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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트 연방은 워프를 한 것 치고는 의외로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기껏 해야 거의 수 만명의 현지 이종족들이 워프한 소련의 도시의 방어체계에 인식되어 몰살당한 것이 큰 사고였고, 이는 수 시간 만에 전국에서 투입된 청소 프로토콜에 의해서 일단락되었을 따름이다. 그 이후, 소비에트 연방의 인민들과 안드로이드*철민*들은 각자 이 세계의 상황을 조사하는데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각지의 이종족들은 문명사회라고 하기에는 참으로 작고 약하였기에, 그들이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선제공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 채, 이들의 생태를 드론이나 항공기, 소형 로봇을 통해서 관찰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하루는 외곽 지대의 경비 업무를 관리하던 경비 안드로이드 LKA-2314가 월귤나무를 찾아 흥미를 가지고 열매를 따던 중, 동쪽에서 인간 형태의 존재가 접근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녀는 지금까지 만나온 이종족들과 유사한 존재라 잠시 판단하였으나, 시야에서 점점 그 이방인이 가까워지자 그 인식을 정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이방인은 복식도, 행동양식도, 그리고 가지고 다니는 물품들도 기존과는 상당히 달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