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오후 7시 00분

환상향의 어느 재판소 제 1법정


재판장: 지금부터 환상향에서의 1번째 공식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마리사 검사, 그럼 이제····.


키리사메 마리사(검사): 근데 난 뭘하면 되는 거ZE?


재판장: 아, 이번 요괴 재판이 처음이라고 하였지요. 좋습니다. 전문적으로 하지않아도 되니 우선은 피고인에 대한 간략한 설명부터 해드리면 됩니다.


마리사: 오우! 그거라면 나한테 맡기라고! 우선, 저녀석은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척)


재판장: 그건 인물 설명입니다, 마리사 양. 어떻게 피고인이 이 재판에 서게 되었는지 상황 설명 부탁드립니다.


마리사: 그거라면 간단하지! 레이무의 새전함을 부숴버린 범인이 현재 플랑이라고 지목당하고 있다ZE! 그치, 레이무!


하쿠레이 레이무(변호사): 맞아. 분명히 내 촉과 주위상황이 저 악랄한 녀석, 플랑을 가리키고 있어!

플랑드르 스칼렛(피고인): 뭔지 몰라도 이런 분위기, 난생 처음이야~! 어서 재판인지 뭔지부터 시작해줘~!


레이무: 뻔뻔한 박쥐 자식····.


재판장: 그럼 레이무 변호인, 그럼 시작해주십시오.


레이무: 우선 저녀석이 먼저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확실한 증인들을 불러놓고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증인, 나와주시죠.

야쿠모 유카리(증인): 어머, 레이무. 인간들이 입는다던 정장을 착용하고 지금 무슨 놀이를 하고 있는 거니? 혹시 그거 코스프레니, 호호.


레이무: 됐고, 증인. 당장 저 버릇없는 녀석의 실상을 거짓없이···· 가 아니라 먼저 자기소개 하고 증언해줘.


유카리: 꼭 그래야 되니? 다 아는 사인데?


레이무: 몰라, 여기 적혀있는 거보면 그러라는데?


유카리: 그럼, 제 이름은 야쿠모 유카리. 경계를 다루는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고 어엿한 여성이며, 나이는····· 미녀의 비밀? (웃음) 언제나 레이무 곁을 지켜보고 있죠. 이정도면 되나?



[증언 개시]



레이무: 증인, 당신은 언제부터 저희 신사에 머물고 계셨나요?


유카리: 대결계가 생긴 이래로부터 쭉 보고 있었으니 꽤 오래있었지? 난 경계를 다루는 요괴니까 말이야.


레이무: 그럼 증인은 언제나 저희 신사를 보고있으셨단 거네요. 그렇죠?


유카리: 그렇지. 결계를 쭉 둘러보면서 너희 신사 쪽은 꼭 거쳐가니까. 당연히.


레이무: 증인. 그 말이 사실이라면 어젯밤, 저희 신사에서 의문의 폭발음이 났다고 하였습니다. 그당시 저는 자고 있었고 당신은 밤에도 이 곳을 둘렀다고 하였습니다. 틀림 없지요?


유카리: 응, 너네 신사에 맛있는 간식이나 몰래···· 아니 밤에 둘러보고 있었어. 호호.


레이무: 그건 나중에 따로 말하기로 하고, 증인. 그러면 폭발 당시 1시간 전 쯤, 누군가 신사에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셨다고 했습니다. 맞으십니까?


유카리: 어두워서 잘 안보였지만 작고 등에서 색색깔 반짝이는 무언가가 신사 계단을 오르길래 가까이 다가가려다가 너네 신사에서 마실거리가 더 신경쓰··· 가 아니라, 그냥 너보고 싶어서 찾아갔—


레이무: 됐고, 확실히 그 실루엣이 맞습니까 안 맞습니까? 그거만 얘기해주십시오.


유카리: 틀림없지. 내가 네 냉장고를 뒤지다가 맨뒤에 푸딩을 발견하고 슬쩍한 것까지도 기억하는데 당연히···· 어머.


레이무: 설마 그거, 네가 먹었냐····? 내가 바깥세계에서 얻어와서 아껴놓은····.


유카리: 아참, 깜빡하고 란에게 간식 주는 걸 잊어먹고 있었네. 어쨌든 다 끝났지? 그럼 난 이만.


레이무: 얌마! 어딜 토껴! 네가 언제부터 애완동물을 관리했다고!


유카리: 그럼, 바빠서 이만, 후후. [증인은 도망쳤다]


레이무: ·····.


마리사: 그냥 가버렸는데?


재판장: 그럼 변호측 발언은 끝난건가요? 변호인.


레이무: ······아니요. 아직 증인 한명이 더 남아있습니다. 그럼 이제 두 번째 증인, 들어오십시오.


홍 메이링(증인): 확실히 해두겠는데, 난 널 도우려고 온 게 아니다, 레이무! 네가 아가씨께 모진 해코지를 할까 봐 따라온 거라고!


레이무: 그러면서 내 쪽에 증인으로 잘도 서주셨네.


재판장: 거기 증인, 혹시나 물어보는 거지만 정말로 증인으로 오신 거 맞으십니까?


