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는 길에 싸이버거 세트로 사서 가는데 생각외로 노숙자들 알뜰살뜰하게 사네. 


일단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


1. 머리감기, 샤워는 새벽 5시 지하철역에서. 새벽 5시쯤에 화장실 문 여는데 그때 조용히 처리.


2.핸드폰 충전도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마지막칸에 충전단자 있는 곳 리스트 쫙 읊어주시더라.


3. 밥은 시식코너에서. 같은 마트 하루에 여러번 가지 말고 며칠 건너서 가기. 맨날 시식코너에서 뭐 집어먹으니까 직원들이 노숙자인 거 알고는 있는데 이렇게 며칠 걸러서 가면 뭐라고 안 한다고. 왜인지는 모르신다고.


4. 교회도 종종 가서 밥을 얻어먹는다고.

교회중에 큰 교회에 가고 그 중에 헌금함을 들고 다니는 곳이 아니라 입구에 놓아두기만 하는 곳을 가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천원. 가끔씩 봉투에 넣어서 헌금함에 넣으신다더라.

꼭 봉투에는 돈이 없는데 부끄러워서 이렇게라도 낸다고 적으신다고.


5.잠은 주로 한강이나 공원 생각보다 사람이 많음.


6.겨울철에는 주로 지하철역에서. 그런데 별로 춥지 않은 시기에 돈을 모아둬서 되도록이면 노숙은 피한다고. 대충 50만원이면 겨울은 고시원에서 보낼 수 있다고. 요즘 물가가 올라서 찜찔방같은 곳에서 어중간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밥도 나오는 고시원이 나을 수도 있다고 함.


7.가끔씩 고시원 사는 사람한테서 밥을 사서 드신다고 함.

고시원이 보통 밥에 김치는 무료제공인 경우가 많아서 천원에 밥에 김치까지 파시는 분이 계시다고.


8. 노숙자끼리도 나름의 규칙이랑 구역이 있다는 듯.

주로 지하철역마다 나름의 공동체가 있고 구호물자나 그런 거 나눠주고 청소관리까지 함.

물 흐리는 노숙자들은 내쫒아버리기까지 한다는 듯.


9.이거 외에도 짜잘짜잘한 이야기들.


싸이버거 세트로 생각보다 소재 많이 얻어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