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부러웠다.

어렸을적부터 로보트보다 인형에 관심이 많았고

파란색보다 분홍색이 더 좋았고

남자옷보다 프릴이 달린 풍성한 옷들이 더 좋았다.

그런 옷들을 마음껏 입을 수 있는 여자들이 부러웠다.

그렇다고 성전환 수술이라던가 여장이라던가, 남자를 좋아한다던가 그런 개념이 아니라

그냥 이쁘고 귀여운것들이 더 좋았다.

프릴이 치렁치렁 달린 치마, 핑크색 옷 아니 팬티조차 여자것이 더 이쁘지 않은가?

수술이나 여장같은 개념이 아닌 정말 여자가 되고싶었다.


“여자는 무슨 씨발…”

“모쏠새끼가 군대갈때 되니까 여자마렵냐?”

“아니… 하… 그런거 아니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으니 더욱 여자가 되고 싶단 생각이 강해졌다.

물론 지금은 입대하기 싫어서 되고 싶은 거지만.


“아 씨발 나도 좀 일찍갈껄 왜 대학원간다고 설쳐서...”

“뷰웅신. 나처럼 어?? 1학년 마치고 갔다왔어봐 얼마나 편하냐?”

“그러게 말이다… 에휴...”


대학 입학전엔 ‘난 평생 공부나 해야겠다’ 라는 심정으로 4학년까지 휴학 한번 안하고 달렸건만 막상 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학부연구생 생활을 하다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공부도 공부지만 노예의 삶은 아니지 않은가?

결국 미뤄뒀던 군대문제부터 해결을 해야했고 쓸모없이 신체 건강한 나는 현역 입대가 결정됐다.

어영부영 생활하다보니 내일이 입대날이 되었고 친구놈들 불러서 술이나 쳐먹고 있었다.


쪼르르륵

“내일부터 니보다 어린놈들한테 갈굼 오지게 당할텐데 오늘은 마시고 죽어라!”

소주잔은 비는 일이 없었고 간이 안좋아 잘 안마시던 술이 오늘은 쭉쭉 들어갔다.


“내가… 어?? 씨발… 여ㅈ... 아… 다시 좆같아져ㅆ어…”

“이 새끼 벌써 취했네.”

“나 아직 안취했느대?? 봐봐… 가나다라마브아스아…”

“취했네 취했어. 이제 그만 마셔라.”

“아직 안취했다니까아. 잔이나 채워어!!!”


계속해서 채워지는 술잔.

소주가 채워지는걸 보다보니 머리가 어지러워졌고


“야 이새끼 기절한다”

“집에는 들어가야지 정신좀 차려봐”

“얘 좀 이상한데?”

“어? 숨쉬어 숨!!”

“야 씨발!! 119불러!!! 빨리!!!”


그 기억을 끝으로 난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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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머리가 지끈거리고 온몸에 근육통이 있는걸 보아하니 어제 엄청 마신것 같다.

배쪽이 특히나 화끈거리는게 몸이 좀 이상한 느낌이다.


“아가씨 정신이 좀 드세요?”


처음 들어보는 말 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언어였다. 설마 병원인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고 주변을 살짝 보니 고풍스러운 느낌의 방이 보이고 침대옆엔 메이드복을 입은 여자 한명이 서있었다.


“많이 내리긴 했는데 아직 열이 있으시네요. 조금 더 주무세요.”


내 이마를 만지며 그 여자가 말했다.

나한테 하는말인가? 난 아가씨도 아니고 이런집도 모르는데?

아니 애초에 한국어도 아닌데 어떻게 알아듣고 있는거지?


“하으읏…!”


머리가 지끈거린다.

분명 내 입에서 나온 신음소리인데 고음의 소리다.


“릴리안 아가씨?”


내 이름은 릴리안이 아닌데.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내 머릿속에 여러가지 기억들이 들어왔다.

릴리안이란 귀족 아가씨의 기억. 

영화에서나 보던 중세시대와 비슷하지만 어딘가 다른 생활상.

여러 기억들이 내 머릿속을 헤집었고, 뇌를 직접 잡고 흔드는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꺄아아악!”

“아가씨!!!”


비명을 지르는 순간 나는 기절했다.

지금 이 상황이 꿈일꺼라 생각하면서.


정신을 차려보니 늦은 시간인지 창문밖은 어두워져 있었다.

“으윽…”


머리가 지끈거려서 손으로 짚으려는 순간


“내 손이 이렇게 작았나?”