메이링: 흠, 그냥 여기서 한번 확실히 알리바이만 제시하면 플랑드르 아가씨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어쩌다 오게 됐어. 어쨌든 그 약속 지키라고!


마리사: 엥? 천하에 깡패 레이무가 그런 속보이는 선약을 했다고?


레이무: 그래. 무력을 행사하지 않는 대신, 평화롭고 정당하게 재판을 열게 된거지. 잘되면 괜한 다툼없이 사유재산만 책임지면 되니 양쪽에서 이득이라고.


마리사: (한마디로 돈이 우선인 거지, 레이무)


레이무: 자 그러면 자기소개하고 시작하라고. 혹시 맘에 안들게 밝히면 가만 안둬~? (팍)


메이링: 음;; 어쨌든 제 이름은 홍 메이링. 홍마관의 대문을 지키는 문지기로서 언제나 하루도 빠짐없이 출입을 통제하는 성실한 문지기니, 내 말엔 어떠한 거짓도 없다고!



[증언 개시]



레이무: 그러면 증인, 어젯밤부터 무엇을 하고계셨는지 알리바이를 제시해주시죠.


메이링: 어젯밤부터 저는 꼬박 밤을 새서 열심히 홍마관의 출입을 감시하고 있었어. 이렇게 성실한 문지기는 세상천지 없을 걸?


레이무: 잠깐! 그 말 사실입니까? 꼬박 밤 샜다는 사실이.


메이링: 뭐, 내 말 못 믿는 거야? 당연히 문을 지키는 내가 게을리 할리가 없잖아.


레이무: 그러면 내가 하나만 질문 할게. 오늘, 나 홍마관에 들어갔다 왔거든. 플랑 좀 만날려고.


메이링: 무슨 소리야. 분명 내가 확실히 문 앞에서 막아섰는데. 그런 뚱딴지 같은 소리를.


레이무: 그거 볼 일 다 보고 나서 나갈 때 만난 거야. 그것도 내가 깨워서. 안 그러면 너희들을 이 재판소로 불러들일 수 조차 없어겠지.


메이링: ······그럴리가, 그럴리가 없는데?? (당황)


레밀리아 스칼렛(보호자): 어쩐지 무녀가 쉽게 들어왔다 했더니. 너 나중에 돌아가서 보자, 메이링.


메이링: 오, 오해이십니다. 아가씨;;


레이무: 재판 다 끝나고 나서 알아서들 얘기하도록 하고, 확실히 밤 새서 지켰어?


메이링: 음······ 사실은 11시 정도부터 눈을 붙이기는 했는데 ······.


메이링: 그, 그래도 12시 정각에는 꼭 일어난다고! 12시에는 모두들 깨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떠서 문을 지키지. 이번 건 확실하다고!


레이무: (어떻게 낮잠을 자고도 밤에도 또 자냐) 알겠어. 그 이후로는 계속 깨어있었다는 거 확실하지.


메이링: 물론이지! 그리고 아가씨는 확실히 외출은 하지 않으셨다고! 이제, 그만 자리로 돌아가도 되는 거지? 도저히 여기에 못 서있겠어····.


레이무: 친애하는 재판장 님. 방금 들으신 바와 같이 플랑이 범인이라는 확실한 증언들이 나왔습니다. 하나는 유카리가 목격한 범인의 실루엣과, 또 하나는 방금 전 증언한 메이링의 근무 중 숙면 시간. 이들을 종합해보면 전개는 이렇습니다.


레이무: 어젯밤 11시에서 12시경 사이 홍마관 저택에서 (잠든) 문지기의 눈을 피해 몰래 빠져나와, 저희 하쿠레이 신사의 계단을 올라가 제가 잠든 틈을 타, 어떤 용서받지 못할 이유로 새전함을 파괴.


레이무: 때마침 주위에 폭발음을 들은 지인들의 의견을 따르면 사건 추정 시간 12시 정도로 유추한 게 얼추 들어맞고, 무엇보다 그 당시 목격됐다던 인물의 특징과 능력을 고려했을 때, 바로 저자식···· 아니 피고인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마리사: 오오.


레이무: 어떻습니까, 재판장 님. 이정도면 이미 다 끝난 승부 아니겠습니까. 자, 어서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려서 재물 손괴 보상금을 왕창····!


재판장: 흐음, 그 얘기엔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고 듭니다만, 어디까지나 변호인 개인의 심증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레이무: 하하······ 예?? 예, 뭐, 그렇긴 한데. 이러면 안되나요;;


재판장: 안되는 건 아닙니다. 허나, 여기는 법정이고 눈으로 확인될 만한 그에 뒷받침되는 확실한 물증이 없다면, 아무리 타당한 심증이라도 판결을 내릴수 없습니다.


레이무: (여, 여기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어쩌지····!!)


재판장: 변호인, 혹시 증거물로 제출할 물건을 갖고 오시지 않았습니까?


레이무: 에, 증거물이요? 그런 게···· (뒤적뒤적) 아, 이거 밖에 없는데. (탁)


재판장: 오, 그 작은 주머니는 뭐죠?


