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탄생제, 성탄제, 노엘 등으로도 불린다.


믿을 수 없는 기적이나 믿고 싶지 않은 트러블이 비교적 자주 일어나는 날.


그런 크리스마스 밤을 사람들은 마음껏 보내고 있었다.


대마인의 본거지 오차 마을.


미즈키 유키카제의 집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미즈키 유키카제&클리어&까마귀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


유키카제, 클리어, 까마귀는 펑펑 파티폭죽을 터뜨리며, 오늘 밤의 손님들을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


사나다 사키 "우와아!! 메리 크리스마스!!!"


화려한 환영에 눈을 빛내고 있는 것은, 황폐해진 근미래에서 온 대마인, 사나다 사키.


마야 코델리아 "오늘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만찬 때처럼 고상한 인사를 한 것은 사키와는 다른 계통의 아득한 미래에서 온 공주 마야 코델리아.


래티클 "뭐지 방금 전 소리는? 이상한 것도 날아오는데?"


곤혹스러운 표정 쪽은 차원을 넘나드는 브레인플레이어 기사 래티클.


원래는 각각 다른 세계에 있던 세 사람은 어떤 사정으로 이 세계로 넘어와, 지금은 대마인 기숙사에서 살고 있다.


세 사람이 이 세상에서 보내는 첫 크리스마스, 그 파티에 유키카제는 초대한 것이다.


사키 "저편에서도 크리스마스 축하는 했습니다만, 이렇게 제대로 된 초대장을 받는 건 생전 처음이에요!"

사키 "유키카제 씨는 산타 복장을 하고 있고, 까마귀 씨는 순록이군요!"

사키 "클리어 씨는, 우와아아 귀여워! 그건 눈의 요정인가요?"

클리어 "새로운 겨울옷, 처음 입어봤어."

사키 "귀여워요. 엄청 귀여워요."

유키카제 "눈의 요정이라네, 클리어"

까마귀 "......♪ ......♪"

클리어 "에헤헤."

사키 "저렇게 큰 크리스마스 트리도 처음 봐요. 키라라 빛나는 게 엄청 예쁘네요!"


사키는 현관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눈부시게 올려다보았다.


클리어 "같이 사진 찍을래?"

사키 "괜찮나요!? 부디!"


생필품도 여의치 않은 자신의 세계에서는 바랄 나위 없는 화려한 크리스마스에 활짝 핀 모습이다.


한편, 초미래에서 온 마야는 어째 감이 잘 오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야 "크리스마스 파티라니, 처음 들어본 말이에요."

마야 "기숙사에도 그 트리? 가 장식되어 있었고, 여기 오기 전까지 사키 씨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유키카제 "그런가. 공주님이 있던 미래에는 이제 크리스마스라는 말도 없나 보네요."

유키카제 "다함께 축하한다는 것도 없나요?"

마야 "이 시기면, 저희는 갤럭시 페스타라는 축하 행사를 벌여요."

마야 "다만 산타클로스가 하늘을 나는 썰매를 타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러 온다는 말은......"

유키카제 "무슨 소리인가 하는 얼굴이네요. 뭐 평범하게 들으면 의미불명이죠."


산타클로스 차림의 유키카제는 웃으며 마야보다 더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한 래티클에게 말을 걸었다.


유키카제 "래티클은 크리스마스도 산타클로스도 처음이지?"


그러자 상상과는 조금 다른 대답이 돌아왔다.


래티클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네 모습을 보고 "신타크・라스"라는 자가 떠올랐다."

유키카제 "신타크・라스?"

래티클 "우리 일족의 은인이다. 전승에 의하면 그는 붉은 옷을 입은 다른 차원의 사람이었다고 한다."

래티클 "케토스 사냥을 생업으로 삼던 조상들이 누명 탓에 붙잡혀 사형을 기다리고 있을 때, 갑자기 차원을 넘어 나타나 도와줬다."

래티클 "그때부터 우리는 브레인플레이어의 속세와는 무관하게 살게 되었지."


유키카제 "어째 산타클로스 이야기의 근원이 된 성인(聖人) 이야기와 비슷하네."

유키카제 "그 사람도 분명 무고한 죄에 고통받는 사람을 구했다고 했었나?"

래티클 "흥미롭군."

유키카제 "어쨌든 들어와. 음식도 케이크도 잔뜩 준비했으니까. 래티클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있어."

