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00/05

 
 좋은 아침!


 아니면 말고.


 오늘도 어김없이 콘크리트 뿐이야, 바깥엔 이끼가 잔뜩 슬었고.


 건물 안쪽은 안 그래서 다행이야. 난 꽃을 무서워하거든.


 사악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두려워.


 으흐,


 요즘은 산딸기만 먹다 보니 질렸어.


 뭔가 색다른 맛, 새로운 게 필요해.


 생각해보니 시술소엔 지하가 있었어, 시술받기 전에 봤었던 것 같네.


 캡슐 여러개랑.. 아무튼! 보존식량이 있지 않을까?


 ㅡ


 0000/00/06


 우욱, 우웨엑.


 속이 영 안 좋아. 가끔 현기증이 나고.


 좋은 것부터 말해줄까 아니면 나쁜..


 좋은 것부터 하자!

 
 어제 지하에서 진공포장된 건빵을 찾은 것 같아, 지하수를 수동으로 끌어올리는 펌프랑.


 펌프는 힘을 잔뜩 줘야 겨우 물이 나오는 거 있지.


 확실히 힘이 약해졌어. 아, 이건 좋은 얘기가 아닌가?


 그리고.. 으으.. 두 번째로, 나쁜 얘기를 하자면.


 시체를 여러개 봤어. 지하에도 캡슐이 몇개 있었는데, 내 주변에 있던 캡슐은 다 비어있었거든?

 
 거기도 비어있을 줄 알았지. 근데,


 안에 반쯤 썩어가던 시체가 하나하나 들어있는 거 있지.


 냄새는 안 나왔는데, 아무튼 놀라서 뒤로 넘어갈 뻔 했어.


 나도 저렇게 될 뻔 했다는게 더 소름돋고 말야.


 그치만! 괜찮아.


 난 은발적안 미소녀인걸!


 키랏☆


 우욱..


 식량이 있던 곳이 캡슐 다음 위치라서 한동안은 고생 좀 할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