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독성을 위해 PC로 보는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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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띠딕..]


[캐릭터 스탯을 업로드합니다... 현..주..희 클래스 용사(Heroine)....]


[몰락한 왕의 무덤 시나리오를 재생하시겠습니까? (Y/N)



[스테이터스를 표시합니다]


이름: 현주희

종족: 인간

클래스: 용사 

레벨: 65

<상태> 

[안전한 날] : 이 기간동안에는 임신하지 않습니다. 

[개구리의 기억]: 개구리 암컷의 기억, 개구리화에 두배 빠르게 반응합니다. 

<스킬> 

[제국 검술 lv 6]

[호신강기 lv 5]

[성령의 축복 lv 4]

[신성 회복 lv 4]

[클리어 마인드 lv2] 

[귀신 베기 lv 4]

[검폭 lv 3]

[윈드밀 lv 3]

[폭풍의 시 lv 2]

[초월 lv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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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카린! 방금 언니가 한 말 명심하겠지?"


주희는 이 말을 하면서도 자신조차 납득시키지 못한 말을 그녀들에게, 어쩌면 자신이 제때 살렸을 수도 있을

이들에게 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다. 


"네..... 노력해볼게요. 살기로" 

"네.. 그리고... 어..언니? 다음에도 또 올거죠...?"



마리아와 카린, 저번 [개구리 던전]에서 따로 돌려 보냈던, 개구리화가 진행되고 있던 소녀들... 

어찌보면 그녀의 욕심 때문이겠지, 이 소녀들을 신전까지 데려다주고 동료들과 함께 왔더라면 

그녀들은 평생 몬무스 걸이 되어 여생을 보낼일 또한 없었을 것이다. 


어찌보면 그녀 자신의 문제였다. 남의 도움을 받기 싫어하고 뭐든 혼자 해결하려는 버릇 


결국 그녀 자신도 추하게 용사라는 이름을 달고 개구리 인간이 되버린채로 던전에서 도망쳐 나올 수 밖에 없었으나 

꼴사납게도 인간으로 돌아와 다시 그녀들 앞에 다시 섰다. 


원망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녀들은 원망하는 기색조차 없다. 

그렇기에 그녀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이 두 개구리 소녀들에게 꼭 살아달라는 당부를 전했던 것이다. 


'후아...." 


신전의 개구리 소녀들이 거주하는 곳은 사실 그리 많은 사람들이 오는 곳은 아니다. 

애초에 몬무스화 된 소녀들은 거의 가족에서 버림받고 찾아오는 이들도 드문드문 할 정도이니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힘이 닿는 데까지 이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시간이 날때마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1. 몰락한 왕의 무덤


며칠 뒤 내가 도착한 곳은 [몰락한 왕의 무덤] 이름은 거창해보이지만 사실은 별거 없는 곳으로 


어디서 발생하는지 모를 미라, 아누비스 그리고 스콜피온 등이 이 사막 던전의 주요 등장 몬스터이지만 

수도 적고 크게 위협적이진 않다.


이곳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의 레벨은 30정도. 이미 69레벨에 도달한 나는 한참 전에 뗐어야할 코스이지만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어떤 동료 녀석이 가져온 한 정보 때문 이었다. 


지구의 거대한 피라미드와 같은 형태의 이 던전이 사실 사람들에게 알려진 영역이 다가 아니고,

지하에 숨겨진 공간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정보, 즉 히든 던전의 여부에 관한 얘기였다. 


며칠 전 신나서 녀석은 길드하우스에서 지도를 가르키며 나에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이 부분을 봐봐 분명 벽이어야 하는데 문같은 모양이 보이고 여기 공간이 수상하게 비잖아?

거기다 오래전부터 무덤으로 추정되는 이 던전에 분명히 있어야 할, 왕의 공간이 없다는 것도 그렇고 잘만 하면 대박이라니까?

벌써부터 냄새를 맡은 놈들이 있을지도 몰라. 주희? 너 그리고 요즘 돈 부족하다 했잖아?" 


"아니.. 그 생각좀 해보고 자꾸 급하게 말하니까. 생각 할 틈도 없다. 아으"

  

여태 처음 발견된 던전에서 얼마나 많은 전리품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귀가 솔깃해졌지만

아무래도 헛소문일 확률이 더 높아보였다. 수백년에 발견된 던전에서 뜬금없이 히든 던전이 나오는건 너무 현실성이 떨어졌다.


평소에 워낙 호들갑이나 떨어대던 녀석이기에... 그딴거 없으면 통행료에 사막에서 구른 값을 제대로 받기로... 


그런데 


'진짜 있다'!

 

지도에서 표시된 부분의 벽돌들을 마구 건들여 보니 갑자기 쿠르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지하로 향하는

계단구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봐봐!! 내 말이 맞잖아? 어서 내기비 내놔"

"쳇.. 이래놓고 막상 아무것도 없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도 승부는 숨겨진 공간이 있냐마냐 였으니까 내기는 내가 이긴거잖아?"

 

"저...저기 두분 싸우지들 마시고.." 

아 맞다 그 전에 동료 두명 소개를 깜빡한것 같다. 


스포츠 머리를 하고, 머리에 두건을 쓴 전형적인 꾸러기같은 녀석의 이름은 에단, 볼때마다 어떤 어떤 여자가 저 녀석을

데려갈까 하는 생각이 드는 철부지이다. 직업은 도적으로 조금 덜렁거리는 면은 있지만 실력은 확실하다. 


그리고 방금부터 불안한듯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고 있는 소녀는 라라, 직업은 백색의 로브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성녀이다. 쬐그마하고 소심한게 귀엽기도 하면서도 가끔 너무 수동적이라 답답한 면도 있는 동생인데.

그게 남을 지나치게 배려하기 때문에 나오는 특징이란 점에서 성정은 참 고운 것 같다. 


그나저나 항상 허풍이나 쳐대는 놈인줄 알았는데 이런 곳을 발견해낼 줄이야. 생각보다 믿음직스러울 지도?

나는 그녀석에 대한 평가를 조금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어깨를 연신 팡팡 두들기며 

나름의 칭찬을 해주기로 했다. 


"짜식 못난인줄 알았는데? 이거 어디서 찾은거냐? 대단하다?"

"흐흐 다 방법이 있지~ 내가 또 귀가 밝잖아? 몰래 마을 사람들의 대화를 엿 듣고 촌장 집에서 슬~쩍"


'엥?' 순간 뭔가를 잘 못었 들었 다는 생각이 들때쯤


"그...그건 도둑짓 이잖아요!" 옆에서 듣고 있던 라라가 끼어들었다. 

