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마, 카즈마! 뭔가요 저건! 본 적 없는 새가 날고 있는데요!"

그야 본 적 없겠지.

"저기, 카즈마. 우리 큰일난 거 맞지? 그야 저런 커다란게 나를 노리는거면 확실히 죽는단 말야. 난 안전한 곳에 숨어 있다가 죽은 너희들을 부활시킬 의무가 있으니 조금만 떨어져도 될까?"

조금만이 여기서 액셀 마을까지라는걸 모를까봐.

"모두 물러서라! 저 검은 새의 표적에 들지 마라!...아아, 그나저나 카즈마, 저 새는 묘하게 내 몸을 훑는 것 같다만...짐승에게 이리저리 굴려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눈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은데 너는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저항은 무의미하다. 순순히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라."

...........


"아아, 젠장! 어째서 내가 비행기를 때려잡아야 하는 거냐고오오오!!!"


===========


"미확인 물체 토벌 퀘스트?"

마음이 크고 미인인 모험자 길드의 접수원, 루나에게서 나온 요청이였다.

"네. 최근 일대에서 이상한 옷을 걸친 인간형 몬스터나 높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조류형 몬스터가 모험자들의 토벌을 방해하고 있다고 해요."

그러면서 루나가 내민 종이엔 시꺼먼 사람과 커다란 까마귀가 그려져 있었다.

"이게 뭔데?"

"어제 다른 모험자 파티가 목숨 걸고 접근해서 그려온 몬스터의 형태에요."

이딴 걸 보고 알겠냐.


============


"썩을! 저게 어딜 봐서 까마귀냐고! 아무리 봐도 전투기잖아! 그 모험가 자식, 그림 더럽게 못그리네!"

"카즈마! 그럴 때가 아니에요! 이러다 탄에 맞아 죽겠어ㅇ—"

메구밍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투기에서 발해진 불꽃 세례가 나와 메구밍 사이를 덮쳤고, 메구밍은 저 멀리로 날아갔다.

"메구밍———! 젠장, 그 잉여신은 대체 어디로 도망을 간거야?! 아쿠아! 아쿠아—!! 빨리 안나오면 너가 꽁쳐둔 술을 전부 다 팔아버릴 거야!!"

전투기에서 나오는 화력은 압도적이였다.

거기에 겁먹은 아쿠아가 도망가고, 메구밍은 전투가 불가능해졌으며, 다크니스는 다치진 않았지만 전투기를 공격할 수단이 없다.

다크니스가 아쿠아를 질질 끌며 온 것은 그때였다.

"카즈마! 아쿠아를 데려왔다! 정말이지, 아무리 무섭다고 해도 지하에 숨으면 어쩌자는 거냐! 찾는 데 한참 걸렸지 않느냐!"

"다크니스, 아쿠아를 이리로 줘! 메구밍을 치료해야 하니까, 그동안 엄호 부탁할게!"

"아아, 그래! 나는 얼마든지 이러고 있어도 괜찮으니, 부디 느긋하게 해다ㅇ...으흣...그나저나 이건 꽤...읏...거긴 안 돼..."

나는 다크니스가 폭격을 몸으로 막으며 쾌락에 물들어가는 동안, 아쿠아를 메고 메구밍에게 기어갔다.

"훌쩍...나 죽을뻔했어. 도망쳤는데 내 눈앞으로 퍼엉 하고 터졌단 말야. 하마터면 내 고귀하고 귀여운 여신 페이스가 카즈마와 똑같은 꼴이 될 뻔 했어."

그냥 이녀석을 엄폐물로 쓰고 버리는게 좋지 않을까.


========


폭발음이 울린 곳은 비행기의 동체였다.

다이너마이트를 묶은 화살은 내 생각보다 위력이 절륜했던 모양이다.

"그럼 다크니스, 준비됬지? 기회는 한 번 뿐이야."

"걱정마라 카즈마. 난 이래뵈도 메구밍의 폭렬 마법도 버티는 크루세이더다. 이런 모조품으로는 날 어찌할 수 없지."

일반적으로 더 써먹기 좋은 아쿠아는 대기시켜놓고 다크니스를 데려온 이유라면 내 시선 아래에 있다.

다이너마이트를 잔뜩 깔아놓고는 그 위에 다크니스를 엎드리게 한 후, 내가 그 위에 선 것이다.

"...내가 하늘에 서겠ㄷ—우와아아악?!"

다이너마이트의 점화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던 건지 마음의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격렬하게 폭발했고, 그 여파로 다크니스와 나는 서로를 붙잡고 하늘까지 어마어마한 기세로 치솟았다.

그렇게 치솟고 나서야 보였다.

전투기의 유리창 안에 있을 남자의 모습과, 그가 속한 조직이.

"...U..S...A...F...?"

우리 파티는 아무래도 건드려선 안 될 걸 건드린 것 같다.


==============








죽음의 천사 vs 카즈마 파티 논검 보러가기

https://arca.live/b/versusbattle/98467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