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얏!"




"말했잖아요, 리아양?"




"그... 양, 이 아니라 가능하면 군이라고ㅡ"




"물론, 리아양이 원래 남자였다는 것은 알아요."




"그러니까,"




"그렇지만, 지금은 여자의 몸이잖아요?"




"..."




"그냥 인칭을 안붙이고 부르는 방법도 있겠지만, 밖에서는 분명 리아를 여자로 보고 여자라고 취급하면서 부를 사람들이 많을거에요. 그런데 그럴 때 마다 이상하게 반응하거나,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면 이상하게 받아들여질 것 아니에요?"




"그, 그렇지만..."




"그러니까, 그냥 익숙해지기 위해서 그런거에요. 무엇보다도 리아가 원래 남자였다는건 리아도, 저도 잘 기억하고 있잖아요? 서로 기억을 하고 있는데, 우리 둘 사이에서 부르는 호칭같은건 별로 중요하지 않죠. 그렇지 않아요?"




"그, 런가...?"




"네. 어디까지나 리아를 돕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니까요. 양ㅡ 이라는 호칭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그러는거에요."




"...그냥 원래 남자였다고 말하고 다니면 안돼?"




"그래도 안될 것은 없지만... 감당할 수 있겠어요?"




"으, 응. 괜찮지 않을까? 비록 몸은 이렇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일단은 남자잖아. 그러니까 딱히 서로 불편해할 것도 없고, 학교에서도..."




"저는 괜찮지만... 다른 사람들이 문제에요, 리아."




"?"




"생각해보세요. 스스로를 남자라고 말하면, 기숙사는 어디에서 살려고요? 남자기숙사?"




"어...?"




"남자기숙사에 산다면 당신의 몸을 보고 여러모로 나쁜 일을 꾸미는 사람이 생길지도 몰라요. 원래 남자라고? 그런데 지금은 여자의 몸이니까, 상관 없지 않아? 그러면서."




"으, 으음..."




"원래 남자였으니까, 남자의 성욕이라던가 망상같은 것들은 잘 알지 않나요?"




"그, 그렇지..."




"그렇다고 여자 기숙사에 들어갈 수도 없어요. 지금은 여자의 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원래 남자였던 사람이 여자 기숙사에 들어간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물론이고, 리아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지 않을까요?"




"그것도 그렇네. 끙..."




"네. 그러니까, 일단 남자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만이라도 원래 여자였던 척을 하는게 나을거에요. 원래 남자라고 말했다가 이런저런 사건에 휘말리는 것 보다는 낫잖아요?"




"그...런가? 아니, 그런데."




"네."




"그러면 여자 기숙사에 들어가면 안되는거 아니야? 그, 지금은 내가 여자의 몸이라고는 하지만 원래는 남자니까, 여자 기숙사에 들어가기는 조금 그런데..."




"아, 그런건 괜찮아요."




"?"




"제가 리아랑 같은 방에 들어가기로 했거든요. 2인 1실 기숙사니까, 저랑 리아랑 한 방을 쓰면 돼요."




"...뭐? 아니, 잠깐만. 그."




"원래 기숙사는 2인 1실이잖아요?"




"아니,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랑 같은 방에서 있을 수도 없잖아요. 지금도 이렇게 여자의 행동을 하는게 미숙한데, 다른 사람이랑 같은 방을 쓰다가 이상한 점을 들키면 그 때는 어떻게 할려고."




"그... 그건 그렇지만. 그냥 1인실 쓰면 안돼?"




"1인실을 쓸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정당한 사유를 들어야하는데, 어떤 이유를 생각하실거에요?"




"어..."




"그러니까, 그냥 저랑 같이 방을 쓰시면 돼요."




"그게 아니라... 너를 너무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아서 그러지. 이렇게 도움도 받고, 기숙사에서도 같이 지내고..."




"에이, 저는 다 괜찮은걸요. 이렇게 귀여운 여동생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ㅡ여, 여동생?!"