"야! 내 직업이 도적인데 안 될게 뭐있냐?"

"앗!... 그래도....."

"히힛 뭐 모험이 끝나고 돌려놓으면 만사 오케이 아니겠어?"


뭔가 있어보이더니 역시 대책없긴 마찬가지였다. 믿음직스러워 보이긴 개뿔

기껏해야 던전 탐험의 전리품이나 경매로 산줄 알았는데 멀쩡한 마을 사람, 그것도 촌장의 물건을 도둑질 한것이었다니


나는 한숨을 쉬며 진지해진 표정으로 그에게 다시 물었다. 

"야 못난이 이거 진짜 괜찮은 거 맞지? 마을사람들 얘기가 뭐였는데?"


"그... 몰락한 왕의 분노 어쩌고저쩌고, 던전을 폐쇄하는 것을 제국에 건의해야한다. 뭐 이러다가

지도 얘기가 나오더라고 그 뒤는 그냥 잘 안들리기도 하고 따분하기도 해서 안들었는데 왜?"


"하... 이거 진짜 괜찮은거 맞냐.. 에휴 널 믿은 내가 바보지"

"어? 주희? 설마 돌아가는건 아니지? 야 내가 씨. 이거 같이올 놈들 구하러 다니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당연히 그래야지 나중에 들키면 감당돼? 이건 도둑질인데 들키면 감옥에 가거나 다신 던전에 못 들어갈 수도 있다고.

아 맞다! 그나저나 설마 그 같이가자고 한 사람들에게 이 지도 얘기도 했냐?"

 

"어..... 어... 그게 보여줬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순간 머리에 피가 쏟는듯 했다. 지도를 훔쳐온 주제에 그걸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고 다녔다고?


"야-이! 양아치 같은 놈아! 당장 돌아가서... 지도 돌려놓고"

나는 그 즉시 이 못난놈들 마구 겁집으로 후두려 패기 시작했다.


"아. 아악!! 아악!" 검집의 탁탁거리는 소리와 함께 녀석은 꼴사나운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그걸! 사람들에게! 다 보여줘놓고! 여길! 데려오면! 어떻하냐! 이! 천하의! 못난이! 바보 멍청아!" 

점점 두들길수록 녀석의 비명소리는 소프라노처럼 높아져갔고 


"야..야!! 야!! 저..저기"

"어금니 꽉 깨물어라잉! 안 봐준다" 

그렇게 아직 분이 절반도 풀리지 않은 때였다. 


"저..저기 주..주희언니!!" 갑자기 옆에서 사제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나저나 갑자기 드는 위화감. 원래도 어두웠던 곳 이었는데, 갑자기 어두워 진듯한 감각. 


"야! 저기 문 닫혔다고 그만좀 때려 어우 씨 존나 아프네" 

몸을 털고 일어난 녀석은 손가락으로 뒤를 가르켰고


'어?'


과연 방금 열고 들어왔던 통로가 빛이 하나 새어들어오지 않게 닫혀 있었다. 



2. 첫 번째 시련 


문을 두들겨 보고 벽에 검기를 쏴보고 벽돌들을 마구 눌러봤지만 안에서는 열 수 없는 구조인듯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야 이렇게 된 이상 들어가는 것 밖에 답이 없을 것 같은데?"

"야.. 너때문에.... 아 됐다.." 


순간 갇히게 된 상황에 녀석에게 원망이 일었지만, 녀석도 사태의 심각성을 아는지 진지한 표정이라 뭐라 할 수 없었다.

애초에 뭘 할 수 없는 시점에서 의미없이 드잡이질 하며 체력 소모 할 바에 이게 맞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 내려가보자... 뭐라도 있겠지"


그렇게 탐험이 익숙하지 않아 자꾸 내 품쪽으로 움츠러드는 라라의 손을 잡고 어두운 계단 아래로 몇층을 내려갔을까. 

갑자기 커다란 횃불로 장식되어 밝아진 웅장한 복도 구조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 던전은 수천년전에 지어진것이라 했는데 횃불이 아직도 타고있네.. 어쩌면.."

이젠 완전히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에단은 횃불쪽에 손을 잠시 갔다대보니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녀석은 텐션이 높은만큼 진지해질때는 나름 진지한 편이었다. 애초에 도적 역할이 저런거기도 하고  


"던전의 주인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겠네" 나는 담담히 그의 말을 받았고 


"히익! 던전의 보..보스 몬스터?"

안그래도 새하얗게 얼굴이 질려 있던 라라는 깜짝 놀라며 울먹였다. 


"라라 아직 걱정하긴 일러, 보통은 던전마다 출구가 여러개이고, 던전 보스는 보통 가장 깊은 방에 있으니

우리가 의도하지 않는 한 만날 가능성은 극히 드물거야"


"그...그런가요?" 


"그럼." 보통은... 던전의 주인을 잡아야 출구가 열리지만 말이야 괜히 할 필요 없을 뒷말은 삼키며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고 걸어나가기 시작했고. 곧 던전에서 나온 몬스터들과 전투를 치루기 시작했다.


인간형 자칼 아누비스,, 매서운 독을 자랑하는 스콜피온, 그리고 각종 석상 가고일 미라들까지 원래 던전의 몬스터들보다 

조금 더 강화된 듯 했으나 근본적으로 그렇게 강하지 않았기에 우리는 쉽게쉽게 정리를 해가며 나아갈 수 있었고

한 30분 정도 더 걸었을까? 갑자기 막다른 길이 눈앞에 보였던 것도 그때였다. 



자세히 보니 막다른 길이 아니라 굳게 닫힌 대문같은 것이었고. 왠 사자와 여인이 합쳐진 석상이 

눈을 감고 우리앞에 서 있었고. 커다란 모래시계 또한 그녀의 옆에 있었다.   


"이...이건 뭘까요?" 라라가 물었을 찰나

'드르르르르륵!' 갑자기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바닥에서 발판 같은게 솟아나기 시작했다. 

 

딱 올라가기 쉽게 계단 칸까지 달린 세개의 발판... 이건 마치. 

"이봐 주희 아무래도 오...올라가보란 뜻이겠지?"


그렇다 인원수에 딱 맞게 올라온 것도 그렇고 던전에 있는 일종의 트리거 인 것 같았다.  


