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의 덕목이란 무엇인가. 


빛에 닿아도 드러나지 않는 초절의 은신술?

어떤 대상이라도 일검에 죽일 암살검술?

흔적을 남기지 않는 잔혹하고 깔끔한 손속?

장치를 소리없이 돌파하는 몸놀림?


다 틀렸다.


상대를 가려가면서 암살의뢰를 수행할것.

암살이 통할 상대와 통하지 않을 상대를 구분하는 눈을 갖는 것.


그냥 단순하게 말하자면 죽일수 있는 상대와 없는 상대를 구분하라는 말이다.


많은 암살자들이 그 간단한 덕목 하나를 지키지 못해 사라지고 나타난다.


제 주제도 모르고 많은 돈을 보고서 

의뢰를 덜컥 수락해 검의 녹이 되어 사라지는 탐욕스럽고 어리석은 놈들. 


라고 말은 하지만 나도 암살자 나부랭이에 불과하니 

늘 돌다리를 다시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중이다. 


단지 인생이 2회차이고. 

그 두번째의 삶이 캐릭터에 빙의해 여자의 몸으로 

이세계에 내던져지고, 컨셉질을 하던 캐릭터의 직업의 배경인 수장이 되었다는 그 글귀 하나.


그렇게 이세계에서 깨어나니 비밀길드, 암살자들의 수장이 되었다는 것 말고는 특이할 것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 비슷한 존재이긴하다.


평소엔 이렇게 내 방에서 인식저해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온몸을 갑옷으로 감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길드원들도 내가 길드 마스터인것만 알지 내 성별이 뭔지는 모른다.

암살자의 수장인 그랜드 마스터가 소녀라고 누가 생각이나 할까.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다가 수정구를 통해 호출이 온다.

의뢰가 성사되었나보네. 


수정구가 지지직 거리더니

뭐라 음성이 들린다. 


" ..그래서 이번 의뢰 대상은 누구냐. "


내려깐 목소리가 수정구를 향해서 나아가자 

허공에서 팔랑이며 의뢰서가 떨어져내린다. 


떨어져 내리는 의뢰서를 탁 하고 잡아 천천히 읽어내린다. 

글은 읽을 줄 안다, 여기에 오면서 기본적으로 회화는 할수있게 해놨더라.


9500만 골드.

거기다가 선지급으로 절반을 먼저 지급. 


..의뢰금이 역대급이다. 

게임 속에서도 결코 작은 돈은 아닌 그런 금액에 침을 나도 모르게 삼키며 계속 읽어내린다.


대체 누구를 죽여달라고 이런 엄청난 금액을..??


천천히 읽어내리고 나는... 


" 이런 ★발. "


일단 욕 한사발을 내뱉었다. 

상대가 상대라고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이건 아니였다.


" 이세계에서 온 구원의 용사. 정수현이라고..? "


미친건가, 용사를 암살하라고??

전에 몇 번 의뢰를 직접 넣었던 의뢰인이라 기억도 날 뿐더러

쓰고있는 이 가면의 너머의 내 진짜 얼굴과 성별을 가볍게 꿰뚫어 본 진짜배기의 용사라서 기억에 남는 사람이기도 하다.


" 이 필적은... 푸흐흐흑 개콘이 따로 없네.

누가 봐도 성녀의 필적이잖아. " 


' ..잠깐 정수현과 그 성녀는 분명 연인이였던걸 내가 봤었는데. '


' 왜 암살의뢰를..?? '


밑에 혹시 이유라도 적혀있나 싶어서 내려보았지만 없었다. 

그냥 죽여달라는 의뢰와 선수금과 같이 온 의뢰비의 절반.


..이거 그냥 거절하면 안되나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이걸 거절했다간 암살의뢰를 했다는 사실이 들킬까봐 우리들을 싹 쓸어버리러 올지도 모른다.

 

수락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미 돈도 다 받아버렸고, 비밀유지서약까지 해버린 마당에 물러설 길도 없다.


