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트 동부에 휘몰아치며 부는 뜨거운 바람에 가족들이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한 이들은 어느새 광장으로 끌려나와진 상태였고, 제정신을 차린 이들조차도 우악스러운 손길에 이끌려 집 밖으로 쫒아나와진 상태였습니다.


지옥의 기수들이 와서 모든 마을 사람들을 도심에 몰아넣었고, 거기에는 막대기와 짚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원이 놓여 있었습니다.

고랑을 따라 피로 추정되는 붉은 물이 경계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 꺼림찍했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두려움에 떠는 관객들은 대바라트국의 브라만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수레 뒤쪽에서 포로들을 데려오는 것을 말 없이 불안하게 지켜보았습니다.

배반적인 수인 이종족들, 머리에 동물귀를 단 채로 온몸이 결박되어 몸을 바르르 떠는 이들, 불결하고 비천한 것들, 그들은 제각기 옷을 벗겨진 채로, 두 손을 등 뒤로 묶고 있었습니다.


기수들은 그들의 손을 바퀴살에 고정시키고 그들의 손목을 매달게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비명을 지르고, 어떤 이들은 슬피 울었고, 어떤 이들은 힘없이 꿈틀거렸고, 어떤 이들은 그저 조용히 그들의 운명을 받아들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훌쩍거리고, 눈을 감거나 처량하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울부짖음이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스레 입을 가렸습니다. 


모인 병사들 사이로 긴 탈와르검과 이글거리는 맹화유가 담긴 그릇을 들고, 시바신의 사제복을 입은 브라만 사제가 단상 위로 올라왔습니다.

그는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위치에서, 열띤 목소리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오 시바시여, 파괴와 멸망의 왕자시여! 제가 당신을 가장 거룩한 땅에서 섬기며, 이 땅에 성전을 바칩니다! 내게 힘을 빌려 주시고, 당신께서 바라트의 반역자들을 침묵시키고 불결한 이종족들에게 복수하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영광이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그는 짚단 앞에 무릎을 꿇고, 횃불을 맹화유에 담금으로서 지옥의 분노를 불로 일으켰습니다.

네댓명의 목소리가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지만, 그는 그 지글거리며 끓는 기름을 그들에게 뿌렸습니다.


그들의 머리카락은 시들고, 피부는 검붉게 물집이 잡히며, 눈물은 수증기로 변했습니다. 

괴로운 비명소리와 굴욕적인 외침이 주위의 허공을 수도 없이 찌르며 고통의 불협화음이 그들을 가리켰습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지구상에서 지옥이 끝내 뚜렷이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불과 유황의 연기가 그 구덩이에서 영원토록 올라올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이 주변에는 뭐가 남았지?”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완벽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