"어...으응 일단은 길도 이쪽 하나뿐이었고 함정 같은것도 아닌것 같고" 

"아.. 앗 주희언니? 이거 괜찮겠죠?"


그렇게 셋이 막 발판에 올라갔을 때 였다. 갑자기 눈앞의 스핑크스상이 눈을 떴고

모래시계가 뒤집혔다. 


그리고 검을 빼들려는 태세를 취한것이 무색하게도  

스핑크스에서 조금 중후하면서 맑은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첫번째 시련이니라 그대들은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해야한다. 

아침에는 네발, 점심에는 두발.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동물의 이름은?" 


지구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퀴즈, 그러나 이 세계까지 이 퀴즈가 알려져있는 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흘러가기 시작하는 저 모래시계는 아마도 퀴즈의 타임아웃을 나타내 것 


나는 일단은 "그것은 사람이다! 라고 외쳤고, 모래시계는 멈추지 않았으나 


내쪽에서 올라온 발판은 이내 푹 꺼지더니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정답이다. 인간" 다행히 퀴즈에선 합격한 듯 해보였으나

 

그러나 옆의 두 동료들의 발판은 내려오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옆에서 소리치고 몸짓을 해보아도 그들은 

전혀 내가 보이지 않는 다는 듯 골똘히 고민하는 모양새였고 만지려 해도 결계같은게 쳐있어서 닿지가 않았다.  


단체전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개인전인것인가? 지금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은 없었다. 

그저 동료들이 퀴즈를 맞춰내길 바라며 조용히 그들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 모래시계가 반쯤 흘렀을 때였다. 


에단이 갑자기 뭔가를 깨달은듯 "인간! 그래 인간이다!" 라고 외치자 그의 발판 역시 내려왔고 


곧바로


"정답이다. 또다른 인간" 합격을 알리는 청명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러나 문제는 라라였다. 그녀는 너무 긴장한듯 얼어있었고 땀을 흘리고 있었으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표정이었다. 


"야 저거 괜찮은거 맞겠지?" 에단이 내 어깨를 툭 치며 물었다. 

"야 못난이.. 혹시 모르니 전투 준비 하자." 

"그래야지"  


아무래도 너무 긴장한 나머지 라라는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듯 했고 

나는 제발 그녀가 이 수수께기의 답을 떠올려내길 바랬지만 시간은 속절 없이 흘러갔고

모래시계는 어느새 거의 모든 모래를 아래로 쓸어내려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끝까지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저 얼어있는 채로, 입만 오물거리고 있었다.

보는 입장에선 답답하기 그지없었지만, 평소 이런 넌센스나 유머부분에서 약했던 그녀이기에 어쩔수 없는 것일까

 

"이거 이거 준비 해야겠는걸? 보통 이런 트리거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트랩이나 전투가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

슬슬 나는 내 자신에게 버프를 걸고 스핑크스 석상을 향해 검을 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시간이 다 되었을까? 라라는 자신없게 "개..개구리?" 라고 말했고 당연스럽게 그것은 오답이었다. 

그리고 "틀렸다 인간." 이란 목소리와 함께 스핑크스의 눈이 붉게 빛나기 시작했고 


이미 에단은 단도를 나는 검을 빼들며 스핑크스에게 달려들 고 있었다.  


그러나

"꺄악!!" 갑자기 스핑크스의 눈에서 붉은색 광선이 쏘아져 나왔고 

그것은 우리가 아닌 라라에게 명중되었다.  우리는 당황하며 석상에게 달려들었으나 이미 전처럼 돌처럼 굳어버린

스핑크스 상은 눈을 감았고 전혀 공격을 하려는 낌새가 아니었다.


그리고 "드르르륵" 하면서 닫힌 문은 열리기 시작했고 나와 에단은 영문모를 당혹감에 흽싸였다.


"뭐지? 토..통과인가?"

"모.르겠는데?" 

 

일단은 방금 붉은 안광을 맞은 라라의 상태를 확인해 봐야할 때였다.  


"흐...흐으윽" 그녀는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다. 그러나...



"흐...흐윽 에..에단.. 주..주희 언니"

발끝으로부터 손끝으로부터 점점 그녀의 살색의 고운 피부가.. 회색질의 단단한 돌로 굳어져 가고 있었다. 


"제...제길 이게 뭐야!! ㅈ..주희 뭐.. 뭐라도 해봐" 에단은 내 어깨를 마구 흔들어댔지만


'[성령의 축복]이 [라라]에게 시전되었습니다.'

'[신성 회복]이 [라라]에게 시전되었습니다.'

이미 그 순간에도 수많은 스킬들이 그녀에게 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잔인하게도 그 어떤의 차도도 보이지 않았지만  


"아...안먹혀 라..라라 치..침착해 이..일단은 마음 굳게 먹고"


그러나 침착하란 말에 무엇보다 침착하지 못한것은 나였다. 

아무리 눈물을 흘리며 신성 스킬을 쓰고 가져온 포션을 부어봐도 실시간으로 석화는 계속되어 갔다. 


돌로 자신의 몸이 굳어가는 소녀, 얼마나 큰 공포감과 절망감을 느낄까? 

그러나 라라는 체념한 듯 눈물을 흘리며 오히려 나를 달랬다. 


"어..언니 전 괜찮아요.. 그만해도 될 것 같아요... 이미 몸이 차갑고... 숨도 잘 안쉬어져요... "



"아..안돼! 포기하지마 부..분명 방법이" 


나는 필사적으로 외쳤지만 그러나 그런게 있을리가 없었다. 


"어..언니와 함께한 짧은 시간 즐거웠고... 꼭 이 던전을 두분이서 빠져나가실 수 있으면..."

말을 하면서도 숨이 차는듯 목소리가 떨려가던 그녀는, 이내 막을 새도 없이 

팔 다리 몸 가슴 목 순으로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갔고 




이내 


"신님이 계신 곳에.. 저도 갈 수 있을까요?" 아련한 목소리와 함께 

완전한 석상으로 굳어져 버리고 말았다. 


"히..히끅!! 라라 아..안돼에에에에에에!!"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비명을 지르고, 

에단은 고개를 숙이며 갑자기 벌어진 사태에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2-1. 가고일 석상 


절망은 순간이었고 현실은 한없이 길었다. 주희는 완전히 돌로 굳어버린 라라의 얼굴을 쓸어만지며


"언니가 미안해... 반드시 구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게" 라고 속삭이며 열려있는 문으로 떠나갔다. 

