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말머리가 없길래

독자 사고방식 참고용으로 쓰라고 팁글에 올림




<TS 캐릭터의 매력에 관하여>




평범한 남자/여자인데 TS 껍질만 씌워놓은 경우를 제외하면


로맨스 요소가 있는 작품에서

TS 캐릭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뉨.


1. 보이시한 성격(외형, 내면)에서 점차 변화하는 경우


2. 어디가 남자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



내가 생각하는 TS 캐릭터의 포인트는 다음과 같음.




ㄱ. 반전매력과 반어법



평소와 정반대인 행동은 특별하고


색다르고 신선한 모습이 보기 좋으며


어려울수록 성취의 기쁨이 커짐.


1번의 경우,

여성적인 면을 아끼다 보여줄 때의 카타르시스가 작품의 주요 코드가 됨.


안 하던 패션으로 꾸미고,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고, 스킨쉽을 허용하는 로맨스 장르의 성취가 다른 작품보다 강하게 와닿음.


게다가 캐릭터의 보이시한 스타일링과 페미닌한 스타일링을 둘 다 볼 수 있으니 진귀함.



아니면 아예 어이없어서 웃기는 방법도 있음.


2번의 경우,

대놓고 여자인데 암튼 남자라고 우기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음.


일종의 반어법임.

부정할수록 강하게 긍정하게 됨.


"난 남잔데?"


"하? 진정한 남자라면 우정에 목숨도 걸어야 하니까 너 도와주는 건데? 완전 남자다웠지?"


"진정한 우정에 연애 감정 따위는 끼어들 수 없으니 안심해."





ㄴ. 캐릭터의 합당성 부여



이런 캐릭터에게 TS속성이 없다면, 붕 뜨면서 어딘가 겉돌게 됨.



Q. 왜 쟤는 연애를 거부하고 싸가지 없나요?

A. 그야.. 남자니까?


Q. 연애는 거부하면서 왜 스킨쉽은 거리낌없고, 같은 침대에서 자도 거부감이 없나요?

A. 그야.. 남자니까?


Q. 아니 저렇게 예쁘고 성격 좋은 애가 연애 경험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A. 그야.. 남자니까?


Q. 왜 저런 털털한 옷차림을 하고, 치마 입는 것만으로도 뺨을 붉히면서 민망해하고, 남자 주인공과 정서적 거리가 부랄친구처럼 밀접해서 남주 뒷담까는 여자애에게 화내고, 자꾸 화장 안 이상한지 물어보고, 툭하면 연락하고, 부모님과도 친밀하고, 어릴 적 추억도 공유하고, 딴 여자애가 고백하니까 깜짝 놀라서 그년은 너랑 급이 안 맞는다고 훈계하나요?


A. 그야...... 아시죠?



'남자' 하나로 모든 것을 허용하는 완벽한 논리를 펼친 만큼, TS 속성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거임.


이건 백합이나 노맨스에도 통용됨.


Q. 쟤는 왜 여자인데 여자를 좋아해요?


Q. 왜 연애를 안 해요?


답은 정해져 있음.



특히 2번 캐릭터는 TS 설정이 빠지면 겉도는 경향이 강함.


어떠한 빌드업도 없이 여성성을 강조하는, 라이트 노벨 속 비호감 캐릭터처럼 변하는 거임.


"나 여자임!!!!"

"너한테 호감 있어서 이렇게 헌신적으로 도와주고 있어!!!!"

"민망하니까 아닌 척 하지만, 지금 내 머릿속에는 너와 노후생활을 보내며 손주 놀아주는 상상밖에 없네!!!!"


이게... 매력적일까?




SM, 유부녀, 퍼리, NTR 등등....

이상성욕과 연관된 장르는 비슷한 요소를 공유함.


어려울수록 성취의 기쁨이 커지는 거임.


하지만 TS는 좋아도 퍼리는 싫은 건, '왜 어려운가?'를 보충하는 설정이 취향에 맞지 않은 거임.


개이쁘고 유전자 하나하나까지 완벽한 여자이지만 '아무튼 정신이 남자'이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과


거 태어나보니 몸이 동물과 인간의 중간단계라서 어렵다는 건 다를 수밖에 없잖아.




나는 TS 캐릭터가 들어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시도하는 독자이지만


딱 하나의 규칙이 있음.


모든 TS는 비자발적이어야 함.


'난 사실 어릴 때부터 남자를 좋아했고 여자가 되고 싶었는데~'

> 씨발 이렇게 작품을 시작하면 바로 던짐.


매력 포인트는 지우고 불쾌감만 극대화한 쓰레기임.



'딱히 성정체성에 문제는 없지만 여자가 된다니 개이득이네?'

> 이런 작품은 좋아할 사람이 있겠지만, 나는 비선호하는 편임.


대신 변주를 주면 좋음.


'TS 개꿀이네! 이제 만나는 여자마다 다 고백박고 레즈 만들어야지~'라는 마음가짐을 지니지만, 정작 연애는 남자 캐릭터랑 해야 해서 고통받는다거나


좋을 줄 알았는데 변하고 나니까 신분도 다 사라지고 차별받아서 후회된다면


그건 옳은 작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