용사의 암살이라...

차라리 일국의 황제를 암살하는것이 더 쉬울 정도로 이건 불가능에 가까운 의뢰이다.


하물며 이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나도 마지막 그랜드 마스터의 승계를 위해 하는 미션 중...

암흑 교단의 교황의 암살, 아르메니아 제국의 폭군 타이투스 메데 5세의 암살.


저 의뢰들을 직접 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상대는 용사다. 


성장의 축복을 받아 모든 기술을 통달하였으며.

성검도 아닌 일반 철검 하나로 마왕의 모가지를 잘라오는 검술을 가졌으며, 

뚫리지 않는 육체와 그 넓은 마계를 주파하고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해지는 그 용사다.


흐...


..★발 어쩌긴 해야지.

돈을 먼저 받았잖아...


이마에 얼굴을 대고서 한숨을 푸욱 내쉰다. 

창문을 바라보니 새까맣다. 


마치 내 미래 같군.


젠장.


이 의뢰는 내가 직접 해야한다.

의뢰의 위험도나 상대를 가늠하면 나 말고는 남는 사람이 없다.


의뢰서를 다음 장으로 넘기니 우리의 그 의뢰주 분께서 잠입하는 방법을 아주 자세하게 써주셨다.


정말로 고마워서 눈물 나오는구나 하하. 미친년.


' 용사의 저택에는 남자는 출입 엄금, 오로지 여자만이 돌아다닐수있다. '


..뭔 개소리지. 

더 읽어보자. 


' 용사의 저택에 걸린 마법으로 인해 남자는 계급의 여하를 막론하고 입구의 출입조차도 거부당한다. '


이 무슨 미친 저택이란말인가, 저택 하나에 결계를 깔아놓을 정도로 마나가 넘치는 미친 인간이 있다니.

게임 속이라 바꿔봐도 저만한 결계를 유지하는데에 드는 마나의 양을 환산해보아도

높은 마탑 하나를 새로짓는데 필요한 마나와 마나석의 소모갯수를 아득히 상회한다.


그런데 저걸 혼자서 유지한다고?

진짜로 이걸 죽여야 한다고...?


' 남자는 출입 자체가 거부된다. 라는 사실.

이 사실이 꽤나 중요하다고 굵게 적어주신걸 보면... 음... 난 통과인데..? '


일단 지금 갑옷을 칭칭 두르고 가면을 뒤집어써 체격도 목소리도 엉망인 상태지만...

이 몸의 성별은 여자이다, 안에 있는 내용물은 남자였던 사람이지만.


저택에 들어가는 방식은 내겐 전혀 문제가 안된다. 

여자 암살자가 잘 없기도 하나 그 용사에게 칼을 들이대는 암살자는 더더욱 없을뿐더러.


여성의 몸으로 그랜드 마스터는 무슨.

한참 아래의 지부에 속한 부단장의 자리조차도 따기 힘든 것이 이쪽의 생태이다.


다 읽은 의뢰서를 뒤적거리자 

무언가 혹시 더 있나 하고 뒤져보다가 툭 하고 떨어지는 쪽지가 책상에 떨어진다.


곱게 접힌 쪽지를 펼치니 마치 비밀이라는 듯이 적혀있는 한 문구.


' 용사의 취향은 푸른빛 머리색을 가지고서 금색의 눈동자를 가지고

그와 동시에 조금 눈매가 사나운 로리거유가 취향입니다. 참고하시길. '


로리거유?

..로리거유란 단어를 내가 커뮤니티가 아니라 실제로 보는건 진짜로 처음이였다.


저쪽 세계에서나 이쪽 세계에서나.


그리고 용사 이놈 취향 참... 