그리고 차디찬 지하 복도에 표정마저 완전히 굳어버린 그 소녀의 석상은.. 홀로 남겨졌다. 


그러나 


'어!!! 언니!! 나 나 살아있어요!' 분명 완전히 머리까지 차갑게 굳어버렸을 터인데, 그녀는 분명 의식이 있었다. 

그러나 몸은 움직이지 않고, 입조차 떼지지 않았다. 오직 메아리처럼 그녀의 머릿 속에 그 음성들은 공허하게 울렸을 뿐이다. 


그녀 또한 자신이 의식은 살아있지만 몸은 전혀 살아있지 않은 석상이 되어버린 것을 절절히 심감했다. 


'아... 저...저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아...안돼!! 어머니.. 아버지... 신님!" 

절망스러운 상황에 닥친 그녀가 외친 문자들은 그저 내뱉은 시점에서 공기중에 비산되어 울리지 않았고 

복도는 여전히 앞서나간 이들의 발자국 소리외에 지독히도 조용했다.


"저는 버려진 걸까요?" 눈물조차 굳어버린 석상은 그저 겉으로 보기엔 그 감정마저 굳어버린 것 같았으나

절망스러운 감정은 원망스럽게도 지워지지 않은 채 그녀에게 계속 떠오르고 있었다. 

 

그때였다. 


'흐...흐으윽' 그녀는 무언가 이미 차갑게 굳어버린 자신의 몸에서 서늘한 냉기를 느꼈다. 


분명 몸이 굳고 나서 아무런 느낌조차 없었을 터인데 갑자기 자신의 심장이 차갑게 얼어붙는 듯하다. 심장에서 퍼져나오는 차디찬 냉기가 심장을 얼어붙여 배 ...가슴..손끝.발끝.. 그리고 머리까지 퍼져나가는 듯한 그 서늘한 느낌 


그녀 자신은 모르겠지만. 그것은 더 이상 그녀 자신이 인간이지 않게 되는 하나의 과정이었다. 


"시...신님 저. 저를 구원하시옵소." 

그리고 그녀는 앞으로 더이상 신의 이름을 외치지 않을 것이다. 


마침내 심장에서 퍼져나온 냉기가 머리까지 가득찰 때였을까? 그녀의 인간적인 생각들

이가족들에 대한 사랑과 동료들에 대한 우정 그리고 신님에 대한 신실한 마음 등은 아예 다른 새로운 생각들로 채워져 갔다. 


이를테면 던전을 지키는 던전 가고일에게 필요한 것들 말이다. 


석상으로 위장하여 눈앞에 침입자들이 보일 때 급습하여 상처를 입히는 냉철함

다른 던전 몬스터들을 위해 도발로 어그로를 끌어주고 단단한 석화 피부로 공격을 받아내는 전투방식

그리고 수년 많게는 수십년동안 방문자가 없더라도 그저 사냥감만을 기다리는 지독한 인내심까지 


더이상 신 가족 동료따위는 그녀에게 중요한 개념이 아니었다. 실로 이전의 기억을 잃은것도 아니고

방금까지 함께했던 주희란 인간, 에단이란 인간에 대한 기억 또한 남아있으나 모두 의미없는 인간시절의 기억일 뿐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이 던전을 지키는 가고일로서의 목표의식 뿐이었다. 


마침내 모든 생각이 정리되었을 때였을까? 그녀의 굳어버린 양 머리에서 마족의 상징인 뿔이 돋아나기 시작했고

또한 치골에서 끝이 하트모양으로 되어있는 꼬리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발톱과 손톱은 침입자들에게 일격을 가할만큼 날카롭고 예리하게 세워 지기 시작했으며

마지막으로 가고일의 상징인 날아 다닐 수 있는 날개가 등쪽에서 돋아나기 시작했다. 


완전한 마족 가고일 화, 지금의 라라는 그저 인간 성녀가 아닌 던전을 지키는 몬스터였다.  



그리고 이내 느껴지는 해방감. 어떠한 인간적인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는 그녀였지만

다만 인간시절에는 왜 그렇게 답답하게 살았고 신 따위를 믿었을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동시에 마족화된 몸에 던전을 지킨다는 목표의식 외에 단 하나의 충동 또한 자리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몰랐을, 심장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차디찬 냉기가 가득차고 느껴지는 충동이었다. 


아직 양 사타구니 사이에 남아있는 이전과 다름없을 따듯한 온기. 전에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그 온기는 지금에서야 느끼건데 더 없이 중독성 있고 이 서릴정도로 차가운 몸에 필요한 것이었다. 


본능적으로 그녀는 이 채워질 수 없을, 온기를 어느 곳에서 더 채워야 할지를 직감했다.

차디찬 몸을 데우기 위해선, 온기가 남아있는 보지로 수컷의 뜨거운 액체를 마구마구 착정할 수 있다면....

 

'그래!' 에..단 그 남자. 방금까지는 우습게도 동료라는 관계였지만, 지금은 그저 자신의 사타구니에서 느껴지는 

미약한 온기를 온몸에 채워낼 수 있을 도구이다. 


신실한 성녀이자 처녀였던 그녀라면 하지 않았을 상스러운 생각이지만 오직 몬스터로서의 본능만이 자리하는 지금의

그녀에게는 이러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꺼려야 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었기에 


실컷 자지에 있는 액체를 전부 자신의 보지로 짜내 더많은 온기를 느낄 생각을 하니 차가워진 머리에 비로소 불꽃이 튀는 듯 햇다. 


"후후. 에단 기다려요 비워질 때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착정해버리겠어요..." 


그리고 방금전까지 언니라고 따랐던 그 여자가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니 같잖고 재수없는 년이다. 

'그 여자는 그 건방진 표정 채로 돌로 만들어 버려야지'  


그렇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차가워져버린 입술을 혀로 쓸어내리며 방금 동료들이 사라진 곳으로 날개를 펴 날아가기 시작했다. 


[스테이터스 변화]


이름: 라라

종족: 인간

클래스: 성녀 

레벨: 52

<상태> 

[배란일] : 이 기간동안에는 임신확률이 증가합니다.