래티클 "최근 조금씩 맛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바나나 스무디가 좋다."

유키카제 "그럼 만들어줄게."


사키 "혹시 그것도 먹을 수 있을까요? 전설의 패스트푸드! 켄과 터키 프라이드 치킨!"

클리어 "사왔어. 파티 팩."

까마귀 "......♪ ......♪"

유키카제 "본고장에서 보면 우습겠지만, 역시 크리스마스 같은 때 먹으면 맛있으니까."

사키 "아싸──!! 감격이에요!!"

마야 "켄과 터키......혹시 가게 앞에 쌍둥이 노인이 서 있나요?"

유키카제 "크리스마스는 없는데 켄과 터키는 남아있나요?"

마야 "태양계에서는 잘 알려진 체인점이거든요."

사키 "초미래에도 있구나! 켄과 터키, 굉장해!"

래티클 "켄과 터키인가......"


즐거운 크리스마스 파티는 이제 막 시작됐다.




도쿄만 위에 떠 있는 폐기도시 도쿄 킹덤.


그 언더그라운드 번화가 지구에 있는, 어느 유력자의 파티장에서는, 최근 오차에서 "젊은 쪽"으로 알려지게 된 대마인, 이가와 사쿠라, 뒷사회에서는 "눈의 마창"이라고 불리며 두려움을 사는 암살자 유리, 인간계와 마계를 오가는 베테랑 현상금 사냥꾼 앤리드 보니가 산타 차림으로 호스티스를 하고 있었다.



이가와 사쿠라 "산타클로스 안 오네."

유리 "그러게요."

앤리드 보니 "역시 가짜였으려나."


세 사람이 말하는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에만 나타나는 암살자이다.


마(魔)의 힘으로 무기를 장난감으로 바꿔, 파괴활동을 하는 위험인물이었는데 이전 크리스마스에 퇴치당했다.


그 후계자가 이 저텍의 주인을 노리고 있다.


오차에서는 젊은 사쿠라가 파견되고, 이전 산타클로스 퇴치 경험을 높이 사 유리가 고용되었으며, 앤리드 보니도 상금을 목표로 파티 경호를 하고 있지만 전혀 나타날 기미가 없다.


사쿠라 "심심한데 걸즈 토크라도 할래?"

앤리드 "좋아. 그럼 연애담은 어때?"

사쿠라 "연애담인가. 나, 별로 들뜰만한 얘기는 없는데─."

사쿠라 "애당초 그런 게 있으면 크리스마스에 이런 데 없을 테고. 크─, 슬프다──."

앤리드 "아하하, 그건 그렇지. 나도 가끔 즐길 때라면 모를까."

앤리드 "사랑이니 연애니 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딱히 없네"

사쿠라 "본인이 연애담 꺼낸 주제에. 유리는?"

유리 "눈의 마창과는 무관한 이야기입니다."

사쿠라 "하지만, 후우마 군과 오래 알고 지낸 사이지?"

유리 "옛날에 인연이 좀 있었을 뿐이에요."

사쿠라 "이렇게 말하지만, 내가 후우마 군 집에 얹혀 산다고 말했을 때."

사쿠라 "유리의 뺨 근처가 실룩거렸어. 그건 분명 뭔가 있을 거라고 보았다!"

앤리드 "그건 재미있을 것 같은 이야기군. 자세히 들려줘."

유리 "그렇지 않아요. 사쿠라 씨의 착각이에요."

사쿠라 "떠 그러긴──."


사쿠라가 더욱 재촉하려 했는데, 어디선가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산타클로스 "호호홋! 메리 크리스마──스!!"


파티장 벽이 폭파되고 2대째 산타클로스가 돌입해 왔다.


유리 "타깃이 나타났습니다. 여러분, 일을 시작하죠."

앤리드 "쳇, 어쩔 수 없지."

사쿠라 "정말! 산타클로스, 왜 온 거야─!"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다. 파티는 지금부터가 한창이다.




일본 유수의 무법지대이면서 그 무법을 관광자원으로 삼고 있는 아미다하라.


마을 제일의 마녀로 불리는 노이의 마법당에서는 마녀 특제 케이크가 팔리고 있었다.


파는 사람은 산타클로스가 아니라 마녀들이다.


특히 크리스마스인 오늘은 "베파나"라고 부르는 게 어울리겠지.


