 같군요."


속질귀 "한 발 늦었구만. 저것이 소문의 후우마 코타로인가! 꽤 괜찮은 얼굴인데!"

츠바키온교키 "니샤의 대장과 재미있는 인연이 있는 듯 하군."

토게킨키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가이자의 동료가 들어온 것이다.


니샤 닌군과 저 세 명의 오니는 귀무중인가.


가이자 "......"


가이자은 동료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나 "......"


그리고 나도.


시선과 시선이 얽히다.


나와 가이자의 인연.


그것은 모두 휴르스트에서 비롯됐다.


놈의 꾀에 넘어가 가이자가 오차 마을을 배신했을 때부터.


아니, 그렇지 않아. 다르다.


훨씬 전부터, 언젠가 갈라질 우리들의 인연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우리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어 간다.


아무도 참견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동료도, 가이자의 부하도 조용히 임전태세를 취하고 있다.


여기서 싸울 수 밖에 없는 걸까?


그때였다.


전혀 사정을 모르는 리나가 끼어들었다.


리나 "거기까지다!!!"

리나 "이 이상 여기서 싸우겠다면 우리 노마드가 개입하겠다!"

리나 "후우마 코타로, 니샤 가이자! 둘 다 물러나라! 서로 싸우겠다면 이 마계기사 리나가 상대해주마!"

가이자 "훗......"


가이자가 웃었다.


그리고 먼저 나에게서 눈을 돌린다.


가이자 "목적은 완수했다. 잉그리드에게 전해줘."

가이자 "휴르스트와의 화근만 처치했을 뿐 노마드와 적대할 생각은 없다."

리나 "그러고돌 가힞."

속질귀 "뭐어!? 이렇게까지 달아오르게 해놓고 그러기야? 그건 아니지, 가이자!"

속질귀 "우리는 확실히 노마드와 적대하고 있지만 말이야."

가이자 "싸우고 싶으면 알아서 해라. 나는 돕지 않겠다. 이번의 협력은 고맙다."


가이자는 휙 발길을 돌렸다.

이젠 날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니샤 닌군도 가이자의 뒤를 쫓는다.


속질귀 "잠깐 기다리라고!! 이런 분위기에서 싸울 수 있을까 보냐! 돌아가자 츠바키온교키, 토게킨키!"


오니들도 아쉬운 듯 떠나갔다.


나는 가이자를 멈추지 않았다.


붙잡아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차마을 독립 유격대의 대장으로서 시즈루 선생에게는 말했다.


나 "가이자를 잡으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만, 저는 지금 그것을 실행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건 명령위반일까요?"

시즈루 "나는 도움받은 몸이야.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나 "감사합니다."

시즈루 "하지만. 원하지 않더라도 그가 선택한 길의 끝에는......"


시즈루는 그렇게까지 말하고는 불필요한 말이구나ㅡ하는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나 "그래요. 알고 있어요."


이제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서로 상관할 여유가 없는 험난한 길이다.


하지만 반드시 부딪칠 때가 올 것이다.


서로에게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무언가를 손에 쥐고.


그것이 나와 가이자와의 인연.


헤비코 "후우마짱, 돌아가자. 우리들의 오차마을에."


헤비코가 내 팔을 잡았다.


무리하게 웃고 있는 그 얼굴이 조금은 내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그 모습을 수백 미터 떨어진 폐허 빌딩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신간지 쿠레나이의 종자 마키시마 아야메.


그녀의 스나이퍼 라이플 스코프에는 후우마 코타로에게 등을 돌리고 떠나가는 니샤 가이자의 모습이 보였다.


아야메는 마찬가지로 쿠레나이를 섬기는 카가리를 저택에 숨겨 상황을 통신으로 보고시키면서 두 사람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모두 주인인 쿠레나이 때문이다.



마키시마 아야메 "노마드의 마계기사가 중재한 것 같네요."

아야메 "양자는 교전하지 않고 물러날 것 같습니다."

아야메 "하긴 서로의 주인끼리는 싸울 마음은 애당초 없었던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신간지 쿠레나이 "그, 그렇구나......"


언제든 난입할 준비만단이었던 쿠레나이는 마음 속 깊이 안심한 듯 대답했다.