[처녀] : 순결함의 증거

[신실한 마음] : 빛의 신님을 섬기는 신실한 마음 


<스킬> 

[빛의 외침 lv 3]

[멸악 lv 3]

[신실한 기도 lv 3]

[힐 lv 3]

[신역 선포 lv 2]

[축복 lv 2]

[해주 lv 1] 


이름: 라라

종족: 마족

클래스:  가고일 

레벨: 40(몬스터) 

<상태> 

[석화] : 돌같은 단단함, 방어력 +100

[얼어붙은 심장] : 인간적인 감정을 잃어버린 마음   

[석상 착정] : 정기를 착정할 수 있음 

[마족] : 인간이 아닌 마족인 상태, 어둠 속성 저항 빛 속성 약점 성(聖) 속성 버프를 받을 수 없음 


<스킬> 

[석화 lv 1] : 석화상태로 돌아감

[부분 석화 lv 1] 부분적으로 석화 상태에 들어감 

[악의 해방 lv 1]: 완전한 석화 해제, 방어력 -50% 공격력 +200% 

[단데기 lv 1] : 착정한 정기량에 비례하여 방어력을 획득합니다. 

[악의 외침 lv 1] : 도발, 성직자 계열 상대에게 2배의 효과

[석화의 저주 lv 1]: 대상을 부분 석화시킵니다. 



3. 두번째 시련 


"흑....흑" 복도에 처량하게 퍼져오는 동료의 눈물 젖은 울음소리   


에단은 어찌 할줄을 몰르며, 계속 발걸음을 옮겼지만 무심해 질 수는 없었다.

항상 자신이 장난을 치면 조금 과하긴 하지만 명랑하게 받아주던 주희가 저렇게 까지 슬퍼하는 장면은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그.... 내가 예전에 듣기로 석화 저주 해제 마법이 있다고 들었거든? 너무 늦지만 않으면..."

그저 자신은 자신은 옆에서 이런식으로 그녀를 달래주는 것 뿐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윽고 몇명의 몬스터들을 추가로 더 해치우고 나아갈 때였을까? 또다시 앞에는 굳게 잠긴 벽이 있었고

매의 인간인, 호루스 상이 그 벽 앞을 지키고 서있었다.


둘이 막 벽에 도달했을까, 호루스 상은 눈을 뜨더니 근엄하게 입을 열었다. 


"도전자들이여, 두번째 시련을 통과하고 자격을 증명하라" 

곧바로 벽에서 두개의 문이 생기더니 열렸고, 이 역시 저번처럼 개인전 형식인듯 했다. 


"에단 내가 먼저 들어갈게."

"어? 야 너 그게 뭔지 어떻게 알고?"

"한시라도 빨리 던전을 클리어 해야 해. 그래야 라라를 살릴 수 있어" 


단호하게 말하는 말 이상으로 굳건해진 그녀의 표정에 에단은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래... 나도 같이 따라 들어갈게"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마자 왼쪽 문으로 주희가 뛰어 들어갔고, 혹시 몰라 에단 역시 그쪽 문으로 들어가보려 했으나 

어찌되서인지 결계같은 것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기에 오른쪽 문으로 들어갔다. 


조금 어두컴컴한 구간을 지났을까? 에단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복도, 그리고 눈앞에는 이 던전에서 많이 보았던 몬스터들

그러나 특이점은, 보글보글 끓는 빨간색 젤리같은것이 천천히 옆에서 흘러나오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마 가만히 있다보면 양옆에서 달려드는 정체모를 액체에 삼켜져서 질식할 것


'이번에도 타임어택 인 것인가?' 에단은 판단을 내린 즉시 눈앞의 몬스터들을 단검으로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몇분 정도 시간이 지났을 까? 에단은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고, 옆의 액체들은 천천히 영역을 넓혀오고 있었지만

아직까진 안전해 보였다. 


끝이 어디인지를 모르기에, 그는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었고

그저 옆에서 날라오는 전갈독을 도적다운 민첩함으로 회피하고, 미라의 손아귀에 팔채로 베어내는 등 

능숙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도 알아차리지 못한 낌새가 있었다. 바로 일행을 따라오던 동료, 아니 이젠 가고일 몬스터가 된 라라. 

워낙 앞만 신경쓰고 달려오기도 했고, 비행중이었기에 발소리가 들리지 못해 당해버린 것도 있었지만 


"크악!!" 

단단한 꼬리로 등허리를 내려친 가고일의 일격은 에단을 일격에 눕히기에 충분했다. 


처음 공격을 받은 에단은 최대한 낙법으로 피해를 줄이려 했으나 이미 무너져버린 균형은 후속공격에도 대처가 어렵게 했고


결정적으로

"ㄹ ..라라?" 자신을 꼬리와 날카로워진 발톱으로 공격하는 


이의 얼굴에서 동료였던 라라의 그것을 찾았을때 에단은 평정심 있게 상황에 대처해낼 수가 없었다. 


"라..라라 정신차려 에..에단이야"

"모..몬스터한테 굴복하면 안돼!!"

그는 소리를 지르며 라라의 정신을 차리게 하려 했지만 전부 부질없었다.


오히려 전 동료라는 점에서 약해진 손속은 쉽사리 반격을 허용하게 했을 뿐이다. 


그렇게 몇번 더 꼬리로 사냥감의 복부를 가격한 라라의 눈앞에서 전 동료, 아니 지금은 사랑스러운 정기 주머니가 

그녀에게 몇마디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모두 우스운 얘기였다. 


그녀는 무력화된 사내를 눕히고 이내 그의 위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부분 석화]로 이미 보지 부분의 석화는 풀어놓았고

비로소 그토록 갈망했던 온기를 직접 온몸으로 느낄 시간이었다. 



"흐...흐윽!!ㄹ..라라 라라!! 아..안돼!" 에단은 울부짖으며 그녀를 떼어내려했지만, 그의 물건은 솔직했다. 

곧 그의 자지에서 따끈한 액체가 그녀의 아래를 따뜻하게 채워가기 시작했고 서늘해진 석상 신체의 온기에 대한 

그녀의 갈망은 충족되어갔다. 


그러나 부족했다. 그녀는 더더욱 열심히 허리를 흔들어대며 그 온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몇번의 사정이 계속되고 에단은 거의 정신을 잃은 듯 눈을 까뒤집고 눈물을 흘려대고 있었다.

그리고 또한 시간이 거의 다됐다는 듯 붉은 빛 젤리들이 마구 양옆에서 그에게 덮쳐오기 시작했는데 


물론 석상 가고일인 라라에게는 영향이 가지 않는 것이지만. 그것은 에단의 살에 닿자마자

'치이이이' 부식음을 내기 시작으며  


"크아아아악!" 에단은 고통 섞인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으나 그녀에게는 전부 상관할 요소는 아니었다.