레이무: 이건 부서진 새전함에서 담아온 동전과 지폐들인데, 일부분만 재가 되고 찢어진 게 버리기도 아까워서 마지못해 스이카에게 시켜서 주머니에 넣어놓은 겁니다ㅠㅠ


재판장: 그, 그렇군요. 설마 안에 보이는 가루들도 부서진 파편의 일부분인 건가요.


레이무: 예···· 보이시죠. 여기 반짝거리는 동전 가루 일부분이, 다 담아내기 힘들어서 흙까지 퍼낸······ 저 빌어먹을 박쥐 자식 때문에! (빠직)


마리사: (확실히 중증이네)


재판장: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증거물로 제출하고 발언을 마치시겠습니까?


레이무: 예. 어차피 이거 밖에 없으니까, 증거물로 제출하겠습니다.



[증거물 ≪작은 주머니≫를 법정 기록에 추가했다]



재판장: 이것으로 변호측 발언은 이만 마치도록 하고, 바로 검찰측 발언으로—


마리사: 저기, 딱히 할 말은 없는데 바로 플랑, 아니 피고인을 부르면 안될까?


재판장: 그러도록 하죠. 그럼 피고인, 앞으로 나와주시죠.

플랑: 심심해서 죽을 뻔했어. 뭐야, 재판이란 거 시시하고 따분해! 그냥 나가서 놀면 안돼?


레이무: 나가 노는 건 상관없는데, 그 전에 금전 피해는 보상해주고 가야지? (빠직)


재판장: 마리사 검사. 검찰측 발언을 계속하시겠습니까?


마리사: 아니, 그냥 레이무에게 발언권 넘겨줘. 솔직히 말해서 그냥 관전하는 느낌으로 온 거거든. 역할이 부족하다고 해서.


재판장: 그, 그러시군요. 그럼 검찰측 발언은 넘기고 바로 변호측 발언 시작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준비되셨습니까, 변호인?


레이무: 네! (어떻게든 추궁해서라도 돈은 꼭 받아내고야 말겠어!)



[심문 개시]



플랑: 그러니까 어젯밤에 뭘했는지 말하면 되는 거지? 그때 난 말이지····.


플랑: 하루종일 곰돌이하고 같이 잠을 자고 있었


레이무: 잠깐! 하루종일 자고있었다니, 시작부터 모순된 말을 지껄이는 군.


마리사: 어째서?


레이무: 마리사, 설마 까먹은 거야. 홍마관에 살고있는 저녀석은 흡혈귀라고. 낮엔 그렇다쳐도 밤에는 꼭 활동한다는 흡혈귀가, 하루종일 잠만 자다니. 무슨 문지기도 아니고, 나참.


마리사: 아아, 듣고보니 그러네.


메이링: 나라도 하루종일 잠만 자지 않거든! (버럭)


플랑: 우, 말은 끝까지 들으라고. 하루종일 잠을 자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12시 정각에 딱 사쿠야가 깨우러 와줘서 일어나고 말았다구!


재판장: 그러면 계속 진행해주시죠.


플랑: 그리고 말이지. 플랑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곰돌이하고 놀았어. 한마디로 방에서 나가지 않았


레이무: 잠깐! 네가 그때동안 방 안에만 있었다고 어떻게 입증할 수 있지?


플랑: 그거야, 사쿠야가 자꾸 찾아와서 간식하고 차를 갖다줘서 나갈래야 나갈수가 없었거든. 그때 마카롱이란 간식, 정말 맛있었는데~


이자요이 사쿠야(메이드): 맞습니다. 아가씨는 다음날 해가 다시 떠오를 때 동안은 단 한발자국도 방에서 나오시지 않았습니다. 확실합니다.


레이무: ····그렇다면 반대로, 사쿠야가 널 깨우러 오기 전에 네가 그동안 자고 있었다고 어떻게 입증할 수 있지?


플랑: 응······ 그건.


사쿠야: 밤 12시 정각에 아가씨를 깨우러 갔을 때는 분명 주무시고 계셨—


레이무: 그야 자는 척 연기를 했을지도 모르지. 아마 모두가 자고 있어서 증명이 어려운가 보네. 안 그래?


플랑: 아니야! 적어도 플랑은 창가에 보인 달은 똑똑히 봤다구!


레이무: ····달? 무슨 달?


플랑: 하얗고 동그랗게 빛나는 예쁜 달! 사실 플랑은 그 예쁜 달에 반해서 일부러 방에서 나오지 않은 거라고.


레이무: 잠깐! 그게 네가 자고 있었다는 것과 무슨 상관이지?


플랑: 그러고보니, 아무 상관없나? 데☆헷~


레이무: (빠직) 이게 어디서 수작이야. 맞고 싶어서 환장했나. 똑바로 말 못해!


플랑: 우움, 참. 그러고보니 달밤에 말이지. 달에 비



레이무: 응?


마리사: 아니, 어쩌다 타이밍이 이렇게 됐네, 미안. 그런데 이렇게까지 쏘아붙여야 하는 거야? 쫌 살벌해서.


재판장: 상대방에게 추궁 함으로써 대화 도중에 생기는 모순이나 오류를 찾아내어 정확히 지적을 하여 사건을 자연스레 풀어나가는 작업이지만, 어찌 보다보니 협박 비슷한 분위기로 가는 것 같군요. 그것도 어린 아이에게···.