그것은 이탈리아에 전해지는 마녀로, 착한 아이에게는 선물을 주고 나쁜 아이에게는 양말에 먹물을 넣는다고 한다.



리리스 아벨 빈더너겔 "마법당 특제! 베파나 케이크는 어떠실까요─♪"

리리스 "뺨이 느슨해질 정도로 맛있어서, 먹으면 오늘 밤 멋진 꿈을 꿀 수 있어요─♪"


드물게 마녀답게 차려입은 전설의 대마녀 리리스──의 손녀 2대 리리스가 씩씩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리노에 "즐거운 꿈도 무서운 꿈도, 당신이 원하는 바에 달려 있습니다."

리리노에 "아미다하라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하나 어떠세요?"


노이의 권유로 마을에 온 리리노에, 평소에는 "미혹의 마녀"라 불리는 그녀도, 오늘 밤은 크리스마스다운 드레스를 입고, 즐겁게 팔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의 그늘에 숨어 있는 마녀가 또 한 명.


안네로제 바쥬라 "베파나 케이크는 어떠세요......아미다하라 기념으로 어떠실까요......"

안네로제 "마법당의 특제 케이크......맛있어요......"


이 마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강철의 마녀" 안네로제 바쥬라다.


그녀는 얼굴을 숙인 채,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듯한 소리를 내고 있다.



노이 "뭘 하고 있는 게야!? 너도 이 마을의 마녀야. 좀 더 기합넣지 못할까."

안네로제 "이 마을의 마녀니까야. 왜 또 이 꼴을......"


안네로제는 원망스러운 듯 노이를 돌아보았다.


오늘 밤의 그녀는 크리스마스에 처음 마을에 온 사람들에게 마녀라는 것을 알기 쉽도록, 일전의 할로윈 때와 같은, "마녀다운 마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그다지 아는 사람이 없는 마에사키 시, 게다가 온 거리가 할로윈으로 물들어 있었다.


현지에서 하는 것과는 큰 차이다.


노이 "체념이 느리군. 마녀에게는 단념이 중요해. 자, 가슴을 펴고 크게 말해라."

미치코 "안네로제, 그만 포기하지 그래? 나, 그 모습 꽤 좋아해. 처음에는 웃겼지만."


노이 뿐만 아니라 그녀와 계약한 악마 미치코까지도 그렇게 말한다.


리리스 "안네로제 씨, 저희 할머니가 그러셨어요. 마녀는 배짱이라고!"

리리노에 "그 차림으로 중얼중얼 거리면 오히려 눈에 띈답니다. 무엇보다 엄청 잘 어울려요."

안네로제 "남의 일이라고 막말하긴......하아......정말 어쩔 수 없네!"


안네로제는 고개를 번쩍 들어 그녀가 할 수 있는 한 제일 귀여운 포즈로 쾌활한 목소리를 냈다.


안네로제 "마법당 특제 케이크! 베파나 케이크는 어떠세요? 멋진 꿈을 꿀 수 있어요~!!"


태도를 바꾼 직후 찾아온 건,



아이슈 "우후후후, 멋진 베파나의 마녀 씨, 하나 받을 수 있을까?"

안네로제 "꺄악! 아이슈!!"

아스트라이오스 "크크......"

안네로제 "아스트라이오스! 너까지!"


홍천루의 지배자이자 그녀의 친구인 아이슈와 일찍이 안네로제와 결투를 벌이고, 지금은 훌륭히 아미다하라의 주민이 되어 아이슈를 섬기고 있는 아스트라이오스였다.



메이폰 "아───하하핫! 어째선지 저기서 꼴사나운 모습을 한 마녀가 케이크를 팔고 있는데!!"


안네로제의 천적 리 메이폰.



오토나시 미키 "안네로제 씨!! 와, 정말 귀여운 마녀 차림이네요!! 이미지 체인지인가요!? 그렇죠!"


친숙한 오토나시 미키.


어째선지 아는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다.


안네로제 "이젠 죽여줘......"


안네로제는 울 것 같았지만 마법당의 케이크는 점점 더 팔려나갔다.




수도권 유수의 범죄도시이자 악의 대번화가인 센자키.


신간지 쿠레나이의 세이프 하우스에서도 소소한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카가리 "메리 크리스마스!"