그저 마지막으로 소중한 정기를 계속 허리를 흔들어대며 그녀의 안에 채워냈고 


아까운 사내의 몸이 그 붉은색 젤리에 동화되어가기 시작하는 것을 그저 무심하게 지켜볼 뿐이었다.. 


처음 에단이 느낀 감정은 피부가 부식되어가는 고통이었지만, 그 감정은 아마 오래가지 않았다. 


점점 무언가 몸이 고체가 아닌 액체로 흐르고 부드러워진다는 느낌

무수히 거대하여 감히 형용할 수 없을 무언가로 머리가 빨려들어가는 느낌 

마지막 머릿속으로 떠올렸던 생각마저 문자 채로 흘러내려가는 느낌     


스며들어가듯 그의 정신은 흘러내리고 흩어졌고 종래에는 새로운 자아로 재조립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몸은 자신을 덮친 빨강색 액체와 같은 것이 되어있었으나.

그 형상은 인간 여인의 것과 비슷했다. 


'레드 슬라임' 수컷들을 착정하여 양분을 얻고, 암컷들은 자신과 같은 동족으로 만드는 본능을 가진 몬무스 


적어도 지능이라도 높은 가고일과 다르게, 그저 레드슬라임 한 개체로 변한 에단의 머릿속에는 이전의 기억이나

인간다운 사고따위는 단 하나도 남지 않았고 그저 수컷을 착정하고 자신의 동족을 늘리겠다는 종족 번식의 개념만이 전부였다.  


그 아니 그녀는 이제 멍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아가며 그저 사냥감을 탐색할 뿐이었다.


[스테이터스 변화]


이름: 에단

종족: 인간

클래스: 도적 

레벨: 55

<상태> 


<스킬> 

[나이트 워크 lv 3]

[감지 lv 3]

[절도 lv 2]

[독안개 lv 2]

[정맥 절개 lv 2]


이름: 에단

종족: 슬라임

클래스:  레드 슬라임

레벨: 30(몬스터) 

<상태> 

[슬라임] : 액체상태, 날붙이 피해 -100%

[하이브 마인드] : 오직 종족 번식과 착정에만 집중함  


<스킬> 

[복제 lv 1]

[엑토플라시즘 lv 1]

[산성 용액 lv 1]

[용해 lv 1] 



4. 마지막 시련 


두 번째 시련은 통과했고, 이미 지나온 방은 저 붉은색 젤리같은걸로 뒤덮힌지 오래였지만 에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서...설마" 시련의 난이도는 분명 그리 높지 않았을텐데.. 주희는 애써 부정적 생각을 지워 내려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에단이 당했다는 생각은 더더욱 확고해져갔다. 


그 누구도 탓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저 에단이 가져온 지도에 따라 이곳 던전에 들어왔을 뿐인데.

에단을 원망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저 허탈감과 절망감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스르륵 하고 들리는 지면을 마찰하는 소리, 주희는 검을 뽑아 전투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과연 어둠속에서 뱀의 형상을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전자여. 원래였으면 세번째 시련을 겪었어야 했으나, 황제의 명령으로, 왕좌의 방까지 직접 안내하겠다."

지성이 있는 몬스터? 그녀로서는 당황스러웠지만, 뱀녀가 왠 주술을 외우자 순식간에 시야가 반전되더니


어느새 거대한 레드카펫과 황금으로 장식된 왕의 옥좌가 있는 한 방으로 와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근엄하게 지팡이를 든채로 앉아있는 왕, 아니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자칼

그러나 그 긴 주둥아리에서 나온 목소리는 중후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였다. 


"도전자여, 내가 직접 그대를 불렀느니라


짐이 다시 눈을 뜬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전령들을 보내 여러 얘기를 들었건만 이미 짐의 왕국은 모래속에 파묻혔고

작고에는 '제국'이라고 불리는 곳이 현재 인간들을 지배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짐은 이대로 몰락한 왕으로 남을 생각은 없다. 그렇기에 다시한번 왕국을 번성시키고 이 땅에

누가 주인인지를 직접 선포할 생각이다. 그러나 천년의 세월동안 짐의 무덤은 낡았고, 부하들은 무덤과 함께 풍화되어갔다. 


그렇기 때문에 같이 왕국을 풍요롭게 할, 동반자를 찾기 시작한것이 얼마전이요. 그때 때마침 들어온게 그대였느니라

그대는 시련을 통과할정도로 영특한 머리와 뛰어난 육체를 가졌다. 이 모든게 짐의 동반자로서 어울리는 자질이느니라


자 어떤가 짐의 동반자로서 왕국의 재건에 함께하겠는가?" 


그러나 그 내용은 심히 괴악했다. 저 자칼 대가리가 하는 얘기는 한문장으로 줄여 말하면 

자기의 아내가 되라는 뜻. 당연히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그녀는 


"개소리 하지 말고 이 던전에서 내 동료들이랑 내보내줘!" 이라 소리쳤다. 그러나 그 반응또한 재밌었는지 

그는 짐짓 웃음을 지으며 


"하핫 재밌는 얘기를 하는군.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아직 그대는 짐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짐에 대해 잠깐이나마

알려주려고 하는데. 짐을 알고 난 후에도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 동료들, 아 그래 그 도적 녀석은 힘들것 같군 

일단은 그 신 이라는 작자에게 빌던 소녀정도는 함께 내보내주는걸로 하지"


그녀는 당황하며 

"뭐...뭐라고?" 라고 소리쳤지만 그 이후의 대답을 들을 순 없었다. 왕이 지팡이를 지면에 내려치고 공명음이 울려퍼졌을 때

그녀는 이미 왕이 만들어 놓은 심상세계로 빠져들어갔기 때문이었다.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던전이 있는 모래마을. 아니 일전의 번성했던 사막 왕국의 모습이었다. 


매마른 사막이 아닌 거대한 오아시스가 도시를 둘러싼 형태, 그 강물을 끌어와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

모래색으로 우두커니 솟아있는 여러 건물들과 활기에 차서 낙타를 끌고 물건들을 실어나르는 행상 


천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번성했던 사막 왕국 '데지트하라'의 모습. 그리고 황금색 지붕으로 덮혀있는 거대한 황궁 

그게 바로 그녀가 오늘 있을 자리였다. 


"폐하 반역자 파락의 아내 아낙스문드를 대령했나이다."

