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글라체스: 눈의 진군 작전 + 바크릴 지원군

훈: 아군 병력 보존 및 단기결전에 의한 승리

<전개>

 애초에 이 북쪽의 전선은 훈족에게 있어서 상당히 꺼릴 수 밖에 없는 전선이였다. 진군하면서 일용할 양식도 말 그대로 거의 없다시피 하였고, 전투를 함에 있어서 거의 사람 키만한 눈이 있는 한 불 마법을 사용하며 길을 진창으로 만들며 진격하는 것은 기동력을 십분 발휘하는 훈족에게 있어서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였다. 극도로 피로하였던 훈족의 군단은 엄청난 눈이 쌓인 글라체스 근방의 영토를 통해 이열종대로 진격하고 있었다. 쐐기 대형으로 이동하는 것은 엄청난 인력과 마력의 낭비를 의미하였기에.


전초전 - 산발적 손실

 약 오백킬로미터를 걸어 이윽고 훈족의 병사들이 글라체스 국경 가까이에 근접하자, 점점 이들의 시야가 극도로 제한되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눈을 너무 오래 보아 피로하다 생각되었으나, 점점 이 현상이 심해지는 자들이 늘어나고, 급기야는 전열에서 이탈하여 애먼 곳으로 이동하는 자들이나 고립되어 동사하는 자들이 태반이 되었다. 가끔씩 보이는 마을을 보고 훈족의 병사들이 약탈을 위해 광적으로 돌진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집 안의 트랩들로 인해 고드름에 안면이 반으로 쪼개지는 끔찍한 광경이 연출되는 광경이 펼쳐지거나, 아예 가짜 마을 전체가 무너지며 수천명의 훈족 병사들이 거대한 크레바스 속으로 사라지는 등 무시무시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또한 심적으로 매우 타격을 입거나 아예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느끼게 된 훈족 병사들이 귀여운 설원토끼를 보자 다가가 쓰다듬으려는 순간 설원토끼에 의해 작동된 트랩으로 인해 땅 아래로 꺼져 꼬치가 되거나 훈/족이 되는 등의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이러한 와중에 전선을 시찰하러 홀연히 나타난 여왕의 칼날의 어렴풋한 형상을 본 훈족의 부대가 글라체스를 '마녀의 땅'이라고 부르며 공포는 삽시간 안에 퍼져나갔다. 그러자 훈족의 지휘관은 중국의 노예병들을 투입해 불 마법으로 눈을 녹이는 대신 가래와 삽, 없으면 손으로 이를 치울 것을 지시하며 숱한 동사자와 아사자를 내면서 이들은 힘겹게 국경에 다다랐다.


조우전 - 마녀의 땅

 훈족과 노예 병사의 태반이 죽었으나, 이들은 어찌되었건 백광국과 트레센을 함락시켰던 역전의 부대원들이 있었기에 고통스러운 진군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글라체스 국경지대에서 여왕이 투입한 주력부대와 만나자 진정한 공포를 맛볼 수 있었다. 


"홀연히 나타난 하얀 털모자를 쓴 마녀의 형상이 있었다네.

그녀는 참으로 아름다웠지... 온 세상의 희게 보이는데도 그 형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어..

그렇게 채찍질을 맞으며 손을 뻗으며 다가가려고 하는 순간, 옆의 케식이 쓰러졌어.


....네가 아는 그 케식이 맞냐고? 맞아. 그 케식 말이야.

그 무시무시한 케식이, 얼음으로 꽁꽁 싸매인 채 미동도 없이 꼼짝없이 쓰러져 있었지.

그리고 옆의 내 친구가, 또 그 옆의 훈족 병사가....

나는 질겁해 도망쳤지, 생각할 겨를은 없었어. 

나를 빼고 누가 살아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얼음 지옥에서 어떻게 살아났는지도 기억나질 않아.

그나마 그 마녀가 얼핏 말했던 것이 기억나는군... '내가 서있는 곳이 곧 글라체스의 국토다' 라고.."

-백광국 출신 노예 병사의 증언-


...위와 같은 말대로, 그들은 말 그대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동사하는 이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글라체스의 영구동토층을 이루는 토양이 되었을 뿐이였다. 글라체스의 유격전은 완벽한 성공이였다.


 당시 바크릴의 군단은 설원의 유격전에서 드루이드들이 동토의 야생동물들을 동원해 훈족이 동원한 노예 병사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거나, 산개된 마을에서 전사들이 기습 공격을 통해 수많은 훈족의 보급부대를 기습해 전선의 훈족 부대를 굶주리게 만드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이들은 바이킹 특유의 장거리 유격전을 통해서 의외의 지점에서 적을 놀라게 하는데 능하였으며, 기존에 거주하던 캐나다보다도 추운 지역에서 살을 에는 추위를 견뎌내며 싸웠음에도 그들의 본분을 다하였다. 후방의 보급부대들에게 이들은 '두개골 분쇄자'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이는 이들의 육중한 도끼가 보급부대원들의 투구를 쪼개고 두개골에 선명한 흔적을 남기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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