레이무: 이의 있습니다! 저자···· 아니 피고인은 흡혈귀라는 몇 백 년 묵은 요괴입니다.


재판장: 아···· 그렇군요.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어쨌든 변호인, 현재로 봤을 때 단서로 나올만한 건 크게 눈에 띄지 않고, 진전도 없어보이는데, 그래도 계속 이어나가시겠습니까?


레이무: (확실히 별로 건진 게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플랑: 플랑 이제 말 안할거다, 뭐. 싫증났어, 흥!


레이무: 엥? 너 방금 뭐라고 했냐?


마리사: 아, 이게 그 뭐라고 하던데. 묵, 묵, 묵찌권···· 이였나?


재판장: 묵비권입니다, 마리사 양. 물론 피고인이라도 묵비권 행사는 가능하니, 이것으로 심문을 마쳐야 되겠군요.


레이무: 예??? 잠깐만요! 그런 법이 어디····!


재판장: 자, 변호인. 마저 발언을 해주십시오. 더이상에 발언이 없으시다면 이쯤에서 판결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레이무: 아, 안돼····! (아직 발견한 것도 하나 없는데!) 이를 어쩌지···!!


코마노 아운(조수): 무녀 님····.


레이무: (아니지. 여기서 포기한다면 어떤 이변과 고난이든 극복해온 해결사의 위상과 무엇보다 보상금도 이대로 물거품이 돼버려!)


레이무: (그래, 여기서 망상인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야. 분명히 무언가 놓치고 넘어가는 오류가 있을 거야!)


레이무: (떠올려라! 지금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보상금 무산, 새전함 파손, 질나쁜 흡혈귀, 증거물로 낸 주머니, 신사 그리고 달···· 달······)


레이무: (!)


레이무: 어쩌면···· 혹시···· 그럴수도······!


아운: 그러면 무녀 님. 그럼 우리 이제부터 뭐하고 밥해먹고 살아요. 설마 우리 동냥하면서 간신히 끼니를 때워야만 하는 건가요ㅠㅠ


레이무: 됐고, 너에게 부탁할 게 있다. 어디 갔다올 데가 있어.


아운: 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레이무: 그건—


•••


재판장: 더이상의 발언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만 최종 판결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마리사: 벌써 끝난 거야? 뭔가 아쉽네.


플랑: 뭐야, 정말 시시하잖아~ 재판이라고 별거 없었네~


재판장: 의문의 새전함 파손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꼽힌 피고 플랑드르 스칼렛의 증거 부실과, 변호인의 불충분한 증언 등으로 인하여


재판장: 현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합




레이무: 친애하는 재판장 님. 이번 사건의 진실, 알아냈습니다!


재판장: 예?! 그게 정말인가요, 레이무 변호인?! (깜짝)


마리사: 진짜야, 레이무?! (화들짝)


레이무: 그래, 얼추. 특히나 피고인이 스스로 자처한 실수, 그것도 아주 꼴좋은 모순 하나를 모르고 지나칠 뻔했거든. 지금 이 자리에서 밝히도록 하겠어.


레이무: (이순간에 내 모든 걸 건다!)



[추리 개시]



플랑: 뭐야, 내가 분명히 너하곤 말 안하다고 했을 텐데, 흥!


레이무: 그럼 내가 하는 질문에나 맞는지 아닌지만 얘기해. 피고인, 너는 확실히 단 한번도 저택 밖으로,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했어.


플랑: ····응. 맞는데?


레이무: 그랬던 이유를 사쿠야의 간식과 또 달을 보기 위해서라는 근거로 모두에게 내세웠지. 여기까지 내가 뭐 틀린 말했냐?


플랑: 아니, 맞아. 그런데 그게 어쨌다고?


레이무: 무르군! 뭐가 맞아, 이 멍청아.


플랑: ????


레이무: 아직도 모르나 본데, 넌 분명 뜬금없이 이런 말을 내게 했었지.


******

플랑: 하얗고 동그랗게 빛나는 예쁜 달! 사실 플랑은 그 예쁜 달에 반해서 일부러 방에서 나오지 않은 거라고.


******


플랑: 에? 그게 뭐? (갸웃)


레이무: 이건 이미 오래전 이야기지만, 너희 홍마관에서 일으킨 괴사건, 세간에서는 모두들 「홍무이변(紅霧異變)」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뭔지 너도 알지, 마리사?


마리사: 당근 알지. 환상향이 온통 안개로 뒤덮힌 사건 말하는 거 아냐. 그때 정말 난리도 아니었는데. 현재 그 장본인은 저기 뒤에 계시고.


레이무: 그래. 그때 난 사건을 해결한 입장으로서, 그 사건을 계기로 홍마관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아갔지. 안개 호수의 안개에 휩싸인 곳에 외딴 저택, 홍마관이 있지. 이런데도 모르겠냐?


플랑: 응. 전혀 모르겠는데?


마리사: 아, 뭔지 대충 알 것 같아.


레이무: 대충 눈치들 챈 것 같군. 맞아. 바로 이 이야기의 핵심은 「안개」야. 난 오늘 널 만나기 위해, 너희 저택으로 직접 찾아갔지. 그때 찾아가는 게 꽤나 고역이였거든. 주변에 부쩍 안개가 많이 끼어있어서 말이지.