마키시마 아야메 "후후, 메리 크리스마스"

신간지 쿠레나이 "메리 크리스마스."



카가리는 촉수 곳곳에 장식하고, 아야메는 장난감 권총.


뜻밖에 크리스마스를 연출한 두 사람과 달리 쿠레나이는 평소와 같은 모습이다.


카가리 "쿠레나이 님! 오늘은 그 멋진 드레스는 안 입는 건가요? 모처럼의 크리스마스인데요!"

쿠레나이 "아니, 집에서 그렇게 입고 있어도 의미 없잖아."

카가리 "그건 유감입니다! 그때의 쿠레나이 님, 엄청 아름다워서 저는 엄청 좋아해요!"

쿠레나이 "그래, 고맙다."

아야메 "카가리, 쿠레나이 님이 이렇게 평범한 차림을 하고 있는 것은 도련님이 여기 올 수 없기 때문이야."

쿠레나이 "그, 그렇지 않아! ──꼭 그런 건 아닌데."


쿠레나이는 일단 즉각 부인하고는, 수줍게 덧붙였다.


카가리 "도련님! 역시 그 도련님의 존재가!!"

카가리 "그렇다면 제가 꽁꽁 묶어서 잡아다가라도 여기에 데려왔을 텐데!"

아야메 "후후후......그러면 쿠레나이 님에게 무엇보다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겠네."

쿠레나이 "뭐!? 아야메! 갑자기 무슨 소리야!""

쿠레나이 "카가리! 어딜 가려는 거야! 그러지 않아도 돼. 안 해도 괜찮아!"


벌써 잡으러 가려는 카가리를 쿠레나이는 황급히 말렸다.


카가리 "네? 괜찮으신가요? 알겠습니다."

아야메 "아아, 그러고 보니 착각했네요."

아야메 "쿠레나이 님은 도련님을 낚아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도련님에게 사로잡히고 싶은 것이지요. 웨딩드레스로."

쿠레나이 "아......으......"

카가리 "웨딩드레스로 사로잡힌다! 멋져요. 역시 쿠레나이 님! 로맨틱하네요!"

쿠레나이 "......그, 그래?"

아야메 "네, 쿠레나이 님은 엄청 로맨틱한 분이에요. 그 마음에 행동이 조금도 따르지 않을 뿐."

쿠레나이 "불필요한 참견이야......"


쿠레나이는 아야메의 손에서 음료수 병을 낚아채 입을 댔다.


아야메 "참고로 그 도련님 말인데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또 요미하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신대요."

쿠레나이 "요미하라인가. 그 녀석도 바쁘구나."


크리스마스 밤에도 만날 수 없는 후우마에 대한 생각이 드는 쿠레나이였다.




그래서, 그 요미하라.


도쿄의 지하 300미터, 마계에 가장 가까운 지하도시.


나는 또 시즈루 선생님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일은 설거지, 보이, 딜리버리, 기타 여러가지......요컨대 잡일 담당이다.


몇 번이나 했던지라 이제 익숙하지만 크리스마스는 특히 바쁘다.


게다가 올해는 시즈루 선생님이 요미하라 주민회장의 인맥을 구사해 크리스마스 특별 요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목표로 손님이 차례차례 들어온다.


그리고 대성황의 이유는 또 하나.



오니사키 키라라 선배와 동급생인 미카게 코우메가 산타클로스 차림으로 호스티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즈루 선생님도 섹시한 산타 복장을 하고 있다.


서비스 만점.

덕분에 손님의 발길은 조금도 줄지 않는다.


시즈루 선생님은 대마인으로서 요미하라에서 정보 수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이 가게는 그것을 위한 거점, 딱히 진심으로 번창시킬 필요는 없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접시를 닦고 있으면,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폰스 "여어,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은 다 같이 왔어!"


알폰스 아저씨가 오크 용병 동료들을 줄줄이 데리고 왔다.



코우사카 시즈루 "우후후, 어서 오세요."

알폰스 "저게 신참인가? 여전히 예쁘장한 애를 데려오는군."

시즈루 "나쁜 손은 금지라구요?"

오니사키 키라라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오세요."

미카게코우메 "ㅇ, 어서 오세요."


키라라 선배는 영업용 미소로, 아직 그렇게까지 하지 못한 코우메는 조금 긴장한 채 그들을 자리로 안내해 간다.


