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현대는 철저하게 국산차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섭니다.

주력 차종으로 NF 쏘나타와 TG 아제라(그랜저)를 내세우며 일본에서 인기를 끌던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용준을 모델로 발탁하고, 겨울연가의 일본 제목을 '후유노 소나타'로 하는 등 주부를 공략한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쏘나타의 광고모델을 일본 주부들에게 소위 '욘사마'로 불리는 배용준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주부층을 공략하겠다는 현대의 마케팅은 크나큰 오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부들은 마티즈에서 베르나, 아반떼, 쏘나타, 심지어 그랜저까지 타고 다녔지만 일본은 차의 크기에 따라 세금이 늘어나므로 일본의 주부들은 위의 사진처럼 토요타 비츠, 스즈키 알토, 닛산 마치 등의 소형차 혹은 경차를 주로 탔습니다.

왜냐구요? 일본의 주부들은 동네 마트를 가거나 아이를 학교에 픽업하는 등의 용도로 차량을 쓰기 때문이죠. 멀리 가지를 않고 시내 주행을 주로 하는데 굳이 중형차를 탈 필요 없죠.

게다가 중형차는 일본에서 조금 높은 지위의 인사들이 타는 차였습니다.

↑ 중형차 혼다 인스파이어

↑ 준대형차 토요타 마크2

↑ 대형차 토요타 크라운

그렇다면, 남성들은 쏘나타를 왜 타지 않았을까요?

바로, 광고모델이 배용준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건 그렇게 큰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모델은 그저 돈만 받은 것이니까요.

NF쏘나타가 당시 동시대의 일본 중형차보다 뚱뚱했습니다.

NF쏘나타의 전장/전폭/전고 수치입니다.

전장 - 4,880mm

전폭 - 1,830mm

전고 - 1,475mm

반면, 동시대의 토요타 캠리(7세대)의 수치입니다.

전장 - 4,815mm

전폭 - 1,795mm

전고 - 1,490mm

그리고, 혼다 인스파이어/어코드(4세대/7세대)의 수치입니다.

전장 - 4,805mm

전폭 - 1,820mm

전고 - 1,455mm

즉, 세금을 더 많이 내야했고, 결국 현대는 NF와 투싼(일본명 UM), 클릭(일본명 TB) 등을 땡처리로 반값에 팔고 철수합니다.

그나마, 그랜저 XG와 TG가 택시로 어느정도 팔리기는 했습니다만....

그 후 현대는 뜨거운 맛을 보고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본보기로 삼고 일본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최근 소형 SUV가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현대와 기아가 각각 코나와 스토닉을 출시하였죠.

그 중 스토닉이 일본에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가성비가 좋다며 코.스.파(Cost performance)로 불리우는데요.

훌륭한 디자인으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혼다 베젤(HR-V),

독특한 디자인과 30.2km/L(일본 기준)라는 하이브리드의 엄청난 연비로 인기를 끄는 C-HR,

혹평을 들을 만큼 디자인이 괴악(...)한 닛산 쥬크가 일본의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 중입니다.

눈이 아플 정도로 디자인이 참 특이한 일본의 소형 SUV 시장에 무난한 디자인의 스토닉과,

저 위의 차량들보다는 양반이지만 보는 이에 따라 눈이 아플 수도 있는 프렌치 필의 코나(카우아이).

이 둘은 일본의 소형SUV보다 크기가 더 작은데요.

혼다 베젤(HR-V)

전장 - 4,295mm

전폭 - 1,770mm

전고 - 1,605mm

기아 스토닉

전장 - 4,140mm

전폭 - 1,760mm

전고 - 1,520mm

현대 코나(카우아이)

전장 - 4,165mm

전폭 - 1,800mm

전고 - 1,550mm~1,565mm

즉, 비슷하거나 더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고, 개성넘치는 투톤 컬러와 디자인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