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꽤 많은 패러디 소설을 읽어봤다고 자부해


그리고, 이 소설은 단언컨대 1위를 다툴 정도야


심지어, 완결 후 라노토벌에 박을 예정인 인생픽을 뺏어가기도 하고, 최신화를 따라잡기 전에는 리뷰/추천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깨버렸지


파테르 2인자는 참 재미있는 소설이야


프로 작가들도 모든 부분을 재미있게 쓸 수 없지만, 이 소설은 거의 모든 부분이 재미있어


패러디라서

미리 쌓아놓은 빌드업이 있으니까


그만큼 사전 지식도 필요하지만


제아무리 패러디라도 항상 재밌기는 어려워

이건 작가님의 역량이 뛰어나다고 봐야겠지


작중에서 사건은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편이야


주인공 미라이는 세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유스티나 성도회 발굴, 토론회 운영, 사막기지 총독 업무


주변 인물의 조력이 있지만,


1) 발굴 업무는 아리우스와의 갈등과 시스터후드의 방해

2) 토론회는 토론 자료 정리 및 총학생회의 압박

3) 사막기지는 카이저의 테러와 게헨나, 아비도스와의 이권 다툼


내부적으로, 외부적으로 미라이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사건이 밀도감 있게 전개 되고 있어


또한, 작가님이 필요없다 싶는 묘사는 과감히 잘라내기도 하고


가장 좋은 대화문은 행동을 대체할 수 있는 대화문이라고들 하지


예를 들어, '남자는 고즈넉한 하늘을 말없이 올려다보았다." 같은 문장에서는 쓸쓸한 느낌이 묻어나오지?


이 소설의 절반은 학생들의 대화로 이뤄져 있지만, 행태를 파악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중간중간 웃음포인트나, 사막 레슬링처럼 개그 에피소드를 삽입해 원작의 강점인 밝은 분위기를 살리기도 하지


원작 고증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는데, 캐릭터를 세심히 이해하려든 흔적이 돋보여


만약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묘사 부족이지 캐릭타성 붕괴가 원인은 아니야

이 부분 또한 역량 부족이지만... 천재가 범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류라고 할까?


나중에 보충 설명도 나오니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어


그리고, 전투씬 또한 훌륭해


단순히 행태 묘사에 집중한 게 아니라, 하나의 전략 시뮬레이터를 보는 느낌이라 전혀 지루하지 않아


이 소설의 단점... 이러기에는 뭣한, 아쉬운 점을 꼽아보면


'연출력'이라고 생각해


낭만은 비효율적이기에 낭만인 법이지


재미없는 파트는 잘라내고자 하는 의도는 이해 되지만


하지만, 아리우스 스쿼드를 구출하는 순간에 간발에 차이로 들어가며 끝났다면 조금 더 긴박하지 않을까?


후반부에, 미라이가 버티는 장면을 한 화동안 묘사하고 실장이가 마지막에 등장하면 더 극적이지 않을까?


의미 없더라도 베리어에 총공격을 감행하고, 아리스에게 퀘스트를 내리는 장면으로 끝났다면 더욱 감동적이지 않을까?


하는 작은 가정과 아쉬움이 남지


그래도 재미있는 소설이야


바탕이 되는 정치물로서 충실하며, 몰입을 해치는 부분도 없어


솔직히 말해서 나는 하차포인트가 나오기를 바랬어


다음 화를 넘기느라 다른 일을 못 했거든


그런데, 결국 실패했고 사흘동안 미친듯이 달렸지


모든 부분이 재미있던 소설은 2개가 있는데, 다른 하나는 루즈해져서 하차했으니 이게 유일하겠네


축하해요 작가님


당신은 노벨피아 인생픽이고, 내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패러디 소설이며, 괴담동아리를 제외하면 가장 재밌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전체적인 재미로 보면 괴담동아리보다 아득히 높을지도


완결까지 수고하셨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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