오크 "헤헤헤, 언니, 섹시한데. 좋은 엉덩이──으악, 차가워!"


오크 하나가 키라라 선배의 엉덩이에 손을 대려다 얼음으로 찰싹 당하고 말았다.


키라라 "네이네이, 우리 가게는 그런 거 금지고, 나는 그런 남자는 봐주지 않으니까. 다음에 하면 얼음 절임이 될 거야."


키라라 선배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예전 같으면 바로 얼음 속에 가뒀을 테지.


카지노에서의 바니걸 등의 경험을 통해, 저런 상대에게도 익숙해진 것 같다.


알폰스 "크하하하하!! 너희들 조심해. 섣불리 손대면 진짜 죽을 거야."

오크 "뭐 어때. 이 정도로 쫄면 이 마을에서 용병은 할 수 없어."


그렇게 말하며 다른 오크도 코우메의 엉덩이에 손을 뻗고 있다.


키라라 "코우메, 엉덩이 노려지고 있어."

코우메 "에!? 마, 만지는 것은 금지입니다!! 영둔술!!"


코우메는 크게 물러서며, 인법을 사용했다.


그림자를 조종하는 영둔술이다.


오크 "크읏!! 뭐야 이거! 전혀 움직일 수 없어!!"

알폰스 "오, 그게 영둔술인가. 아가씨, 제법이잖아. 하지만 아직 미숙해."


코우메가 한 사람을 묶고 있는 사이, 아저씨는 그녀의 뒤로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서 엉덩이를 슬쩍 쓰다듬었다.


코우메 "꺄악!"


코우메는 비명을 질렀다.


오크를 묶던 영둔술도 그걸로 풀려버린다.


알폰스 "헤헷. 방심은 금물이라고, 아가씨."


아저씨는 잘난 듯이 말했지만, 그 직후,


알프스 "아파아아아앗──!!"


이번에는 본인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기네비어 "그래요. 방심은 금물이죠, 알폰스 씨.


이 가게의 메이드 기네비어가 어느새 아저씨 곁에 서 허벅지 언저리를 꼬집고 있다.


알폰스 "아파파파파팟!!!"


평범하게 생각하면 그녀에게 꼬집힌 정도로 오크 아저씨가 아파할 리 없겠지만, 무슨 마법이라도 병용하고 있는 듯 비교적 진심으로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기네비어 "그런 걸 하고 싶으면 그런 가게로 가세요. 아니면 자리에 앉아 주문하시든가."

알폰스 "알았어. 좀 봐주라."


아저씨는 가볍게 사과하고 기네비어가 꼬집는 것을 멈추자, 아픈 듯이 그곳을 문지르고 있었다.


알폰스 "후우. 기네비어짱도 무서워졌구나."

기네비어 "알폰스 씨 같은 사람을 매일 상대하니까요."


기네비어는 새치름한 얼굴이다.


이 가게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는 요미하라 손님의 장난에 휘둘렸다고 하는데, 훌륭한 솜씨다.


기네비어 "코우메 씨. 저쪽 테이블, 접시를 치워주세요"

기네비어 "그리고 후우마 씨 혼자서는 큰일이니 설거지를 좀 도와주세요."

코우메 "ㄴ, 네, 알겠습니다!"


코우메가 후다닥 달려왔다.


나는 아직 설거지랑 격투 중이다.


코우메 "후우마 씨, 기네비어 씨에게 들었습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나 "땡큐."


둘이서 나란히 설거지를 한다.


코우메 "와, 후우마 씨. 엄청 빠르네요."

나 "이제 익숙하니까. 서두르지 않아도 되니까 꼼꼼하게."

코우메 "ㄴ, 네."


코우메는 설거지를 시작했다. 무서울 정도로 정성껏 씻고 있다.


솔직히 별로 전력이 되지는 않지만 기네비어는 요미하라의 손님 상대에 아직 익숙치 않은 코우메를 배려해 잠깐 여기로 돌렸을 것이다.


코우메도 그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코우메 "저, 안 되겠어요. 또 실패하고 말았네요."

나 "이 마을은 한가닥 하는 놈들 뿐이니까. 조만간 익숙해질 거야."

코우메 "그러면 좋겠지만, 사쿠라 씨와 달리 제 영둔술은 그림자를 조종할 수 있는 범위가 좁기 때문이에요."

코우메 "그 손님도 그 틈을 찔러왔구요."

