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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닭,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오직 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닭, 일반닭보다 수명은 훨씬 짧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다진 닭고기로 만든 너겟과 닭고기 패티를 앞다퉈 개발하면서, 다국적기업이 개량한 닭들은 더이상 동물이 아닌 ‘고기 생산기계’가 됐다. 적은 사료를 먹고 빨리 자라게 ‘만들어진’ 닭에는 자동차처럼 모델명이 붙는다. 코브반트레스가 개발한 코브500의 공식 소개 문구는 ‘사료를 적게 먹는 닭으로 개량된 가장 효율적인 구이용 영계’다. 코브700은 이보다 한층 더 개량돼, 짧은 시간 더 뚱뚱하게 자란다. 코브는 한국 양계업체들도 많이 키우는 품종이다.

브라질의 닭고기 가공공장 풍경. ABPA 제공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닭은 보통 5~10년을 산다. 기네스북에 오른 ‘가장 오래 산 닭’은 16살에 미국 앨라배마에서 심장마비로 죽은 암탉이다. 하지만 종계를 생산하는 회사들은 닭의 수명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키워 잡아야 사료와 시설비가 적게 들고 육질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90일 동안은 키워야 2㎏이 되던 닭은 지금은 42일 만에 2㎏ 넘게 자라 도축할 수 있는 크기가 된다. 알을 낳을 수 있을 정도로 성숙되기도 전이다. 인간으로 치면 어린 아이가 성인의 뚱뚱한 몸을 갖게 된 셈이다. 패티나 너겟용으로 많이 쓰이는 닭가슴살은 비정상적으로 커졌다. 브라질의 대형마트에서 흔히 팔리는 뼈가 붙은 가슴살은 무게가 1㎏에 이른다. 몸무게의 절반이 가슴인 셈이다. 이는 닭의 근육이 가슴 부위에 몰리도록 육계 회사들이 닭의 성장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때문이다. <식량의 종말>을 쓴 미국 저널리스트 폴 로버츠는 “1980년 맥도널드가 ‘치킨 맥너겟’이라고 이름 붙인 메뉴를 개발한 뒤 닭들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스모 선수 체형이 됐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