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다.

대한민국이라는 분단 국가에서.

그저 평범하게 초중고등 학교를 나오고, 대학에 입학하고.

성인이 되자마자 신검을 받고 1급을 받았고, 1학년을 마치자 마자 바로 군입대를 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


딱히 남들과 다르지 않은 삶에서 살아가면서 게임이나 하고 알바도 하는 그런 평범한 삶.

그렇게 친구와 술을 마시며 입대를 앞둔 심정을 토로하니.


''하. 진짜로 될줄은 몰랐네.''


''그래도 군대는 빨리 갔다오는게 낫지.''


염장질하는 친구에게 악담을 퍼붓고나서 겨울에 입대를 했고.

훈련소를 마치고 자대를 배치 받은지 며칠 되지도 않아서 중국의 습가놈과 북한의 김가놈이 잘못먹은게 있는지 전쟁이 일어났다.


한국, 일본, 미국, 대만, 중국, 북한이라는 국가의 전쟁의 규모는 꽤나 커졌고 첫날에 선임이.

둘째날에 동기가 중국이 쏜 눈먼 미사일에 맞아 죽었고, 나는 전쟁이 발발한지 고작 사흘째 되는날.

북한이 쏜 눈먼 탄이 하필이면 유류고에 떨어졌고 근처에 있는 나는 폭발에 휘말려서 죽었다.


그렇게 끝이라고 생각하고 눈을 뜨니, 중세 유럽으로 보이는 곳에서 다시 태어났고, 나는 평범한 농가에서 유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아이로 환생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지옥의 중세 유럽에서 환생했다는 절망감에 빠진지 몇년이 되지 않아서 나는 큰착각을 하고 말았다.

나는 중세 유럽이 천국으로 보이는 흔한 판타지 세계에 환생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흔히 마왕이 인간계를 침공하고 용사가 퇴치하러가는 그런 중세 판타지 세계.

대충 듣자하니 전쟁이 이어진지 140년으로 용사가 나타 남으로서 인류는 절망에 벗어나서 어느정도 희망을 보고 있었다.


다만 그렇게된지 50년.

어른들은 어릴적보다 나아진 삶에 만족을 했지만 자식이나 동내 청년들이 징집되어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어디까지나 수십년전보다 나아진 삶임을 인생 2회차인 나는 알 수가 있었고.


내가 4살이 되는해 큰형이.

8살이 되는해 둘째형이 12살이 되는해 셋째형이 징병되고 얼마가지 않아 전사 통지서가 되어 오는 것을 보았고.


14살이 되는해.

나는 징병되어서 전장에 나서게 되었다.


그렇게 징집되는 나를 막으려는 부모님과 마을사람들을 밀어내고서 징집된 나는.

내가사는 왕국 소속 훈련장으로 향했고, 거기서 미친듯이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징집된 일부는 마법에 적성이 되어서 마탑으로 가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분명히 총을 가지고 있는 군인이 있음에도 활과 창 검을 들고서 훈련을 하는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총 또한 유형이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마법을 이용해 발사하는 마총과 내가 잘아는 화약을 이용한 총 두가지로 나뉘는것을 알게되자 왜 그것을 이용하지 않고 구식 무기인 활과 창등을 이용하는지 이해 할수가 없었다.


이에 어느정도 부유한 상인 집안 출신인 동기에게 물어보고서 마총에 들어가는 총가격과, 화약은 주로 화포에 쓰이는 것도 모자르기에 총에 쓸 화약이 부족해서라는 이유를 듣고서야 납득을 할 수 있었고.

반년간의 훈련을 마치고 실전에 향했다.


2.

그리고 첫 전투에서 아무것도 못할줄 알았으나 전생에 전쟁중에 전사를 해서 그런지 전투를 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반년간 훈련소에서 친해진 동기들이 하나둘 죽어 가는것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검을 한번더 휘두르고 창을 한번더 찌르면 동료가 살수 있다는 마인드로 입에서 피맛이 날정도로 몸을 움직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날에는 동기 100명중 10명이.

그 다음날에는 20명 사흘째에는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그때 쯤 새로운 병사들이 들어와서 빈자리를 체웠다.


그쯤되자 나는 살고자 하는 욕구가 더 강해졌다.

