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럼이라도 타는 걸까 생각해 보면, 교류회에서는 잘만 얘기하던 사람이었는데…

아닌가? 그때 음교회가 아니었었나?
다른 사람하고 헷갈린 건가?

천장의 모퉁이에 카메라가 보인다.
감시카메라라도 달아놓은 모양새다.
내 쪽을 향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메뉴를 열어 누구의 카메라인가 닉네임을 확인하려다 말았다.

요즘은 닉네임이 보이면 몰입감이 훅 떨어져서, 평상시에도 켜 놓지 않은 채로 다닌다.
그래서일까. 간혹 친구가 새 아바타로 나타나면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 누구인지도 모른다.
한 번은 마메히나타를 쓰던 친구가 울페리아 얼굴로 AI 보이스 체인저까지 쓰고서 친한 척을 해서 기겁을 한 적도 있었다.

카메라 하나에 잡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옆의 친구도 카메라에 금방 흥미가 가신 모양인지, 다시 TV만 보고 있다.
마침 TV에서는 영상의 하이라이트인지 편집에 잔뜩 힘을 준 모습이다. 재미있다고 틀어준 건데, 이거라도 보고 가야지.

조인해준 친구야 퇴장 메시지가 뜨기 전에 가 보면 될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