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움과 가벼움.

그 소녀들의 유품을 손으로 감싼 지금, 내게 가장 먼저 와닿은 감상.


내가 그런 감상을 느꼈던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지팡이에서 떨어져 나간, 한 뼘 정도의 가는 나무토막이 무거울 일도.

빛과 색을 잃어, 장난감 반지에서 떼어낸 것만 같은 보석이 따뜻할 일도 없을 터이니.


그런 감상을 느끼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터였다.




...그렇지만.


나는, 그러한 현재의 감상을 억지로 밀어냈다.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다.


"... ..."


그 흔적들이 가볍기 그지없다는 것과, 그 자취가 이미 식어버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소녀들이, 사람들을 위해 희생한지도 오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하아..."


그래서, 그 당연한 감상을 받아들이는 대신.

나는, 유품을 잡고 있던 손 안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마치, 그렇게라도 온기를 불어넣으면 빛바랜 보석이 빛나기라도 할 것처럼.

파편만 남은 지팡이가, 다시 옛날처럼 돌아오기라도 할 것처럼.


...화장터의 재로 변해버린 너희들이, 옛날처럼 현관문을 열고 힘차게 들어오기라도 할 것처럼.


'...그럴 리가 없지만.'


망가진 물건을 고치는 재주가, 내게 없다는 것을.

죽은 사람이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알면서도.


손 속에 피어나는 온기를 느끼며, 일어날 일이 없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조금 소망하면서.


---


그리고, 당연히도.


"... ..."


몇 시간이 흐른 후에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나가자."


그저.


그들 대신 내가 맡은, 한없이 가벼운 책임만 또다시 찾아올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