그리고 먼저 징집된 형들이 전쟁터에 나가서 얼마되지 않아 죽은 이유를 알게되었다.


그렇게 두달정도 마물들의 공격에 맞서서 익숙해질 때쯤.

살아남은 병사들은 전방으로 차출되었고.


''씨발.''


그곳에서 마주친 하급 마족을 상대하면서 나는 한마디의 욕외에는 할말이 없었다.

우리가 상대한 강력하게 느껴진 마물 조차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작 하급마족을 상대하는것은 버거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법사들의 마법이나 기사 혹은 오러를 사용할줄 아는 높은 등급의 모험가나 용병의 지원덕에 조금이라도 버틸수 있으면 살수 있었다는 것이었고, 내가속한 부대는 대승을 함으로서 마족이 점령한 영토를 130년만에 탈환을 했다.


그 공로로 병사들에게도 약간의 금전이 지급되었고, 나는 그돈을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하루 이틀 그렇게 약간이나마 쥐어지는 적은 돈을 고향으로 보내면서 살았고.


''야 유진 너말이야 요새 살만하지? 고작 일병 따리가 잘 웃는다?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아님니다 토마스 병장님. 욕나오는 마족들 땜시 편히 못자는데요.''


''농담이다. 그 난쟁이(하급마족의 멸칭)놈들이 쏜 화살에 맞은건 괜찮냐?''


''괜찮습니다. 사제분들이 치유해준 덕분에 이틀정도만 더 쉬면 괜찮아 질겁니다. 운좋게 용사 일행분들이 지나간덕에 고위 사제분들도 같이 있어서 살았지 않습니까?''


''그러게나 말이다. 그분들 아니였음 여기있는 절반은 다 뒤졌지. 그때 딱 상급마족이 나타날줄 누가 알았냐고.''


그렇게 전장에서 익숙해질 무렵.

한 사람이 나에게 다가왔고.


''유진 일병인가?''


''네. 그렇습니다.''


좋지 못한 표정을 지으며 우편물을 전해주던 전령의 표정을 보면서 불길한 마음을 애써 외면하면서 편지를 열었고. 며칠전 내가 화살을 맞고 사제들에게 치료를 받던날. 같은 시간에 쳐들어온 군단장 업화의 마녀의 습격으로 내가 살던 마을이 통째로 증발해 우리가족을 비롯한 마을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봐. 유진. 당장 의료병과 사제불러!''


그렇게 나를 부르던 전령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의식이 끊겼고, 다시 정신 차렸을때는 며칠이 지난 뒤였다.

그렇게 두번쨰 삶에서는 가족을 먼저 잃는 슬픔을 느꼈다.


내가 전장에 온지 1년 반이 되는 해였다.

그날을 기점으로 나는 평소처럼 웃지 못하고.

전투가 없는 날이면 검을 휘두르고 활을 쏘았다.

그날로 부터 나의 목표는 오로지 복수였다.


3.

그렇게 반년이 더지나 나는 우연히 연합군 소속의 고위 귀족들중 한명의 눈에 들었고.


''유진이라고 했나? 그대의 모습은 병사들에게 모범적이면서도 해서는 안되는 모습일세. 자네의 이야기를 들어서 알지만 복수에 눈이 멀어서 자신을 혹사하지 말게. 복수를 원하면 더 오래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제안을 하지. 장교가 되지 않겠나?''


''그러면 뭐가 달라지죠?''


''먼저 평민인 자네가 출세를 할수 있고, 자네 마을을 공격한 군단장 아니 그건 아니더라도 놈이 거느린 병력들을 죽이면서 전력을 줄일 수 있지. 그렇게 된다면 누군가는 자네의 원수를 죽여줄수도 있고 무참하게 죽어나갈 또다른 병사들과 민간인 하나를 더 살릴수 있겠지. 제대로 배운다면 말이지.''


나는 그런 귀족의 말을 쉽게 믿지 못했다.

전생에서 배운것 외에 환생후 배운 것은 칼진 뿐인 내가 장교가 될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니까.