' 꼴잘알학이 있다면 박사학위를 받았을 놈이구만. '


' 이 캐릭터도 외형이랑 신장 설정할때 바스트를 최대로. 키는 반대로 줄이고 골반이랑 허벅지를 늘려서 엉덩이도 크게 했었지.  '


' 후후.. 이런 꼴잘알 동지를 죽여야 한다니 마음이 아프네에... '


' 그치만 의뢰는 의뢰니까 '


의뢰서를 접은 나는 오랜만의 의뢰 수행을 위해서 준비를 시작한다.


신비한 모루로 겉모습이 덧 씌워진 암살검이 장착된 장갑을 꺼내들었다.


팔에 끼운 후 몇 번 움직여보며 고장을 테스트해보았지만 멀쩡하고.


장치를 누르니 튀어나오는 고풍스러운 무늬의 칼날까지 아직 예리하다.


' 잠입해야 하니까 옷은 이걸론 안되겠네. ' 


한동안 열지않았던 인벤토리를 열어서 열심히 용사놈의 취향에 맞춘 옷을 찾아 해멘 끝에...

옛날에 한정이벤트로 받았던 화려하고 노출이 많은 드레스와 정갈한 빅토리안 메이드의 옷이 자리해있었고.


일단 첫 대면에 바로 죽여야 하니...


" 해제. " 


그리 언령을 내뱉자 갑옷이 해체되어 인벤토리에 흡수되었고.

가면 또한 해제되어선 갑옷과 같이 인벤토리에 흡수되었다.


거울의 앞에 서니 보이는 범죄적인 비주얼.


갑옷이 해제된 내 몸은 아까 말했던대로 키는 꽤나 작다. 

대충 키는 154cm정도일까.

바스트랑 힙의 크기를 물어본다면.... 


가슴의 크기를 물어도 잘 모른다, 밑이 안보일 정도로 크다고만 생각해라.

애초에 이 몸뚱아리에 이런 가슴이라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범죄적이지않나.


힙은... 진짜 모른다. 

옛날에 올렸던 스샷에 달린 댓글에... 


' 와 이 갤럼 캐릭터는 무슨 엉덩이가... 와... '

' 크기 보니까 엄마가 되면 7쌍둥이도 잘 낳을거 같네, 존나 크네 ㅋㅋㅋ '


이런 류의 댓글이 달렸던걸 생각하면 뭐 크다고 생각은 한다. 


자연스러운 청색과 인위적인 인공미가 섞인 색이 머리카락을 이루고 있고...

그.. 정확히 무슨색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모른다고 대답할거다.. 그... 나는 진짜 모른다. 

눈동자는 금색, 내 취향이다 불만 있냐. 



그리 생각하며 이것저것 옷을 대어보다가....

헤져서 낡아보이는 옷도 있었다. 아마 가지지못한 자를 때려잡으면 나오던 옷이였지...


용사의 저택에 잠입하는 방법은... 

메이드로 취직해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안전할텐데 지금은 모집하지 않고 있다. 



결국은 그냥 잠입이나 해야한다는 소리다.

복장도 가볍게 하는 위험부담을 짊어지고 한방에 보내버려야한다. 



나도 검은 이 나라의 친위기사단의 기사단장급으로 좀 치는 편이지만 용사가 대상이라면 다르다.

일기토를 벌인다면 한 세합만에 개같이 털리고 목이 잘려서 죽을걸?


마왕을 참살한 용사 칼을 들이대고 살수있을까..


으...

일단 해봐야지. 하하, 설마 뭐 잡혀서 죽기보다 더 하겠어?


물론 어림도 없었고.

내 미래에 그런 일이 기다릴줄 누가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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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그랑-! 


" 이게 끝이야 귀여운 암살자씨? 아니.

검은형제단의 그랜드 마스터, 아리아 슈라우드.


열심히 휘둘러보던 칼이 박살났다.

염병, 저거 비싼건데. 


" 내가 뭔가 더 수가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용사님?

난 그냥 오밤중에 사람을 잘못 본 불행한 밤손님일뿐인걸..? "


물론 있다.

용사를 상대로 근접을 걸어야하는 기술이지만.... 


" 그게 암살자라는거 이제는 알고 있거든.

