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는 사죄의 의미로 무엇을 가져가시겠소?"


"알레스카."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서스가, 윗몸을 테이블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동무, 알래스카는, 우리 서스의 심장 같은 곳이오. 다른 사람들에게도 다 있는 심장을 우리에게서만 떼어 가서 대체 어쩌자는 것이오?" 


"그럼 남부 네 개 주 내놔."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이요. 두 개도, 세 개도 아니고 왜 네 개란 말이오?"


"네 개." 

 

"강대국일수록 불만이 많은 법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리도 손쉽게 남의 나라를 없애 버리겠습니까? 알래스카와 남부 땅 넷을 잃는 건, 판도에 지장 없는 최남단 한두 개를 잃는 것보다 더 큰 미국의 손실입니다. 당신은 충분히 강합니다. 아직 수복되지 않은 무주지가 태산 같습니다. 나는 자랑스런 미대륙의 주권국으로서, 친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학원도시의 본토 동아시아로 돌아가서, 대동아공영권을 수호하는 일꾼이 돼주십시오. 낯선 미주 땅덩어리 때문에 고생하느니, 그쪽이 당신 개인으로서도 행복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대단히 인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지 마십시오. 잃어버린 친우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아메리카 땅 네 개를 포기하는 경우에, 대동아공영권 건설에 도움을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학원도시는 고개를 쳐들고, 지도 탭에 올라온 1911년 지도를 눌러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할 것이다. 

 

 "땅 내놔."


설득하던 자는, 손에 들었던 연필 꼭지로, 테이블을 툭 치면서, 곁에 앉은 살리에리를 돌아볼 것이다. 살리에리는, 학원도시에게 빼앗긴 외교권을 추스르며, 자기 땅을 감싸려 들겠지.


지도에서, 이제는 보라색이 될 알래스카와 남부의 땅덩이들을 확인하자, 그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


-모스크바대학 문학부 2학년 블라디미르 게초바트르 조나누르예프 학생의 작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