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기록 채널

녹슨 쇠 부딪히는 놀이공원

오래된 놀이기구 삐그덕대지만

삐에로만큼은 영원히 웃는다.

낙엽 날리는 벤치만큼은 건재하다.

 

이미 속부터 망가짐을

이들은 알고 있었다.

온기에 굶주린 나머지

한없이 무감각해지고

끝내 스스로 차가워진

너덜너덜한 자아의 깃대

실에 매여버린 의식의 푯대

 

무거운 자물쇠는 알고 있다.

얼마나 많은 흔적들이

이곳을 스쳐지나갔는지.

 

하지만 이제는 쇠해져

더는 닫을 수 없는 것인가.

 

보이지 않는 그림자를 느꼈다.

여느때와 같이

날아가는 나뭇잎에

크게 신경 쓸 이유는 없다.

 

하지만 생각보다 또렷하다.

이는 그를 예의주시한다.

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굳이 드러낼 필요가 없으니.

 

아직 개장할 때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