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기록 채널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날씨는 춥다. 하지만 나는 날씨가 두렵지 않다. 어느순간부터 나는 시간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시간은 내가 생각할 틈 조차 주지않고 나에게 다가온다. 무서운 일이다. 이제는 탁상시계가 무섭다. 정확히 말하자면 탁상시계의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짤깍짤깍. 들리는가? 초침이 움직일 때마다 나는 불안감에 빠진다. 아니, '빠진다'는 표현은 도무지 적절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

 

도대체 뭐가 빠진다는 걸까? 나는 내 책상을 문득 보았다. 여기에도 한가닥. 저기에도 한가닥. 키보드 자판위에도 한가닥이 끼어있다. 방 바닥을 주의깊게 살펴보니 역시 머리카락 몇가닥이 보인다. '정상범주야.' '정상범주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면서 이불속으로 들어간다. 신이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현실을 직시하라고!" 다시 초침소리가 들린다. 짤깍 짤깍. 초침 한번 움직일 때마다 머리털 하나. 눈에 눈물이 고이는 듯 하다.

 

나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수필을 가방에서 꺼내 읽어보려고 한다. 미래세계. 우리의 세계는 끝임없는 진보를 하다가 결국 파국적 결말을 맞이한다고 한다. 나는 생각했다. 세상이 파국적 결말을 말든지 알아서해. 나는 세상에 관심없어. 그런데 그렇게 한번 생각을 해본다면, 나는 세상과 등을 돌린 사람이 될 뿐이다. 이 세계의 일원으로서 세상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 세계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면 어쩌면 나같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일이 올지도 모른다고. 이게 무슨소리인지 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문득 내 친구가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나때는 말이야?' 이런 식의 이야기를 했다가 꼰대 이야기를 들었다고. 그정도로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말이다. 그렇다 시간은 많이 흘렀다. 하지만 내 두피 위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 나이로 생각해볼지언데 너무 이르다. 이건 빗나간 계절현상과도 같다. 마치 한 여름의 산책로에 노란 낙옆이 무성한 것처럼. 나는 이제 꼰대 머머리가 되어가는게 아닐까 싶은것이다.

 

이윽고 나는 간간히 들어가보는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서 아이쇼핑을 한다.

 

'어... 어.....'

 

새로 나온 탈모샴푸라고 한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좋은 성분이 들어가있다고 한다.

 

'그래. 시간은 계속 흐른단말이지. 그렇지만 시간의 한편이 나의 적일 수는 있어도, 다른 한편은 나의 친구일 수 있다고. 그리고 어쩌면 이번에는 다를지도.'

 

나는 주문을 넣었고 왠지 모를 희망감에 살짝 들뜬 채로 미소를 지었다. 그와중에 초침은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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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특정인을 지목하여 적은 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