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빨 갱이와개과를때려잡는것과D레이션을먹는건너무즐거워레클리스 하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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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해가 온다.

망가진 대지와 질척한 진창을 밟고.

울리는 땅을 딛으며 매캐한 포연을 뚫고.

우리의 희망찬 다음 날이 온다.

짙은 어스름을 물리는 눈부신 여명이 찾아온다.




아침해가, 온다.



*



우마무스메.

내가 살았던 현실의 실제 경주마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말의 귀와 꼬리를 하고 있는 미소녀 캐릭터들.

겉보기에는 사람 같이 생겼지만, 시속 70km로 뛰며 성인 남성 20명 이상의 힘을 낼 수 있는 작은 괴물들이기도 하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그런 우마무스메들이 대거 등장하는, 속된 말로 씹덕 게임이라고 부르는 그런 부류의 것인 경마 모에화 게임이었다.

나는 그 게임의 유저 중 한명이었고, 씹덕 게임의 유저들이라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아― 나도 게임 속에 들어가서 미소녀 캐릭터들과 꽁냥꽁냥하고 싶다.’ 혹은 ‘그런 미소녀 캐릭터가 되고 싶다.’ 라는 한심한 망상이 담긴 글을 꾸준글 마냥 써서 올리는 부류이기도 하였다.

물론 모두가 실제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저 일종의 심심풀이로 영양가 없는 말들을 싸질러 댈 뿐이었다.


그러니 그런 내가 지금 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내 소원이 이루어졌다기보다는 악의를 가진 전지전능한 누군가의 농간질이라고 보는 편이 합당할 터였다.


“대, 댕댕이들아… 착하지? 착한 댕댕이는 사람… 아니 말딸, 아니… 우마무스메 무는 거 아니야….”


나를 둘러싸고 이빨을 드러낸 채 으르렁거리며 위협하는 들개 세 마리의 가운데에서 나는 방금 들개에 물려 피가 나는 꼬리를 다리 사이로 숨긴 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꼬리.

그래, 꼬리.


평소처럼 커뮤니티에 일기처럼 똥글을 싸고 잠자리에 든 다음 날, 나는 한 마리의 어린 우마무스메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초등…, 국민학교에 들어갈 나이조차도 채우지 못한 채 허망히 들개들에게 물려 죽을 위기에 처해 있고.


평소처럼 밥을 먹다가 옆에서 시비를 거는 동생에 질려 머리를 식히고자 그저 한 바퀴 가볍게 바람을 맞으러 나왔을 뿐이었는데.

혼자 나돌아다니지 말라는 창주 삼촌의 말 좀 잘 들을걸.


-크르르릉….


들개들의 포위망이 점차 좁혀 내 숨통을 조여온다.

아아 젠장, 엄마가 죽고 나를 버리고 떠나갔다던 그 얼굴도 모르는 아빠라는 작자의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 당신의 딸래미가 죽을 위기라고.

당신이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니야.

이 한심한 인간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남자였던 시절에도 느껴본 적 없는, 죽음의 공포가 이성을 마비시킨다.

충분히 포위망을 좁힌 들개들은 이제 내 목을 물어뜯어 숨통을 끊어버리기 위해 내게로 곧장 뛰어 들어온다.

나도, 그에 맞춰 눈을 감는다.


“아침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그렇지만 낯설면서도 동시에 그리운 목소리가 들려온 것 또한 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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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umamusme&no=179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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