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대망의 장내 기능 시험일.

나는 이아와 오네를 운전면허 시험장에 데려다주고, 시험을 지켜보았다.

"....5번 이아씨, 차량 탑승 준비하세요."

이아를 호명하는 통제실 스피커.

이아는 침착하게 노란색 자동차에 승차했다.

그리고 잠시 후...

"......5번, 시험을 시작합니다."

엔진 시동 및 차내 기기 조작을 마친 이아는 조심스레 출발했다.

삑! 하는 소리가 들리며 출발을 알렸다.

그 앞은 경사로.

가뜩이나 민감한 가솔린 차량이기에, 여기서 떨어질 것이라고 과감히 예측할 수 있었다.

경사로에 3초간 정지한 자동차가 출발하려던 그때, 푸르륵 덜컥....하는 소리를 내며 시동이 꺼졌다.

다시 시동을 걸었지만, 엔진이 꺼질락 말락 한 것에 당황했는지 클러치를 밟은 것 같았고, 그대로 주르륵 미끄러졌다.

채점 시스템은, "경사로 밀림, 10점 감점입니다." 라고 말했고, 더 이상 밀리자, "경사로 밀림, 실격입니다."를 외쳤다.

그렇게 이아의 장내 기능 시험은 끝이 났다.

오네는 머리를 긁적이며 나오는 이아에게 누가 경사로도 못 올라가냐고 깔깔대며 웃었지만, 곧 다음 차례가 자신임을 직감하고는, 얼굴이 굳어졌다.

마찬가지로 통제실에서 오네를 찾는 방송이 나왔고, 오네의 시험이 시작되었다.

"...6번, 시험을 시작합니다."

차내 기기 조작, 출발까지 순조롭게 진행하는 오네.

오네는 이아가 떨어졌던 경사로도 척척 올라갔으며, 어느 새 교차로를 통과해 T자 코스에 진입했다.

삑! 하며 T자 코스 진입을 알리는 방송음이 나왔고, 오네는 수 도 없이 외운 T자 코스 공식을 적용해

"....확인되었습니다."

음성을 듣고 바로 빠져 나왔다.

T자 코스를 나오는 순간, 돌발이 나왔지만, 침착하게 처리한 오네는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여 가속 및 기어 변속 구간을 준비했다.

길이 70m의 직선 코스.

70m안에 가속과 동시에 기어 변속, 그리고 감속을 해내야하는 까다로운 과제.

오네가 탄 1톤 트럭은 과감하게 부아앙 거리며 직선 코스를 통과 했다.

"....가속 미이행, 10점 감점입니다."

......그렇게 오네는 90점으로 장내 기능 시험을 붙었다.

풀 죽은 이아와 다르게 오네는 매우 기뻐했다.

오네는 연습면허 발급과 동시에 도로 주행 시험을 접수 했고, 이아는 장내 기능 시험을 재접수 하여 3일 뒤 응시했다.

이아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1종 보통 할걸... 1종 보통 할걸..."을 중얼거렸다.

결과는 이아도 합격.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으리라.

이제 둘에게는 도로 주행만 남았다.

내 차로 도로 주행 연습을 한 둘은 시험 당일, 도로 주행 시험을 응시했고, 오네는 합격, 이아는 불합격으로 떨어졌다.

클러치가 너무 민감해 시동을 세 번이나 꺼트렸다나..?

오네는 바로 면허 발급을 했고, 발급할 때 뒤에 영문으로 하면 해외 나갈 때 유용하다는 직원의 제안에 영문 운전면허증으로 발급 받았다.

3일 뒤 치른 이아의 도로 주행 시험은 운 좋게도 합격으로 들어왔다.

이아도 오네와 마찬가지로 영문 운전면허증으로 발급 받았고, 그 둘의 운전면허 따기 프로젝트도 약 한 달만에 종료되는 듯 싶었다.


운전면허를 딴 이아와 오네에게 약속대로 운전 연수를 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일일 보험을 들어 이아에게 우선 운전 연수를 배우게 했다.

물론 오네도 함께 따라나섰다.

"....자, 이게 악셀이고, 이게 브레이크야..."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배우는 이아.

이아에게 스티어링 휠을 잡는 방법 부터 돌리는 방법등등을 가르치고, 실 도로로 나갔다.

처음에는 긴장하던 이아가 적응하더니, 이젠 편하게 운전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오네가 운전대를 잡았다.

물론 이아에게 똑같이 했던 것 처럼 가르쳤다.

물 먹은 스펀지 처럼 지식을 흡수하던 오네가 말했다.

"....잠깐, 어느게 악셀이고 어느게 브레이크지?"

".....오, 주여...."

나는 잠깐의 분노를 참고 오네에게 친절히 다시 알려주었다.

우리나라 운전면허는 멍멍이 판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 뒤 이아와 오네는 나에게 운전 연수를 받더니 실력이 일취월장 늘었다.

그 둘은 각자 자동차를 1대씩 사겠다고 말했고, 돈은 있냐는 물음에는 자신들이 보컬로이드로 활동하면서 벌어놓은 돈이 꽤 있다고 한다.

결국, 자동차 보험도 알아서 넣더니 신차 한 대를 각각 뽑았다.

뭐 이제 면허 있고 차 있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