쿠레나이 "별일 없이 끝났나......후우."


기본적으로 침착하고 냉정하지만 후우마와 엮이면 사람이 변해버리는 쿠레나이는 긴장으로 손에 묻은 땀을 닦고 있었다.


아야메 "그렇게 신경 쓰인다면 전투에 참가하지 그러셨어요?"

쿠레나이 "아니, 남자와 남자, 조직을 이끄는 남자끼리의 「의義」에 내가 간단히 개입할 수는 없다."

아야메 "그런 건가요."

쿠레나이 "그, 그래. 난 여기다! 싶을 때 한 발 물러서서 기다리는 여자가 이상이야."

아야메 "그게 도련님의 취향인가요?"

쿠레나이 "취향? 아니, 그건 들어본 적 없지만, 아마 그럴 거야. 응, 맞아. 후우마는 그래도 고풍스러운 면이 있으니까."

아야메 "뭐, 그렇다면 그래도 상관없지만 이런 곳에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는 열 걸음 정도 물러섰다고 생각해요."

쿠레나이 "아......으......그것과 이건 별개야. 오늘은 이걸로 괜찮아!"

아야메 "그런가요?"


평소의 주인을 흐뭇하게 여기면서 아야메는 라이플을 거두었다.




한편 마계──.


'명계'라 불리는 저주받은 지역.


망자들이 숨을 쉬는 심처.


우뚝 솟은 폐성의 여왕 앞에 명계의 권속들이 모여 있었다.



만물의 생기를 빼앗고 죽음을 안겨주는 하데스 프리스트.



'삼음마(三淫魔)' 중 하나, 악마도 죽이는 60가지 역병을 다루는 식스티.


그리고 그들의 주인, 음마왕의 죽음으로 오랜 봉인에서 마침내 되살아난 에레시키갈.


그녀는 자신을 봉인한 여동생 이슈타르와 암브로스에 대한 복수, 그리고 다음 음마왕이 되기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었다.


선대의 음마왕 환몽경 카마데바에게 패하여 하데스 프리스트와 식스티 등 뿔뿔이 흩어진 옛 부하들을 불러들여 새로이 군사를 모으고 이를 단련하며, 그들을 부양하기 위한 돈 마련에 힘쓰고 각 세력에 대한 외교 공작을 벌인다.


할 일은 잔뜩 있었지만, 겨우 되살아난 에레시키갈에게는 모든 것이 야망을 위한 즐거운 영위였다.


그 즐거움을 방해하는 남자가 나타났다.


사령경 테우타테스다.



테우타테스 "에레시키갈, 할 얘기가 있다."

에레시키갈 "테우타테스냐. 먼 명계까지 잘도 왔다ㅡ라고 환영해 주고 싶지만 첩은 지금 바빠."

테우타테스 "약속이 다르다. 하데스 시스터를 요미하라에 파견한 정도로 동맹을 이뤘다고 생각하는가?"

에레시키갈 "또 그 건이냐. 인간계에 군사를 할애해서 뭘 한다고? 놀고 싶으면 알아서 해라."


옛날부터 쓸데없는 것에 집착하는 남자다.


동맹도 요구해 온 것은 저쪽으로, 빌려준 부하에 대해 불평을 들을 이유는 없다.


하물며 그 부하를 죽게 했으니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에레시키갈 "너랑 할 말은 없어. 돌아가."


에레시키갈이 손으로 쫓아내자 테우타테스는 거드름을 피우는 어조로 말했다.


테우타테스 "음마왕은 살아있다."

에레시키갈 "방금 뭐라고 했지?"

테우타테스 "정확히는 음마왕의 죽음으로 그 힘을 이어받은 존재가 있다."


에레시키갈은 일언지하로 부정한다.


에레시키갈 "멍청하긴. 그것의 피를 이은 것은 모두 죽었다."

에레시키갈 "첩이 바보 아들을 조종하여 서로 죽이도록 했고, 때로는 이 손으로 죽인 것이다. 전부!"


테우타테스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테우타테스 "아니, 환몽경에게 사생아가 있었던 것이다. 교묘하게 숨겨져 인간계에서 살아남았다."