''그래. 내가 이런 제안을 보낸것을 의심하는것을 보니 출세에 눈이 멀지는 않았군. 자네가 이런 제안을 보낸것을 경계하는건 나쁘지 않네. 그러나 너무 경계를 하면 기회를 놓치기 마련이지. 내가 이런 제안을 보낸 이유는 자네가 곧 오러를 쓸수 있을거 같거든. 내가 잘못 본걸 수도 있지만 한번 도전해보지 않겠나?''


''네. 하겠습니다. 더 강해질수 있다면. 복수를 할 수 있다면 뭐든 하겠습니다.''


그렇게 나를 포함한 150명의 징집병들은 장교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였지만, 그 짧은 기간인 만큼 전장이 오히려 더 편할 정도로 훈련을 받았고.

그렇게 대부분 오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거나, 마법사일 경우 한단계 이상 서클을 올려서 당당하게 장교로서 나설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16살이 되는해 장교가 되어 전방으로 나서게 되었고.

살아남은 극소수는 2년뒤 대위가 되었고, 1년뒤에는 소령.

장교로 임관된지 4년 수많은 전장에서 살아남은 나는 최연소 대령이 되었고.


그날 장교의 눈에들어 임관된 150명의 평민출신 장교중 10명만이 살아남았고.

나는 내가 속한 바르티아 왕국의 군정사령부 소속으로 배치가 되었다.


그렇게 1년뒤에는 최연소 장성이 되어 연합군의 작전에 속할 수 있게 되었고 내가 24살이 되는 해.

마왕성 인근까지 진격을 하게 되었고, 용사 일행은 마왕성에.

나를 비롯한 주요 군인이나 기사들은 군단장이나 바뀐 마왕군의 4대 간부를 상대를 하며 그들이 마왕을 죽이는데 집중을 하게 했다.


그러나 오러를 깨우친다 한들.

체계적으로 배운 귀족출신의 장교나 기사들과 달리 나는 한계가 있었고, 평민 출신인 나의 부관들의 체력은 금방 소진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상대한 군단장인 업화의 마녀 또한 오랫동안 이어진 전쟁에서 용사 일행인 대마법사의 마법에 중상을 입은 상태였기에 어느정도 상대를 할 수는 있었고.


''제길. 그 마법사만 아니였어도 이딴 잔챙이들에게 굴욕을 당하지 않았을텐데.''


''그게 네 운명일 뿐이다.''


그렇게 죽어가는 군단장 앞에서 방심을 하던 부하는 한마디를 하며 화살의 시위를 당겼고.

마녀는 알 수없는 마법을 시전했다.


''헤리 당장피해!''


''으아악! 이 미친년이!''


복수를 앞두고서 오랫동안 봐온 부관을 잃을 수 없기에 허둥대는 부관을 밀어낸 체 마녀의 공격을 맞았고.

그틈을 타 마탑소속의 마법사의 공격이 시작되어 인류의 배신자인 업화의 마녀를 죽일 수 있었고.

나는 사제들의 치료를 받으면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렇게 의식을 되찾은 나는 침대 옆에있는 거울을 본순간 눈이 잘못된줄 알았다.

내가아는 내 모습이 아니였으니까.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부정 할수 없는 모습이 거울에 비춰지고 있었다.


''어? 뭐야? 내모습이 왜이래?''


여자가 된 나의 모습을 보고 그렇게 다시한번 의식을 잃었고 내 목소리를 듣고서 병실에 들어온 고위 사제와 수녀들은 다시 혼절한 나의 의식을 붙잡기 위해서 성녀가 건내준 성수를 들이붙고 나서 일주일 뒤 나는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성녀로부터 어찌 된일인지 전해듣고.

마왕을 죽였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앞으로 어찌할지 묻는 서신에 나는 은퇴하겠다는 서신 하나를 보냈다.

그리고 돌아온 답장은


은퇴하는건 좋은데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공신들에게 포상이 있으니 제국의 수도, 성국의 수도 내가 소속된 왕국의 수도를 방문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나서 세달간 이곳 저곳을 떠들며

각종 보상과 함께.  고국으로부터 명예귀족 작위와 연금 포상금등을 받으며 은퇴를 했다.


''근데 나 앞으로 뭐하나?''


문제는 앞으로 뭘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고향은 불타서 사라지고.

성별이 바뀐덕에 연애나 결혼할 생각이 없는 나로서는 앞으로가 막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