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야말로 이길 수 있어.



"우와! 나가히쨩. 드디어 알려준 전개를 실수없이 할 수 있게 되었네!."

"다,당연하지!"

"첫턴에 드로우 하려고 하던 나가히쨩이... 이 언니는 감동이야..."

"끼야아악! 어,언젯적 일이야!"



감히 빙의 첫 날의 흑역사를 들먹이다니... 혹시, 멘탈 공격인 걸까?


유희왕이라고는 어린 시절 백룡 사랑꾼과 천년 퍼즐 감금남이 나오던 것 밖에 모르던 내가 작화가 이쁘다며 신작 유희왕 애니메이션 PV를 재생하는 순간 빙의 당해버렸던 그 날.


여자의 몸이 되어서 모든 것이 당황스러운 그 순간에도 이 곳이 신작 유희왕 애니메이션의 세계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 어떤 세상이 봉사활동으로 듀얼을 가르치러 오겠냐고.


카드게임의 존재를 세계의 명운과 저울질 하는 세상답다면 답다.



"으으으! 어쨋건 이번엔 내가 이길거야."

"안돼! 나가히쨩이 이기면 같이 쇼핑 가주기로 했잖아!"

"난 가기 싫어. [혁의 성녀 카르테시아]의 효과 발동. 패에 있는 [알버스의 낙윤]과 융합 소환. [진염룡 알비온]"



쇼핑따위 끌려갈까 보냐!


하루종일 옷 입히기 인형이 되는 것도 싫고, 같은 여자라고 스스럼 없이 붙어와서 괴로운 것도 싫다.


처음으로 실수없이 전개해낸 내 필드. 공격력이 무려 4000점인 알버 조아, 수비력 3000의 막시무스. 진염룡과 요안의 상검사까지 버티고 있다.


그에 반해서 이미 사이레 언니의 엑스트라 덱은 내 몬스터들의 효과로 6장만 남았고, 패트랩을 쓰느라 남은 패도 3장뿐!


이건 내가 이겼네!



"그럼... 배틀페이즈."

"에?"



아무것도 안하고 배틀페이즈? 무슨 생각인 거지?



"내 필드에 앞면표시 카드가 없는 상태에서 배틀페이즈 종료시. 패에서 [길항승부]를 발동할 수 있어."

"어... 무슨 카드야?"



처음보는 함정카드가 패에서 발동했다. 함정카드는 패에서 발동 못하는 거 아니였어?



"나가히쨩의 필드의 카드 수를 내 필드랑 같은 숫자가 되도록 해야해."

"그말은...?"

"한장만 남기고 모두 묘지로 보내야..."

"싫어! 리버스 카드 [싸이크론]!"

"엣? 나가히쨩 잠깐..."



길항 승부를 파괴했어. 이걸로 내 필드는 무사하... 아라? 듀얼 디스크가 올려진 카드들이 모두 들려나왔다.


묘지로 가야하는 카드들을 알려주는 편의 기능이 갑자기 왜?



"이미 발동한 카드의 효과는 파괴해도 무효가 되지 않아."

"그,그 말은..."

"내 필드의 카드는 0장! 전부 묘지로 보내줘 나가히쨩. 사실 나가히쨩도 언니랑 놀고 싶었구나♡"

"어째서어어어!!!"



그대로 듀얼에서 져서 쇼핑에 끌려가고 말았다... 그래도 같이 먹은 블루 아이즈 파르페 맛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