테우타테스 "지금은 오차에 지켜지고 있다. 오차는 강해 하데스 시스터 정도로는 부족하다."

테우타테스 "공주를 처치하지 않으면 에레시키갈, 너는 다시 명계에 봉인되어 이번에야말로 망자의 반열에 들어선다."

테우타테스 "네 권속이 저주 탓에 망자로 전락한 것처럼."

에레시키갈 "......"


에레시키갈은 냉소를 지었다.


그녀의 주위로 하나, 둘, 셋, 넷 소리 없이 에너지구가 생겨난다.


테우타테스의 웃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에레시키갈 "천박한 놈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모든 에너지구가 일제히 테우타테스를 덮쳤다.


테우타테스 "흐흐흐......"


테우타테스는 망토로 방어했지만 에너지구는 하나도 남김없이 망토를 관통했고 그 아래의 호들갑스러운 갑옷이 산산조각 났다.


에레시키갈 "혼돈의 잔재 같은 것이 첩을 우롱하는가?"

테우타테스 "아니, 나야말로 혼돈. 진정한 블랙."


부서진 갑옷 안쪽에서 걸쭉하고 지저분한 고기 같은 것이 스며나와 쓸데없이 무거운 형태를 만들어 간다.



에레시키갈 "테우타테스 2nd form인가. 그야말로 광대로군."

테우타테스 "어떨까나?"


모습을 바꾼 테우타테스는 손에 쥔 혼돈의 칼날을 내리쳤다.


혼돈의 불길이 휘몰아쳤고, 이에 닿은 하데스 프리스트는 소리 없이 무너져, 고깃덩이가 되어버렸다.


에레시키갈 "아이의 불장난 같군."


에레시키갈을 섬기는 '삼음마', 3명의 고위음마의 일각 식스티, 그리고 에레시키갈 자신은 어렵지 않게 그 혼돈의 불길을 견디고 있다.



식스티 "......"


하지만 주인께 향하는 무례에 식스티는 표정변화 없이 움직이며 테우타테스에게 공격을 가한다.


에레시키갈 "멈춰라."


지옥의 역병을 먹이기 직전 에레시키갈은 부하를 말렸다.


그냥 죽였어도 좋았을 텐데. 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주의 명에 충실한 식스티는 공손히 물러났다.


에레시키갈 "첩은 환몽경이 되고, 머지않아 마계의 여왕이 될 거다."

에레시키갈 "블랙의 혼돈의 잔재에 불과한 네가 첩과 대등하게 싸우겠다고?"


에레시키갈은 테우타테스와의 대화에 이제 질렸다는 어조로 물었다.


테우타테스 "공주는 선대의 힘 대부분을 계승하고 있다. 환몽경을 계승한 환영의 마녀도 마찬가지."

테우타테스 "너 혼자 해치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여기서 나를 죽이면 되겠지."

에레시키갈 "교활한 녀석. 첩에게 뭘 하라는 거냐?"

테우타테스 "블랙을 죽이는 것."

테우타테스 "즉, 요미하라를 지배하고 인간계에 교두보를 얻는 것은 마계 지배의 첫걸음이다."


에레시키갈 "그렇게나 인간을 두려워하는가. 그런 점은 블랙과 똑같군."

테우타테스 "인간들의 힘을 만만치 않다. 인간계의 힘을 얻으면 마계 지배도 보다 현실적인 것이 된다."

테우타테스 "마계의 모든 것을 얻고 난 후, 서로 죽여도 늦지 않을 텐데."

에레시키갈 "블랙을 죽이면 홍혈경(紅血卿)이 가만있지 않을 거다. 재상경이나 현명경만 해도 귀찮은데 적을 늘릴 건가?"

테우타테스 "북쪽의 여왕에 대한 대처는 확실하다. 네가 잠든 동안 헛되이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다."

에레시키갈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만. 일단은 들어주겠다."

에레시키갈 "사령경까지 된 네놈의 계획이란 걸 말이야."


에레시키갈은 지루해 하면서도 테우타테스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하데스 프리스트가 죽었다! 테우타테스 이 나쁜 놈! 디자인 마음에 들었는데!


홍혈경(紅血卿), 북쪽의 여왕......이건 카라 더 블러드로드 등장각이라 봐도 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