나 "알폰스 아저씨 말이지. 그쪽은 이 마을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자거든."

코우메 "그런가요. 평범하게 엉덩이 만져졌는데."

나 "변태 오크 아저씨인 건 틀림없지만."

코우메 "하아, 그렇네요......"


그런 얘기를 하면서 설거지를 차례차례 해치우고 있는데, 이 가게 단골손님이 찾아왔다.


클론 아사기 탐정사무소 일행이다.


나사라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는 있나~?"

후우마 아키 "산타라면 여기 있다! 코타로──!! 정말 좋아하는 아키 누나 산타가 왔단다──!"

프랜시스 "아하하! 아키의 어디가 산타야? 평소와 똑같잖아!!"

아키 "마음이 산타야! 아이를 사랑하는 내 마음은 언제나 산타! 그래서 언제든 크리스마스지!"

프랜시스 "그런가────! 그럼 아키는 항상 크리스마스에 산타구만!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미리암 "영문을 모르겠어."

클론 아사기 "더 이상 이론이 통하는 상태가 아니니까."

아키 "코타로는 어디냐!! 코타로, 아키 누나 산타가 왔어──!! 선물로 술 가져와!!"

프랜시스 "가져와! 이 가게에서 제일 비싼 걸로──!!"


나 "이런이런, 또 귀찮은 사람들이 왔군. 잠깐 다녀올게."

코우메 "ㅎ, 힘내세요."


이 자리를 코우메에게 맡기고 완전히 취한 아키 누나 쪽으로 향한다.


좋은 술안주가 될 것 같다. 이런이런 하고 생각하고 있으면, 시끄러운 가게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취객들 또한 한 사람도 남김 없이 찬물을 끼얹은 듯 입구를 보고 있으며, 나를 부르던 아키 누나 쪽 일행도 정색하며 그쪽을 보고 있다.


이번에는 누구야!?


들어온 것은 마계기사 잉그리드, 마찬가지로 마계기사 리나, 돌로레스.


거기까지는 가끔 얼굴을 보일 수도 있으니까 상관없지만, 휴르스트 암살 소동 건으로 유폐되었을 오보로까지 동행했다.


가게 손님

"오보로다......"

"유폐되지 않았나?"


가게 손님

"이미 숙청되었다고 들었는데."

"아직 살아있었다니......"


주위에서 소곤소곤 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도 역시 놀라고 있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 쳤다.


시즈루 "후우마 군, 잘 부탁해."

나 "ㄴ, 네......"


나는 긴장하면서, 노마드의 네 사람에게 다가간다.


나 "......어서 오세요"

잉그리드 "후우마 코타로인가. 또 요미하라에 와 있군."

돌로레스 "후, 후우마가 있다고 들어서 다 같이 왔어. 메, 메리 크리스마스."

나 "메리 크리스마스."

잉그리드 "소문이 난 크리스마스 요리와 술을 받을까. 4인분이다."

리나 "오늘은 어떻게 된 거지? 손님은 이렇게나 많은데 유독 조용하군. 그런 크리스마스가 취향인가?"

돌로레스 "그, 그건 우리 일행의 탓이라고 생각하는데. 언니, 비교적 대담, 웨히히."


그 일행이 입을 연다.


오보로 "흥......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 슬럼이 걱정되겠지 하고 인정을 푼 거야."

오보로 "여기서 나가면 다시 움막으로 돌아간다. 이게 마지막 술이 될 수도 있으니까. 제일 맛있는 걸 가져와라."

나 "알겠습니다."


나는 네 사람을 자리로 안내하고 인사를 한 뒤 물러섰다.


나 "대단한 사람들이 찾아 왔구만......"


***


오크 아저씨 일행, 탐정 사무실 일행, 그리고 노마드 조.


폭풍 같은 손님들의 물결도 이제 조금 잠잠해졌다.


시즈루 "한사람 한사람 적당히 쉬어."


그래서 우선은 계속 호스티스로 열심히 일하던 키라라 선배가 쉬게 되었다.


하지만 스탭룸에 들어간 이후, 휴식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코우메 "키라라 선배, 무슨 일이려나요?"

시즈루 "후우마 군, 좀 보고 와 줄래?


말을 듣고 상황을 보러 갔더니 스탭룸에는 없었다.


