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구일유시(午月九日酉時)에 서초패왕 항적이 제(齊) 출신 노인을 만났다. 그는 손(孫)가의 사막(思邈)으로 제가 위(魏)에게 멸망 당할 때 서초로 넘어와 의관으로 일하며, 명의로 이름을 떨친 이였다. 이번 알현은 그가 전황을 한번에 뒤집을 수 있는 물건을 소개하기 위함이다. 조정에서 손가는 초석(硝石)과 유황(硫黃)을 섞고, 목탄(木炭)을 가(加)하여 거대한 염(炎)과 폭음을 만들었으니, 대소관료들이 놀라 나자빠졌다. 손가는 이것을 활용한다면 외적을 물리칠 수 있으리라 하였으나 패왕이 말하기를,


"그것은 너무나도 사사롭기 그지 없으며, 창과 활에 비할바 되지 못한다."


하니, 대소신료들 또한 이에 찬동하여 손가에게 굴욕을 주고 강하(江夏)성 밖으로 쫓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