그녀가 아낙스문드로서 눈을 떴을 때 처음 들려온 음성이었다. 눈앞에는 황제.. 어떻게 보자마자 알았지 모르겠지만


방금과 같은 자칼의 형상이 아닌 까무잡잡한 근육질의 육체에서 기개가, 그리고 그 근엄한 얼굴에서 저절로 존경심에 고개를 숙이게 되는 말 그대로 황제라는 칭호에 어울릴만한 중년의 남성이 그녀를 왕좌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인에게 무슨 죄다 있겠는가? 저 여인을 거두겠느니라" 


"그...그러나"  

"화..황제 폐하의 자비를 후대가 칭송할 것은 분명하오나 반역자의 가족을 거뒀다는..." 


"됐다! 짐의 결정에 토를 달지 말거라. 오늘 그녀를 침소에 들라하라" 


"아니되옵니다. 혹시 그녀가 남편과 같은 마음을 먹지 않았을 거라고 어찌."

"그래봤자 연약한 여인일 뿐이다. 그녀를 침소에 들라하라" 


황제는 단숨에 신하들의 의견을 일축시킨채 가버렸고, 그녀는 그저 신하들의 안내에 따라 새로운 처소로 안내되었다. 

그리고 황제의 명에 따라 그녀는 이제 황제의 침소에 들어가야만 했다.


자신의 남편 파락을 죽인 원수, 그러나 그의 앞에 서자마자 그의 후광을 보고 복수할 마음은 씻은듯이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는 자신의 남편따위보다 훨씬 위대한 인물이었기에, 이젠 그녀는 그를 섬기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거울앞에 서서 몸을 다듬기 시작했다. 비록 이미 누군가의 소유였던 몸이지만, 아직은 제법 쓸모가 있다고 자신했다. 



토파츠 같은 색깔로 빛나는 윤기 흐르는 피부 여성성을 어필하는 큰 가슴과 둔부 그리고 잘 빠진 허리 

전의 남편도 하루가 멀다하고 그녀를 침소로 불렀을 정도이니, 젊었을 때보단 덜하지만 여전히 황제를 만족시킬 자신은 있었다.


그리고 들어간 침소, 황제의 벗은 몸은 크고 단단했으며, 그의 흥분한 물건은 이전 남편의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크기였다. 

과연 황제 폐하답다고 할까? 그녀는 그 크고 단단한 물건을 입에 넣고 정성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흐...흐윽! 과연 대단한 솜씨로군!" 황제폐하 또한 그녀의 시중에 만족하며 한바탕 그녀의 입에 

소중한 황제의 씨를 직접 하사하는 영예를 선사했다.  


"하..하앙!!"

곧 그 물건을 직접 자신의 흥분한 보지에 삽입하자, 그녀는 이전의 남편에게서 느껴보지 못했을 만족감을 느끼며 

결국 거친 신음소리를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그날 밤은 길고도 짧았고  다음날 그녀는 황제의 애첩이 되었다.  


혹자는 요부라고, 남편을 져버린 화냥년이라고 손가락질 했지만 그녀는 신경쓰지 않았다.

오직 이렇게 늠름하고 위대한 황제폐하님의 시중을 들 수 있다는 영광이 너무나도 갸륵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그를 섬기고 복종하고, 밤마다 그에게 시중을 들며 애틋한 시간을 보낸지 어느덧 몇년 


그러나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어느날 갑자기 성내에 들이닥친 반역도당들, 


황제는 영원한 황제가 되기 위해 역사상 최초의 초월의식을 준비중이었고, 그가 영원한 황제가 된되면 

자신이 지지하는 1황자가 영원한 황자로 머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들고일어선 1황자파의 소행이었다. 


불완전한 초월의식 끝에 초월자로 각성한 그는 저항끝에 미리 지어둔 자신의 무덤에 봉인되었고 

황제의 측근, 신하 그리고 애첩이었던 그녀역시 그 반역의 날에 모두 생을 마감하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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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정신이 아늑해졌을까, 현실이다. 


"자 어떤가? 짐과 함께하겠는가? 아니면 저 메마른 현실로 나아가겠는가?"

황제의 중후한, 그러나 이젠 익숙한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퍼진다. 


지금 이것이 현실이지만 오히려 방금의 꿈 같았던 기억들, 아낙스문드가 되어 황제의 애첩으로서 

그의 시중을 들고 그와 여럿 밤을 공유했던 기억은 오히려 생생하다 못해 애틋할 지경이었다.


이미 잃어버린 동료들과 바깥의 현실.. 그리고 원래 내가 있었던 지구시절따위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행복했던 기억들과 추억, 그리고 그와 그려나갈 미래... 대체 거절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그러나 분명 '예'라고만 대답하면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채이는 것들이 있었다. 

갑자기 떠오르는 두 개구리 몬무스 소녀들의 얼굴들, 돌로 굳어가는 한 소녀 그리고 소중했던 여러 사람들의 모습들 


"누..누구였지? 나는 저들에게 죄를 져서... 저 소녀를 구해야 했던 것 같은데.."

"그러나 황제님께 봉사하고... 그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면 모두 덧없을 일일텐데"

라는 생각 마찬가지로 당연히 떠올랐다.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비산했고 이윽고 그녀가 내린 결정은 단 하나였다... 그것은 바로... 



5-1 황제의 제안을 거절한다 -> 귀환 엔딩 


"흐음... 그런가. 그대의 선택을 존중하리라. 그대의 동료 또한 같이 돌려보내주도록 하지"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려퍼졌을까? 눈을 떠보니 던전 밖이었다. 


또한 굳어져버린 라라도 같이 있는 상황이었다.


아니 이제 보니 분명 얼굴은 라라였지만 머리에 뿔도 돋아있고.. 꼬리도 나있고.. 마족의 형태였다. 

이 형태는.. 그녀가 익히 아는 던전 가고일의 모습이었다. 


"주..주희 어...언니?" 

"라라 왜..왜이렇게 된거야?"

"언니...사실은 저 더이상은 사람이 아니게 되버린것 같아요..."


