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트의 침실의 이사, 인큐버스 '아스모데우스'는 답지 않게 병실 한구석에 누워 골골대고 있었다.


"무슨일이 있었길래 그꼴이야?"


회장 릴리트가 물었다.


"....그...건.... 식고문... 이었습니다..."


"식고문?"


"최고급의... 더할 나위없는 극상의 미식.. 그런데...."


아스모데우스는 초점 없는 흐릿한 눈으로 릴리트의 눈 언저리를 보았다. 정기를 과다 섭취해서, 몸이 반쯤 넝마였다.


"양이..."


아스모데우스는 '밤'을 생각했다. 그가 겪어본 수도 없이 많은 밤들의 수도 없이 많은 여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역으로 '잡아먹었던'그 지독한 여자를 떠올렸다.


늘 공격자의 입장이었던 그가 이제는 입장이 반대가 되어, 그만해달라고 울부짖게 만들었던. 그의 '전장'에서 도망치게 만들었던 그 괴물을.


"너무.. 많았습니다... 버틸 수가..."


그 말을 끝으로 아스모데우스의 의식이 끊어졌다.


그리고 릴리트는 생각했다.


'그년 대체 뭐하는 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