레이무: 레밀리아, 당주인 너도 어젯밤 바깥 상태 정도는 봤을 테지. 그때 안개도 많이 끼어 있었어?


레밀리아: 응, 요번 주는 유독 안개가 많이 끼어서 시간되면 없애버릴까도 생각했는데, 귀찮아서 놨두고 있었어.


레이무: 그럼 달은 안 보였겠네. 안개로 가득 차있었으니까.


레밀리아: 아니야. 달은 보였어. 그저 달빛만 재대로 들어오고 형체는 흐릿하게 보였지만····.


레이무: 들었지, 피고인? 이런데도 전혀 이상함을 못 느꼈다고?


플랑: ······.


레이무: 넌 분명 달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었어. 「하얗고」 또 「동그랗다」. 분명 밤에 자다 일어나서 본 달은 안개로 뒤덮힌 저택 안 일텐데도, 모습도 제대로 안보였을 그 저택 안에서 그리도 생생히 묘사할 수 있지? 


레이무: 그냥 달이라고 언급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형태 묘사를 자세히 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그 보이지도 않을 안개 속에서 어떻게 ‘보름달’이란 걸 알 수 있었을까?

플랑: ······그건 말이지. 그냥 찍은 거야! 왠지 형태가 그래보여서 말이지, 헤헤헤. 설마 그런걸로 날 범인으로 몰려고?


레이무: 아니, 너라면 그런걸로 충분히 시치미 땔 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지. 그래서 이번에는 재판장 님이 지적하신 심증이 아닌, 물증으로 증명해 보이겠어.


재판장: 물증이라니, 설마 그 증거물로 제출한 그 주머니 말씀하시는 건가요?


레이무: 예, 맞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좀 있으면 올 때가 됐는—


아운: 무녀님~! 무사히 갖고 왔습니다! 아, 이거 먼저 드릴게요, 여기요!


레이무: 고마워.


아운: 그러면 저는 옆에서 스이카 씨하고 바로 시키신 일 빨리 끝내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휙휙)


이부키 스이카(조수2): 아니, 도대체 왜 난····. (긁적긁적)


재판장: 오, 그 소녀들이 갖고온 큰 봉투들도 궁금하긴 하지만, 손에 들고계신 그거는····.


레이무: 예, 이건 린노스케가 운영하는 향림당에서 방금 돈으로 구매해온 「자석」이라는 도구인데, 예전에 본 게 생각나서 구매했지만 전부 이 사건때문에 돈을 질렀으니, 따로 받을 보상금에 추가로 넣을 생각입니다.


마리사: 레이무, 넌 정말 돈에는 무척 계산적이구나. 그건 그렇고 그 자석이란 도구로 뭘 어쩌려고. 무기로 사용하기엔 별로인 것 같은데?

플랑: 설마 고작 그런걸로 날 협박하려고 한다면, 그 들고있는 손목 채로····· 아니야. 플랑은 아무 말도 안했어, 후후.


레이무: 만약 이번 증거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바로 요괴 퇴치 들어가야지.


재판장: 정숙해주십시오. 변호인;;


마리사: 너 분명 무력을 행사하지 않고, 평화롭게 어쩌고저쩌고 한다고 하지 않았냐. 그 약속을 깨버리려고?


레이무: 그만큼 이번 건 자신 있다는 뜻이잖아. 아무튼 눈 크게 뜨고 잘 보라고. 이렇게 주머니에 있는 것들을 쏟아붓고, 이렇게 자석으로 쓸어주면······ (쓱쓱) 역시나, 내 추측이 맞았어!


재판장: 저기, 변호인? 뭘 하려는 건지 알고는 있었지만 무슨 목적으로 하신 거죠···?


레이무: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봐봐요. 자석에 아무것도 안 붙은 거 보이시죠?


재판장: 예, 그렇긴 한데···· 대체 무슨 목적으로.


레이무: 이래도 모르시겠어요, 재판장 님. 자석에 안 붙는다는 건 이 가루가 동전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걸 말해요. 전에 린노스케가 동전을 붙이는 거보고 번뜩 떠올랐죠!


마리사: 오, 뭔지 몰라도 대단해보인DA☆ZE!


재판장: 모든 동전이 자석에 붙는 건 아니지만····. 음, 근데 보다보니 약간 이상한 점이 보이는 군요. 거기 검게 그을린 동전들에 비해 유독 빛이 나는 군요. 몇몇 보이는 알갱이들이.


레이무: 눈썰미가 있으시네요. 맞아요. 그럼 여기서 질문 드려보죠. 재판장 님은 이 반짝거리는 알갱이들의 정체가 뭘 거 같나요?


재판장: 예? 글쎄요. 자석에 붙지 않고 반짝이는 거라면······ 유리? 아님 광물같은 것일까요? 보석 같은.


레이무: 이런, 벌써 답이 나온 것 같은데요?


마리사: 뭐야, 레이무! 언제부터 니네 새전함이 보석도 새전으로 취급했던 거야??