"겉으로 보기에는 여동생 같잖아요? 안 그래요?"




"그건 그렇지만, 나는 남자잖아! 여동생같은건 아니야!"




".....그래요? 저는 리아를 보면서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군요..."




"아니, 그. 친해진건 맞지만! 친한건 맞지만, 그래도 여동생은 아니잖아!"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면 다 여동생같다고 생각할걸요. 당장 거울만 좀 봐주시겠어요?"




"으, 으음..."




"누가 봐도 비슷해보이잖아요? 그렇다고 아예 다른 사람의 신분을 가져올 수도 없고, 새로 신분을 만들기에는 시간적 여유도 없고..."




"그, 그건 그렇지만... 그, 차라리 한학기 휴학을 하는건 어때?"




"...휴학이요?"




"그 정도 시간이면 어쩌면 원래 몸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어도 다른 신분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리아는 저랑 친해지는게 그렇게 싫었군요... 한학기 동안이나 떨어지고 싶을 정도로..."




"아, 아니. 그런게 아니라. 그, 아무리 그래도 이 몸으로 갑자기 학교에 돌아가는건 조금 아닌 것 같아서."




"학교 일정상 한학기 휴학은 거의 1년 휴학이랑 비슷하다는거 아시잖아요? 거의 1년을 쉬게 될텐데."




"남은 학기동안 18학점을 풀로 채우면 가능할지도 몰라. 바빠지기는 하겠지만... 한학기를 쉬면 원래 몸으로 돌아갈 방법도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볼 수 있을테고, 이런 몸으로 다시 학교에 나가는건 조금... 그러니까."




"음... 저는 개인적으로 학사일정도 있다보니까 리아가 바로 학교로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만, 리아가 그런 것을 원한다면 어쩔 수 없죠."




"...그, 미안. 나름대로 많이 고생했을텐데, 나 때문에 괜히 쓸모없게 되어버렸네."




"아뇨, 괜찮아요. 리아가 알아주는 것 만으로 충분하죠. 그러면 여자 행동을 연습하는건 조금 미루기로 할까요?"




"아... 응, 응! 괜히 남자로 돌아갈 방법을 찾았는데 이상한 습관이 남는다거나 그러면 좀 그렇잖아? 정 못찾는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복학하기 전에 하면 되겠지. 시간은 어느 정도 필요할까, 유나?"




"리아랑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음. 길면 1달 정도 걸리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리아는 여자 행동을 익히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좀 그럴 것 같아서요."




"그런가... 음, 그러면 늦어도 2월에는...... 아니, 아니지. 그 전에 남자로 돌아오면 되는 일이니까."




"네. 저도 응원할께요."




"...고마워. 말 해줄 수 있는게 고맙다는 말 밖에 없어서 더 미안하네."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언제나 당신의 편이라고."




"응... 그러면, 일단 방으로 돌아가서 준비를 해야겠네."




"뭘 하실려고요?"




"그 빌어먹을... 아, 하여간 그 연못에 대해 좀 찾아봐야지. 도서관에 가보면 될라나...?"




"학교 도서관이요? 거기는 학생증이 없으면 못들어갈텐데."




"그, 그런건 나도 아니까. 일단 중앙도서관부터 가보려고."




"흐음... 알겠어요. 그럼 저도 준비를 할게요."




"같이 가볼려고?"




"네. 저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어... 아주 많은 도움이 되긴 할텐데, 괜찮아? 안 바빠?"




"괜찮답니다. 자아, 자아. 그러면 준비를 하시겠어요?"




"응."




"옷은 갈아입혀드릴까요? 마침 귀여운 옷이ㅡ"




"ㅡ내 방에서 갈아입을게! 미안!"




"......후후, 귀여워라."








"음, 그러고보니..."




"아ㅡ 이런. 안타깝네요."








"휴학을 하면 장학금 지원이 박탈된다니..."




"이러면, 휴학을 할 수가 없잖아요 리아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