더 없으면 끝내자, 나 자야하거든 내일 쉬지만 피곤해. " 


하품을 하는 용사의 모습에선 전혀 위기감도 긴장감도 없다. 

그러나 하는 말과 달리 맨손에 서리는 금빛의 권기는 무시무시할정도로 빛을 발한다. 


' 젠장 저게 그 용사의 기를 응축시킨 일격인가. 

..맞으면 죽겠... '


내 생각은... 아니 의식은 거기까지가 끝이였다. 

빛을 머금은 주먹이 순식간에 휘둘러짐과 동시에 나는 의식이 끊겨갔다. 


" 손까지 쓰게한건 미스 아리아가 처음인데.... "


눈을 살짝 비비며 졸음을 달래는 정수현.


"이제 자러갈까 하암...? "


그의 눈에 달빛이 쓰러진 소녀를 비춘다.

저 소녀를 바라보라는듯이.


용사, 정수현은 하품을 하다가 쓰러진 소녀, 아리아의 데카 실력주머니를 보고서 눈을 크게 떴다.

본인이 그렇게나 찾아헤메이던 로리거유, 외모조차도 이세계에와서도 찾기 힘들었던 극상의 미모를 가진 여자.

지금은 감고있지만... 아까 달빛을 흡수해 더 밝게 빛나던 신비한 황금색의 눈동자, 묘하게 반항적인 눈매.

엷은 푸른빛을 띄며 웨이브가 있는 중단발이 유려하게 자신을 과시한다.

 

적당히 자신하고 20CM이상 차이나는 아담한 키. 

그와 반대로 비례되는 엄청난 하반신. 


" 어... 와... 찾았다. 로리거유. 내 정실. "


복장조차도 암살자들이 입는 옷은 아닌 고급진 드레스느낌의 옷이였다.

드레스 형식으로 왼쪽에 크게 천을 내리고 허벅지를 노출.

상체는 가슴의 골과 어깨, 등을 모조리 까는 매혹적인 복장.

그와 반대로 팔꿈치 위까지 올라오는 검은색의 긴 장갑까지.


전체적으로 머리색과 비슷한 옷색이 더더욱 그 미모를 과시하게 한다.


그야말로 여신이 내려주신 자신의 이상형 그 자체.


" 안녕하세요... 올리브쌤 입니다.. 아니... 와... 젖탱이 보소.... 이게 그 데카유방인가 뭔가 그건가..?

여신님 진짜로 감사합니다... "


그냥 자러갈려고 했던 정수현은.

주먹에 얻어맞고 의식을 잃은 아리아의 목에 아다만티움 재질의 개목걸이를 채우고.

그대로 안아들고 제 방으로 향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 깨어나면 본인의 동의부터 받고... 음... 결혼까지 하고 싶은데...

아이는 한 3명... 아니 7명만 가져볼까... 조금 많이도 리아가 힘내주겠지..? "

 

얼마나 봤다고 리아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정수현씨.


잠들어있는 소녀가 듣는다면 그게 뭔 개소리냐며 암살검을 들고 길길이 날뛸 그럴 소리를 하는 정수현이 였지만

기절해버린 아리아가 이제 할 수있는 일이라고는 

제 음란한 몸뚱이를 고스란히 용사에게 바칠 일 뿐이라는 미래를 기다리며 몸을 달구는것 말고는 없었다.


기절해서 잠든 소녀 아리아의 머릿결을 부드러이 쓰다듬는 정수현의 모습..

영락없이 잠든 여자친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그런 이미지였다. 


정작 속내는 달랐지만... 그래도....


이세계에서 이상형인 여자까지 마당에서 줍줍한 용사 정수현에게 붙잡힌 아리아.

그녀의 미래는 어둡지만...


그 데카유방에는...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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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신은 모르겠고 일단 이것만 썼어! 

로리거유 아니면 안서는 용사시우에게 붙잡힌 로리거유 틋녀의 운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