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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코 업로드본임

 

언젠가 이런 가설을 본 적 있다. 우리가 받아들이는 모든 정보가 다 허구일지도 모른다고. 그저 영양액 속에 담겨진 뇌가 전기자극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면 어떨까 하는 가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세상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그 말을 깊게 받아들이고 회의감에 빠지지는 않는다. 만약 내가 전기자극을 받아들이는 말랑말랑한 신경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면, 스쳐지나가는 인연에 마음쓰지도 못하고, 푸념을 늘어놓지도 못하고, 어쩌면 나는 왜 나일까 하는 고민도 하지 못하겠지. 이 모든 게 허구라면,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이 너무 서글퍼져서, 한 가닥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저 의미없는 파동이 되어버린다. 허무하구나. 오늘도 지나가는 햇빛은 이 모든게 사실임을 속삭이는 것 같다고, 나 혼자만의 착각에 잠시 빠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