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병! 창벽형성!"



뿌우우-


내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나팔 부는 소리가 전장에 울려퍼졌다.


수많은 장창병들이 대열을 갖추고 장창을 정면으로 내뻗으며 창벽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기마병들의 다그닥 거리는 소리, 천지를 매우는 강력한 모래바람, 입이 텁텁 막힐듯한 긴장감..


이 모든 상황 속에서 나는 검을 뽑아 올리며 외쳤다.



"경기병! 왼쪽으로 우회해! 궁병! 제일 앞열만 효시를 쏘아라! 검병은 측면에서 대기해!"



적군은 기마병과 보병대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들이 우리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측 군대는 치열하게 충돌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나는 검을 휘두르며 명령을 내렸다.



"버텨라! 장창으로 적 보병이 접근하지 못하게 해! 궁병! 적 후방을 노려서 사격하라!"



장창병들로 이루어진 창벽과 궁병의 조합은 무척이나 좋았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다. 상대 기병이 얼마든지 우리 측면으로 우회해서 들어올 수 있었다.


게다가.. 장창병의 창을 방패로 밀쳐내며 조금씩 대열이 깨져가고 있었다.



'칫.. 팔랑크스 하나만으로는 무리였나..'



"지도자님..! 우리 진열의 좌익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적 보병이 우리 창벽 부대를 포위할것입니다!"



부관이 우는 소리를 내며 소리쳤다.


나도 알고 있었다. 병종의 다양성은 우리가 더 많았지만, 절대적인 숫자 앞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걸..


장창병 300에 궁병 120, 투석병 60명에 경기병만 35명..


우리 진열의 측면을 보호해줄 검병도 고작 80명이 전부였다.


이 적은 군대로 1500명의 적군을 이기는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러나 해내야해.. 여기서 무너지면 그 다음은 우리의 집, 재산, 가족이다"



믿을건 기병밖에 없었다.


다행인점은 상대방 기병보다 훈련도도 더 높고, 가벼워서 더욱 빠르게 우회가 가능하다는점..


나는 우리측 경기병들이 상대 진영 후방으로 우회하는것에 성공한것을 확인했다.


지금이었다.



"경기병..! 돌격!"



상대방의 후방으로 경기병을 돌격시켰다.


그러자 뿌우우- 거리는 나팔소리와 함께 일사 분란하게 경기병들이 적을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나는 궁병들에게 후퇴를 명령했다.



"궁병대 후퇴! 화살을 모두 소진한 병사들은 검을 집어라!"



궁병이 후퇴하기 시작하자 상대방의 시선이 후퇴하는 궁병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이었다.


이제야 화룡정점을 찍을 시간이었다.



"장창병 좌익은 후퇴하라! 검병이 좌익으로 달라붙어!"



창병과 검병은 기본적으로 모루의 역할이었다.


그러는 동시에 상대방의 시선을 속일 기만책이었다.


궁병은 전열을 무너트리며 일부러 뒤로 물리고, 검병을 전열에 투입시킨다.


장창병은 후방으로 천천히 빠지게 만든다. 이들은 다시 우회하는 적 기병을 상대해야 한다.


아주 찰나의 순간.. 적이 방심하는 그 틈을 찌른다.



"오.."



좌익에서 조금씩 무너지던 장창병들이 다시 후방에서 결집하기 시작할때즈음..


우리측 기병대가 적의 후방으로 돌아 돌격에 성공했다.


아무리 경기병이라 할지라도 말을 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돌격력과 위력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후방 돌격이라니..


우리측 좌익.. 상대측 입장에서는 우익이 우리측 기병대의 돌격에 한순간 크게 무너져 내렸다.


앞에서는 검병이, 뒤에서는 기병의 돌격이 상대의 혼을 빼놓았다.


하지만, 여기서 더 싸움을 지속해서는 안된다.



"경기병 후퇴! 적의 좌익쪽으로 돌아서 녀석들의 시선을 빼앗아!"



"지도자님..? 그랬다간 경기병들이 위험해집니다!"



"그거 알아..?"



"예..?"



부관이 나를 보면서 의문 어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기병도 모루 역할을 할 수 있다는거"



내가 원하는 그림은 모두 완성되었다. 돌격하고 남은 기병은 후방에서 무력 시위만 해줘도 상대방은 섣불리 전선을 뒤로 물릴 수 없다.


동시에 우리측 좌익이 상대 우익으로 파고들어 포위를 형성하고 있었으니, 이미 게임은 내 승리였다.


적 우익이 무너졌다. 우리의 좌익이 무너진 틈에 깊숙히 들어왔다가 후방에서 돌격을 맞고 와해되었다.


이제 남은건 역으로 좌익을 전진시켜 녀석들을 싸먹는 구도로 이끄는 것이다.



"궁병! 사격해! 남은 화살을 모두 쏟아 부워!"



우익이 무너져 천천히 뒤로 물러서기 시작하는 녀석들은 어느새 자연스럽게 둥글게 만 형태가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밀집된 녀석들의 전열을 향해 집중사격을 명령했다.


하늘을 매울듯 매서운 기세로 날아가는 화살이 녀석들의 전력을 시시각각 줄여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는 방금 전 우리측 좌익에서 빼낸 장창병들을 후방에 배치시켰다.



"슬슬 적 중기병이 돌격할거야.. 그때를 대비해야해"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고 하더가..


우리측 후방에 있던 숲에서 적 중기병들 수십명이 튀어나와 우리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 숫자는 어림잡아 대략 60명 정도..


그 60명의 중기병이 가진 위력을 생각하면 결코 우습게 볼 수 없다.


하지만..



"창벽형성!"



이미 그 수는 읽혔다.


그야 나도 기병을 우회시켰으니 상대라고 못할것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과 내 차이로 말할것 같으면..


나는 대비를 했고, 녀석들은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이미 시작한 돌격을 뒤로 물릴 수 있을까?


아니..


그야 저녀석.. 중기병을 지휘하는 녀석이 저녀석들의 장군이거든..


장군이 도망치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주겠는가?


체크메이트


이 전투는 나의 승리로 끝날 예정이었다.









이런 느낌으로 틋물 쓰면 어떨것 같음?
잘 읽힘?
재미는 있을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