레이무: 으이구, 그런게 아니잖아. 여하튼 이 알갱이들을 자세히 보면 크기가 제각각인 게 뭔가에 부서져 나온 게 틀림없죠.


레이무: 그리고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차이점이 있는데, 그건—



찾았다!



마리사: 응? 찾았다니, 뭘?


아운: 무녀 님이 시키신 대로 찾았어요! 물론 막 하나 발견했지만요.


스이카: 난 벌써 2-3개 찾았는데 말이지, 훗.


아운: 앗!


레이무: 아니, 이정도면 충분해. 판도를 뒤집는데 있어서.


재판장: ??? 아까부터 소녀들이 봉투들을 뒤적이고 있던데, 뭔가를 발견하기라도 한 건가요?


레이무: 친애하는 재판장 님. 방금 발견한 이것들을 즉시 증거물로 제출합니다!



[증거물 ≪부서진 조각≫을 법정 기록에 추가했다]



재판장: 조각? 그것도····.


마리사: 빛나는— 아.


플랑: (!)


레이무: 그렇습니다. 방금 보여드린 반짝이는 알갱이들의 정체는 바로, 이 「보석」의 파편에서 나온 겁니다.


재판장: 보석이라니, 진짜였군요! 그렇지만 그게 어쨌다는 거죠, 변호인?


레이무: 이건 방금 전 봉투, 그것도 신사 외곽을 청소하고 담아논 쓰레기 봉투에서 나온 조각들입니다. 이렇듯 저희 신사 주변 어딘가에 보석 파편이 널부러져 있었다는 겁니다.


마리사: 보석이? 어째서 니네 신사에 보석이 떨어져 있던 건데??


레이무: 후우, 그런 건 뻔뻔하게 보석을 갖고 다니는 녀석한테나 물어보지. (척)


마리사: 응? ······플라···· (!!!)


레이무: 정확히는 보석을 「달고」 다니는 녀석한테 말이지.

플랑: ······후후. 


플랑: 설마, 플랑 날개에 달린 거 보고 말하는 거야? 푸··· 푸하하하! 바보 아니야, 너? 그렇게 큰 조각이 대체 어느 보석에서 떨어져 나온 건데?


레이무: 그야 녹색이니, 녹색 보석에서 나왔겠지?

플랑: 푸흡, 암만봐도 플랑의 보석은 멀쩡한데. 이상하네~?


레이무: 그렇겠지. 세상에 어떤 바보가 흔적을 그대로 남기고 다니겠냐. 당연히 지우거나, 새로 「교체」하겠지. 너 같은 경우는 후자겠지만.


플랑: 플랑은 아무것도 몰라~ 후후후~


레이무: 지금 너는, 운좋게 이 상황을 피해갔다고 생각하겠지만, 넌 딱 2가지를 착각하고 있어.


레이무: 하나는 언제부터 이 조각의 원본을 찾으려고 했고, 또하나는 언제 오직 이 조각들만 있다고 했지?


플랑: ···뭐?


레이무: 물론 네 눈에 보이는 조각들은 하늘색과 녹색이겠지만, 과연 어떨까? 마리사, 이거 한번 자세히 확인해봐.


마리사: 아까 그 알갱이잖아? 이걸 보라고····? 흐음. (빤히)


레이무: 자, 보이는대로 색을 쭉 읊어줘. 하나씩.


마리사: 응. 노란색, 하늘색, 주황색? 녹색····.


레이무: 이래도 정녕 모르겠다고?


재판장: 오, 전부 피고인의 보석과 일치하는 군요!


레이무: 그렇습니다. 알갱이를 자세히 관찰해보면 각각의 색상이 다릅니다. 그리고 하나씩 대조해보면 피고인의 것과 똑같죠.


레이무: 아무리 우연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피고인의 것과 정확하게 일치할 수 있을까요?

플랑: 으으, 너무해! 플랑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자꾸자꾸 플랑으로 몰아가다니···· 나빠나빠! 확실히 나라는 보장도 없잖아!!


레이무: 굳이 따지자면 이로써 네 날개만 확인했어도 이미 결탁난 승부였겠지.


마리사: 그게 무슨 소리야? 쟤 보석은 이미 교체됐다며?


레이무: 글쎄. 사쿠야, 네게 하나만 물어보자. 혹시 어젯밤에 플랑을 깨울 당시 특이사항 같은 거 없었어? 평소와는 다른, 사소한 거라도 좋고.


사쿠야: 특이사항은 모르겠지만 기억에 남는 건···· 아. 아가씨께서 왠일로 깨시자 마자 혼자서 식사전에 목욕을 하시겠다고 하여, 나름 기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다른 분들도 깨우러 방에 나설 때까지도 누워계셨지만, 잠시후엔 스스로 다하셨죠. 내심 기뻤습니다.


레이무: 바로 그거네. 딱봐도 그거 시간 벌려고 한 수작이잖아. 사쿠야 네가 나갈 때까지 누워있던 건 부서진 보석을 감추기 위해서였고, 네가 나가고 나서 바로 보석을 갈아 교체했을 거다. 물론 보이는 부분만.


