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수위도 그만큼 가라앉는다. 현재가 아니라 과거에 잠겨버리는 것이다. 깊은 심해에 빠지면 숨을 쉴 수 없듯, 삶이 꽤 갑갑해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생각을 비우는 건 때론 좋은 리프레쉬가 된다. 생각에 온점을 찍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산책을 나간다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깔끔함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샤워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혹자는 삶의 지혜라 불리는 요령들이다. 


예쁜 문장으로 치환하면, 진흙탕 속에서도 하늘의 별을 쳐다보라! 가 될 수 있겠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인간의 삶을 극복할 수 없는 장애로 치부하는 비관주의자들은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실제로 본인도 낙관과는 거리가 먼 인간이다. 이게 말 한마디로 쉽게 됐다면 중동 깜둥이들이 알라 후 아크바르! 를 외칠일은 없을 테니까.


무욕無慾이야말로 대욕大欲이기 때문일까?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으니, 어쩌구라는 오래된 선조의 지혜가 정녕 진리였던 말인가?


글쎄.


어느새 불필요한 사설이 길어졌다.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우울한 콤마들은 부디 넘어가길 바란다. 대뇌변연계의 아몬드 수용체와 호르몬이 합산한 생래적 반응이다.


요컨데, 어떻게 하면 기분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게 이 대단원의 핵심이다.


스스로가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가 아니고, 정신의 회복 탄력성이 맛이 간 PTSD가 없으며, 현대인들이 누구나 한가지씩 가지는 정신병중에 거시세계에 영향을 미칠만큼의 뚜렷한 징후가 없는.


가령, 그래 21세기 지극히 평범한 현대인이.


"하루 아침에 여자가 되버렸다면."


스륵, 나는 거울을 뚫어져라 보던 눈을 감았다. 정신 수양을 하듯 마음을 비웠다. 머릿속은 오만 잡념으로 여전히 장마철 둑처럼 철철 넘쳐 흘렀다.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았다.


아, 역시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