다행히 라라는 여느 가고일 석상들처럼 무작정 그녀를 공격한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가고일을 인간으로 되돌렸다는 얘기는 들어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꼭....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다짐하며

그녀는 일단은 마을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후일담: 라라의 이야기) 


이름: 라라

종족: 마족

클래스:  가고일 

레벨: 52 

<상태> 

[석화] : 돌같은 단단함, 방어력 +100   

[석상 착정] : 정기를 착정할 수 있음 

[마족] : 인간이 아닌 마족인 상태, 어둠 속성 저항 빛 속성 약점 성(聖) 속성 버프를 받을 수 없음 


<스킬> 

[석화 lv 3] : 석화상태로 돌아감

[부분 석화 lv 3] 부분적으로 석화 상태에 들어감 

[악의 해방 lv 4]: 완전한 석화 해제, 방어력 -75% 공격력 +300% 

[단데기 lv 3] : 착정한 정기량에 비례하여 방어력을 획득합니다. 

[악의 외침 lv 3] : 도발, 성직자 계열 상대에게 2배의 효과

[석화의 저주 lv 3]: 대상을 부분 석화시킵니다. 


안녕하세요. 라라에요. 


그  이후 왕국에서 파견된 조사단이 던전을 조사했지만, 저희가 들어왔던 입구는 더이상 열리지 않았고

다른 지도에 표시된 부분도 마찬가지였어요. 듣기로는 던전을 폐쇄하고 벽쪽에 마법을 써서 길을 뚫어보려고 한다는데

그리 잘 풀리지는 않는 모양인것 같아요. 


저는.. 그리고 잘 살고 있어요. 비록 신전에서 파문당하고.. 전의 삶으로는 돌아가지 못했지만 

요즘은 주희 언니와 함께 때로는 언니의 소개를 받고 다른 모험가들과 탐험을 떠나는 중이에요. 


다행히 이렇게 변해버린 이후로 몸 하나는 튼튼해서,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지키고 있어요


원래는 아픈게 싫었은데, 이 몸은 맞아도 아프지도 않고 동료들을 지켜줄 수 있는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앞에서 맞아주고 몬스터들을 석화시키고 또 이몸은 잠도 필요없어서 밤마다 굳어있는 상태로 불침번도 서고.. 

전같았으면 한시라도 가만히 못 있었는데, 이 몸은 신기하게 아무리 오랜시간 가만히 있어도 아무 생각도 안들고 

오히려 그게 편하다고 느껴진답니다? 


그래고 가끔씩 몸이 너무 시리고 외롭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사정을 아는 남성분들이 

저를 도와주곤 해요. 아래쪽에 기분 좋은 감각이 느껴지고 몸에 온기가 돌때 가끔씩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생각도 들고요....


가끔 이런 저를 도와주는게 힘들지 않냐 해도, 자기들도 좋아서 그런거라고 한사코 손을 내저으며, 앞으로도 계속 부탁하라고 

하시는데, 정말 착하신 분들 같네요? 아 주희 언니가 왔네요. 집에서 있을때는 원래 편해서 가만히 있는데, 언니는 그럴때마다 

걱정을 하니 조금 몸을 움직여야 겠네요. 그럼 이만~    

 


 5-2 황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 아누비스 걸 엔딩


"예 황제폐하님!" 대답을 하자 폐하는 만족스럽다는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한손에 든 지팡이를 내리찍었다.

이윽고 그에 반응하듯 내 몸안에 고동치는 기운이, 뜨거운 것들이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맘에 들지 않았던 그저 하얗기만 해 별로 건강해보이지도 않았던 피부가 구릿빛의 건강한 빛으로 물들어 갔고

그 여리여리한 얼굴은 색기 넘치고 농밀해 보이는 여인의 것으로 점점 탈바꿈 해갔다. 


제법 크긴 하지만, 그녀가 보기엔 한참 모자라 보이는 가슴과 둔부의 것이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황제의 자손을 숨풍숨풍 나을 수 있을 만한 크기의 것으로 자라났다.


여기까지 보자면 나의 진정한 자아인 아낙스문드의 것을 찾은 것에 불과했지만


변화는 이 이상으로 계속되었는데 곧 머리에는 황제님의 것과 같은 긴 귀와 꼬리가 자라나고 

부드러운 진회색 털들이, 마치 원래 피부인것처럼 자라나 온몸을 뒤덮기 시작했고

얼굴 형태 역시 황제님과 같은 자칼의 것으로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아아.. 이렇게 황제님과 가까워 질 수 있다니" 나는 행복감을 느끼며 기꺼이 변화를 받아들였고

그와 동시에 나의 본능과 충동또한 인간보다는 조금 더 짐승에 가까운 것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번식 번식 번식. 황제님에 대한 충성심 이상으로 황제님의 씨를 배어 더 많은 새끼들을 나아 왕국을 부흥시켜야 겠다는 생각 

그것은 이미 내 머릿속에 원래 있었던 것처럼 자리잡아. 변화가 모두 완료됐을때는 자제력을 잃고 그의 자지를 향해 달려들

정도였다. 



"컹..컹 켕!" 자신도 모르게 짐승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나는 기억보다 훨씬 더 커진 그의 짐승같은 자지를 즐겼고 


그와 동시에 나의 얼마 남지 않은 인간성은 모두 사라진 채, 나는 영원한 그의 동반자이자, 왕국의 부흥을 위해 

열심히 번식을 하는 아누비스 암컷이 될 수 있었다. 



[스테이터스를 표시합니다]


이름: 현주희

종족: 인간

클래스: 용사 

레벨: 65

<상태> 

[안전한 날] : 이 기간동안에는 임신하지 않습니다. 

[개구리의 기억]: 개구리 암컷의 기억, 개구리화에 두배 빠르게 반응합니다. 

<스킬> 

[제국 검술 lv 6]

[호신강기 lv 5]

[성령의 축복 lv 4]

[신성 회복 lv 4]

[클리어 마인드 lv2] 

[귀신 베기 lv 4]

[검폭 lv 3]

[윈드밀 lv 3]

[폭풍의 시 lv 2]

[초월 lv 1]


이름: 현주희

종족: 아누비스 수인

클래스: 황후 

레벨: 10

<상태> 

[상시 발정기] - 임신확률 99%

[아누비스 모체] - 출산 할때마다 더 강한 아누비스 개체를 나을 확률이 증가합니다. 


<스킬> 

[발정 lv max] - 자신을 발정 시킵니다.

[암컷 페로몬 lv 3 ] - 수컷을 발정시키는 페로몬을 비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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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막판에 힘이 좀 빠진 느낌이 없잖아 있는데..  한 에피소드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다보니 글이 늘어진것 같습니다. 

나중에 한번 수정을 거칠 것 같은데(특히 엔딩 부분) 일단은 여기서 마무리 지어보려고 합니다


그럼 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