뒷문으로 어디론가 나갔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밖에 나가면,


키라라 「~~~♪ ~~~~♪」


키라라 선배가 골목 벽에 기대어 들어본 적 없는 곡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분명 크리스마스송일 테지, 신나는 멜로디다.


그런데 그걸 부르는 키라라 선배의 옆모습은 왠지 조금 쓸쓸해 보인다.


나 "키라라 선배, 그 노래는 뭐에요?"

키라라 "우왓. 싫다, 듣고 있었어?"


키라라 선배는 나를 알아보고 약간 수줍어하다가 말했다.


키라라 "내가 어렸을 적, 크리스마스에 엄마가 가르쳐준 노래야"

나 "어머니가......"


키라라 선배의 어머니는 서리의 오니신, 아버지는 인간으로 대마인이다.


얼음의 힘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고, 변신술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하지만 막 만났을 무렵, 키라라 선배는 인법을 사용하려 하지 않고, 남성 전반에 대해 불신감을 품고 있었다.


이유는 분명하다.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지금은 인법을 쓰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아버지를 용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키라라 "그때는 그 녀석......아빠도 함께 변신술로 산타로 변신해, 나와 엄마를 즐겁게 해줬어."


키라라 선배는 그리운 듯이 계속했다.


아버지에 대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것은 처음이다.


키라라 "그때는 엄마와 아빠가 엄청 사이 좋아서, 계속 그럴 줄 알았는데."

키라라 "그렇게 되고 난 후, 나, 아빠를 믿을 수 없게 되어서......"


키라라 선배는 거기서 잠깐 중얼거리더니,


키라라 "......하지만, 아빠가 준 변신술을 쓰게 되면서, 요즘 그런 생각을 해."

키라라 "엄마를 죽인 아빠는 정말 내 아빠였나."

나 "즉, 누군가 다른 사람이라고?"


키라라 선배는 고개를 끄덕인다.


키라라 "예전에 후우마로 변신한 미스터 풀 같은 것도 있었잖아?"

키라라 "그런 식으로 누군가 아빠로 둔갑해 엄마를 죽인 게 아닐까."

키라라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키라라 "나랑 엄마랑 아빠랑 셋이서 같이 즐겁게 크리스마스를 보낸 추억들까지 다 거짓말이 되는 것 같아서."

키라라 "그런 건 너무 외롭잖아."


키라라 선배의 목소리가 떨렸다.


눈물을 참는 듯, 그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지 고개를 돌린다.


나는 무심코 「분명 그럴 거에요」라고 말할 뻔했지만, 그러한 안이한 격려를 키라라 선배는 원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건 아니지만, 나도 좀 들어줬으면 해서 아버지 얘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후우마 가문의 당주, 후우마 단조.


오차에 반란을 일으켜 패배하고, 일족 대부분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끝에, 자신도 죽어버린 망할 아버지의 이야기다.


나 "저도 요즘, 아버지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키라라 "후우마도?"

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후우마 일족을 승산 없는 싸움으로 몰고 간, 무능한 당주라고 생각했는데요."

나 "여러가지 일이 있어, 저도 어느새 일족 모두에게 조금은 인정을 받게 되고."

나 "위에 선 사람에게는 개인의 생각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문득 가이자가 머리에 떠올랐지만, 그것은 입에 담지 않고,


나 "아버지는 전혀 나쁘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나 "후우마의 당주로서 달리 어쩔 도리가 없던 탓에, 그런 결과가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고."


거기까지 말하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옆을 향하고 있던 키라라 선배가 나를 보고 있었다.


키라라 "그런 이야기 처음 들어봐."

나 "지금까지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으니까요."

키라라 "나도 후우마에게 말한 것이 처음이야."

나 "그럼 저희만의 비밀로 할까요?"

키라라 "그래, 그럼 손가락 걸고 약속."


키라라 선배가 쑥스러운 듯 내게 새끼 손가락을 내밀어 온다.


내가 그에 응하려고 하면,


코우메 "아───! 둘이서 무슨 땡땡이를 치고 있어요!"

코우메 "또 손님이 잔뜩 몰려오니까 빨리 돌아오세요!"


코우메가 뒷문으로 얼굴만 내밀고 우리에게 호통치고 있었다.


키라라 "혼나버렸네."

나 "돌아갈까요?"


우리는 손가락 약속을 한 뒤, 둘이서 가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