레이무: 왜냐면 자꾸만 사쿠야가 찾아와서 일일이 확인해가며 교체하는 건 무리였을지 몰라도 그것보단, 네 수준이 딱 거기까지니까. 눈에 보이는 것만 가리면 그만인 것 마냥, 너하고 대화하면서 적나라하게 느껴졌거든. 아까부터 조용한 걸 보니, 정말로 「일부분」만 교체한 모양이군. 이거야 원.

플랑: ····.


레이무: 알갱이의 색을 유추한 순간부터 여러가지 사실들을 알 수 있지. 색상들을 대조해보면 바깥 위주의 보석들로 떨어져 나갔고 이와 동시에 외부 작용을 받았음을 추측할 수 있지. 또 이런 큰 조각들이 이정도 밖에 없다는 건 대략 한두 개는 제외하고 나머진 살짝 금이 갔거나 부서진 수준으로 그쳤겠지.


레이무: 사건의 전개는 이랬을 거다. 어젯밤 11시부터 12시 사이에 호기심이든, 뭐든 (곯아떨어진) 문지기를 넘어서 밖으로 빠져 나온 피고인은 우리 하쿠레이 신사로 올 동안 떠있는 보름달을 본 것이고, 그렇게 신사에 도착한 넌, 계단을 올라가서 새전함을 부쉈지만, 도중에 멍청한 실수로 지 보석까지 파괴하여 흔적을 남긴채 달밤에 유유히 사라졌다


레이무: ······고 정리할 수 있겠지. 후우. 이번 사건의 범인은, 바로 너다!



플랑: ····!!!!


아운: 우와! 대단해요, 무녀 님!


유카리: 오호, 그렇게 된 거구나. (쏙)


메이링: 아가씨가 정말로 그러셨다고····?


사쿠야: 아가씨····.


레밀리아: 흠····.


재판장: 오오, 훌륭하군요, 레이무 변호인!


레이무: 자, 이제 날개를 확인해 보실까! 만일 금이 하나라도 안 나있다면 특별히 넘어가주지. 당연한 거지만, 매일 집에만 쳐박힌 폐인 주제에 보석에 금이 갈 일이 있기야 하겠어. 안 그래?


플랑: ······


레이무: 그러니 순순히 인정하고, 이 지긋지긋한 재판을 끝내주도록 하—


플랑: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마리사: !?


레이무: 이제야 본 모습을 드러내시는 군. 이 악덕 박쥐 자식. (째릿)


플랑: 재밌어~! 이렇게도 날 몰아세우다니~!! 즐거워~ 즐겁다고~!! 꺄하하하하~~!!!


레이무: 실성해봤자 소용없어. 어차피 그런 건 너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테니까. 허튼 수작부리지 않는 게 좋을걸?


플랑: 근데~ 그런데 말이야~ 궁금하지 않아~~? 어째서 너희 새전함이 콰과광 폭발했는지~~ 벌써 이것도 알고 있을려나~?


레이무: 뭐야, 당연히 네가 파괴시켜서····. (그러고보니 동기가 무엇인지는 파악하지 못했네. 솔직히 돈만 받아낼 수 있으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플랑: 그런데 확실한 건 말이지~ 플랑이 몰래 들린 건 맞지만, 그거는 플랑이 그런 거 아니야~~ 플랑은 갔지만 아무것도 건들지 않았다구~? 야~하하하핫~~!!!


레이무: 뭐? 실성해서 머리까지 돌아버린 거—


아운: 아! 그러고보니 무녀 님. 실은 향림당의 린노스케 님께서 무녀 님께 전해달라고 한 쪽지가 있었는데요. 자, 여기요! (쓱)


레이무: 쪽지라고····? 왠 난데없이 쪽지···? 어디보자.


그냥 심심해서 한 것 뿐이니까

대충 서비스 차원이라고 받아들여.

물어보니까 그 큼지막한 쓰레기 봉투 안에

보석 조각들이 들어있다고 해서

뭔 소린지 궁금해서 한번 흥미삼아 쭉 훑어봤는데 

별 가치없는 보석 조각하고 난데없이

우리 상점에서 판매하는 폭약이 묻어있더라고?

왜 우리 가게 폭약이 들어있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미심쩍어서 이렇게 쪽지로 써서 보내본다.

혹시나 불량품 때문에 멋대로 폭파한 거면

꼭 AS 받으러 와. 그럼 이만.


— 향림당 주인 백


레이무: ····폭약? (잠깐만 그러고보니 이상하네? 정말 플랑이 단순히 부순 거라면 어째서 종이가 재가 되어 있고, 동전이 검게 그을려 있던 걸까?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아운: 어라? 쪽지에서 뭔가 떨어졌는데요, 무녀 님?


레이무: 어? 그래? ······이건 또 대체 뭐길래····(!) 이, 이게 뭐야····!?


마리사: 자자, 어찌됐든 이제 재판은 얼추 다 끝나가는 듯 하니, 난 이만 볼일 보러 이만····.


레이무: 얌마. 너 거기 서.


마리사: ······왜? 혹시 내게 볼 일이라도 있는 걸까나, 하하.


레이무: 바른대로 말해봐, 플랑. 너 그러면 새전함이 박살나고 그 다음에 뭐했는데?


