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다의 대주술사 모한다스 찬드라굽타는 지금 꽤나 불만이 많았다. 원래 아무것도 없었으며, 깨달음을 얻지 못한 이들만이 있었을 자리에 고도로 발달된 문명이 갑작스레 나타났기 때문이다.

남쪽의 대바라트국과 북동쪽의 티베트.

둘다 마법과는 다른 기술을 사용하고, 주변으로 그 세를 불려나가고 있기에 이들과 조우하는 것은 시간문제가 분명했다.


“모한다스이시여, 어찌하시겠습니까?”


자신의 성실한 추종자의 물음에 모한다스는 짜증을 억누른채 추종자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추종자는 즉시 머리를 박으며 땅에 엎드려 절했다.


“아수라께서 우리에게 미래를 보여주었으니 우린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될뿐. 저들이 무엇이든 얼마나 발전해있든 모두 깨달음을 얻지 못한 것들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깨달음을 주어야겠지.

아수라께 드릴 제사를 준비해라!”


“예! 모한다스시여!”


이후 아수라의 제단에는 새로운 인간 제물이 올려졌고, 빠르게 의식이 진행되었다. 타국에서 보았다면 끔찍하다며 손사래를 칠법한 모습이었으나,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것은 모두 위대한 아수라의 뜻이었으니.


모한다스는 흑요석 칼에 묻은 피를 닦으며 이곳과 새로 생긴 세력들 사이 지역에 있는 마을에서 잡혀온 소 수인 몇몇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밧줄로 꽁꽁 묶인채 공포에 떨고 있었고, 모한다스는 무표정하게 자신의 손 위에 암흑주술 마법진을 펼쳤다.


“내가 명령한다. 아수라가 내린 공포를 맞이하고, 내게 복종하라.”


그가 소 수인의 머리에 자신의 손을 대자 수인들은 잠깐 동안 눈을 뒤집으며 고통스러워 하더니 금세 눈에 초점을 잃은채 축 늘어졌다.


“네...”


정신지배 마법. 암 특성 마법을 사용하는 이들 중에서도 제일 실력있는 이들만이 시도라도 해볼 수 있고, 그마저도 효율이 심각하게 떨어져 잘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모한다스는 이 극도로 비효율 적인 마법을 아주 손쉽게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여러명에게 사용하였는데도 실패하지 않았다.


“가거라. 가서, 정보를 수집하고, 저들의 틈에 섞여 ‘그날’을 대비하라.”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정신지배 마법에 의해 자아를 잃은 소 수인들은 그 자리에서 사방 흩어져 원래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오랜만에 웃음을 지었고, 그 표정이 뒤에서 흩날리는 깃발과 비슷하여 공포감을 자아내었다.




@게오르기_주코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