굉장히 얇은 팔목과 앙증맞은 손. 

불빛이 촛불밖에 없어 잘 보이지 않지만 얼핏 봐도 굉장히 하얗다.


"목소리는 왜이래? 꿈이 아니야?”


아니 잠깐 내가 여자가 된건가?

이런 생각을 하며 손을 살펴 보던 와중 머리가 다시 지끈거렸다.

머릿속에 떠오르는건 두명의 기억.

한국에서 살았고 군입대 전 술을 왕창 마시다 끊어진 기억.

그리고 릴리안이란 여자아이의 기억이었다.


“진짜 여자가 된건가?”


익숙해 지지 않는 높은 음의 목소리 하지만 귀가 째지는 그런 목소리가 아니라 굉장히 아름다운 소리였다.


“나… 술먹다가 죽은거야…?”


아니 간이 약하다곤 해도 음주로 생을 마감하는건 아니잖아…

같이 마시던 친구놈들은 얼마나 당황했을까.


“에이 시발 먹인 놈들 잘못이지”


내가 달라고 하긴 했지만.


어쨌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릴리안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어렸을적부터 몸이 안좋고 나이도 아직 어려 정확한 시대상은 모르겠지만 중세에서 근대사이로 보이는 생활양식. 

하지만 내가 살던 시대와 다른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법?”


판타지야?

아니 진짜?

중세시대 치곤 문화나 생활방식이 좀 발달해 있다 싶었는데, 기술이 아닌 마법을 통해 발달한 시대였다.

하지만 마법을 쓰기위한 마력은 태어날때부터 정해진 양이 있었고, 많은 양을 지니고 태어난 자들이 바로 귀족이었다.

특히나 이 몸의 주인 릴리안이란 여자아이는 많은 양의 마력을 타고났고, 그를 제어하지 못해 어렸을 적부터 몸이 약했던것 같다.

남아있는 마지막 기억이 굉장한 고열로 시달리다 끊겨버렸으니 아마 이 아이도 죽은 것 같았다.


‘그럼 얘가 내몸에 들어간건 아니겠지?’


설마…

군대가야되는데…


어쨌든 대략적인 상황파악이 끝난 후 몸을 일으키려 하자


“흐으읏”


배가 화끈거려…


“이게 마력인가?”


아니 좀 느낌이 이상한데… 


‘그래도 판타지, 무협등등 장르소설 보던 짬이 있는데 마력하나 못다뤄서야 되겠냐’


이런 생각을 품으며 뱃속의 마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분명 마법이 심장에 서클을 만드는거고, 무공이 단전이었지?”


릴리안의 기억을 살펴보니 마력을 제어하는 이론이 대략적으로 들어가 있었다.


‘심장 주위에 마력을 모은다. 씨발 판타지 소설 맞네’


뱃속에 느껴지는 뜨거운 기운을 가슴쪽으로 옮기려 하자 제어가 잘 안되었다.

이래서 얘가 못한거구나 싶어 방향을 틀었다


“심장이 안되면 단전!”


어차피 기를 모아두는 역할을 하는건 같은데 단전이면 어떠하리

하단전이 대충 아랫배? 자궁? 쪽이라고 들었는데 그 쪽으로 마력을 인도하기 시작하자 점점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으읏!”


이거 약간 이상한데

살짝 쾌감 비슷한 느낌이 들며 아랫배가 뜨거워 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아랫배에 손을 가져다 대자 좀더 아랫쪽에서 만져달라는 느낌이 들었다.

몹쓸짓을 하는 기분이었지만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원피스형 잠옷 위로도 느껴지는 따뜻한 배, 손이 점점 내려가자 땀으로 젖어있는 잠옷 안쪽으로 팬티의 감촉이 느껴졌다.


“하으응… 좀 더 아래…”


손이 좀 더 내려가자 좌우로 갈라져있는 균열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흐아앙♥


터져나온 신음소리. 아직 앳된 목소리의 신음소리를 듣고있으니 정신이 들었다.

아 이건 아닌것 같다.

아직 어린몸인데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마력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일단 이것부터 진정시키고 다시 하자’.


뱃속이 꽉찬 느낌이 들며 몸속의 마력이 어느정도 진정되기 시작하였다.

아직 구석구석 퍼져있는 마력들이 느껴지지만 이정도면 참을만 했다.

대충 정리가 끝나자 온몸의 힘이 빠지기 시작하였고, 그 상태로 나는 다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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