플랑: 플랑은 말이지~~ 갑자기 콰광하고 쿵해서~ 대굴대굴하다가 말이지~~ 그리고~~



“그때 마리사 언니가 날 붙잡고 슝하고 데려다 줬거든~~!!”



[사건의 전말]



플랑: 후와! 여러번 시도 끝에 플랑, 드디어 저택에서 해방됐다! 자유의 몸이다~!


플랑: 그럼, 홀로 탈출 기념으로 어디를 가보면 좋을까, 우움. 그러나 저러나, 달이 참 아름답다. 동글동글~ 어?


플랑: 저기 날아가는 달 그림자는 뭐지? (갸웃)


•••


(슈우웅)


마리사: 후후. 레이무 자식, 이때쯤이면 쿨쿨 꿈나라에 가있겠지? 좋았어. 오늘도 힘차게 도둑질을 하러 가실까. 하쿠레이 신사에 꽤나 좋은 걸 발견했거든. 냉장고에도 뭔가 좋은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마리사: 레이무 그자식은 게으르니까 물건 한 두 개 없어졌다고, 바로 눈치채지 못할거다ZE! 좋아. 저 나무에 가볍게 착지하자.


마리사: 욧샤! 됐다. 이제 숨어서 주변 좀 살펴보고 천천히 들어가볼······ 응? 저건 뭐지?


•••


플랑: 어라? 분명 이쪽으로 날아가는 것 같았는데? 웅, 잘못 본 건가? 그런데 여기 언젠가 와본 적이 있는데····? 어디더라? (터벅터벅)


마리사: 뭐야, 쟤 플랑···· 아닌가? 이 시간에 신사에 왠일이지? 그보다 쟤가 혼자 돌아다니는 모습은 난생처음 보는 것 같은데, 뭐지? 근데 쟤 지금 뭐하려는 거야.


플랑: 우와, 마당 되게 넓다! 그런데 뭔가 심심한데, 어, 저 상자는 뭘까? (다다다)


마리사: (!) 뭐야, 쟤! 새전함 쪽으로 가잖아? 그러면 안되는데····. 그자식, 새전함하고 일심동체여서 조금만 건드려도 귀신처럼 반응하는 녀석인데. 아! 혹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니겠지····!


플랑: 뭔데 이리도 딱딱한 거지? 와, 저 안에 반짝반짝 빛나는 건 뭘까? 닿을려나, 끙끙~


마리사: (헉! 설마 쟤 새전함에 있는 돈을 훔치려고?! 안돼! 그러다 걸리면 목숨이 위태롭다고!) 그래, 녀석의 주위를 끌만한 도구가···· 어두워서 잘 안보이네···· 섬광탄···· 이건가····? 에잇!



콰과과광!



플랑: 으앗! [수풀로 튕겨져 나가면서]


마리사: (아, 잘못 던졌다···· 이를 어쩌지;;)


레이무: 뭐야아! 누으가 나메 신사에스 시쿠럽게 구레···· 쿨쿨····.


플랑: (···)


마리사: (···)


레이무: 아으··· 마등 층스를 늠 율시미 한나···· 듬버네 시든다 해아지 어언····. (탁) [잠꼬대&퇴장]


마리사: (새전함이 부서졌네···· 마···· 망했다····!!!)


플랑: 우우우···· 방금 뭐였지····?


마리사: 아니야! 이러고 있다가 들키면 내 생은 여기서 마감이야! 당장 도망가야 겠····.


플랑: 어? 저기에 누가 있다! 앗, 그 달 그림자다!


마리사: ····젠장.


•••


(슈우웅)


마리사: 저택에 데려다 주고 있으니, 이것만은 꼭 약속해줘. 절대 신사에서 있었던 일은 비밀이야, 알았지! 나도 네가 몰래 저택에 빠져나온 거 비밀로 해줄테니까!


플랑: 히히히~ 알았어~ 대신 절대 언니에게 이르지마~ 그럼 영원히 감금시킬지 모르니까~ 알겠지~~!!


마리사: 어, 엉~ (그래, 어차피 아무도 안봤을테니까 얘만 입 다물면 완전범죄···· 겠지? 하하)


••••


마리사: 하하···· 하하····. 저기 레이무, 왜 그런 무서운 얼굴로 빤히····.


레이무: 「ps. 참, 레이무. 다시 생각해 보니까 아마 그 폭약 넣은 신상 팔괘를, 최근 마리사만 가져간 걸로 기억하는데, 그 애, 시험삼아 쓴다면서 아직도 돌려주지 않고 있거든. 네가 빌려쓴 거면 대신해서라도 값 좀 지불해줘라」


마리사: ······


레이무: 이러면서 잘도 옆에서 당당히 있었다, 너?


마리사: 아, 그게~ 원래 도둑은 연기가 능숙해야 되는 법이 거든~ 아무튼 레이무, 일부러 그런 게 아니고 실수니까, 그러니 나중에 꼭! 전부 갚을 테니까 이번만큼은 눈감아주···.


레이무: 알겠어. 네 눈부터 감겨줄게, 마리사.


마리사: ······그, 그럼 이만 간DA☆ZE! 다음 기회에 계속! (슈우웅)


레이무: 얌마아!! 이 망할 놈아—!!! 거기 안 서어—!!!!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