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지는 잘 모르지만 최근 니지en쪽 뉴스 보면서 느낀거 정리라 당연히 정확하지는 않은데 

니지는 다소 고전적인 '일본' '연예기획사'처럼 행동한다는 느낌이 들었음.

그리고 이건 별로 칭찬은 아님.


1. 일본

지금 니지가 대응 꼬이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일본과 미국의 문화차이 같음.

내가 보기에 미국은 약하면 긍정적으로 보는 언더도그마가 매우 강함. 최근 SJW때문에 특히 심해 보이는데 사실은 정도의 차이지 원래 그랬음. 

한국인들이 백인 구분을 잘 못해서 그렇지 백인들도 지들끼리 존나 싸웠고 대부 같은 영화도 이탈리아계 미국인들 정체성 정치랑 관계가 깊음.


다른 예로 미국 남부 흑인 린치 같은 것도 자세히 보면 흑인이 백인을 겁탈한다거나, 번식력이 높아서 언젠가 백인을 압도할 거라거나 하는 식으로 묘하게 백인들이 자기를 피해자 포지션에 놓았음. 


반대로 일본은 와, 메이와쿠 이런 문화 때문에 좀 오버도그마가 있는데 문자 그대로 강자를 선하다고 가정하고 약해보이는 쪽을 불신한다는 거임. 

그러니깐 일본어 이지메도 유의어인 영어 bullying과는 다른 맥락이 있는 거지.


그러니 니지 en 다수와 불화가 있었다는 언급을 하면 셀렌이 '민폐 끼치는 약자'로 보일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니지 en 여럿이 '약자 억압하는 강자'인지 의심당하는 거지 


쉽게 요약하면 일본은 강해보여야 유리한 문화 

미국은 약해보여야 유리한 문화인데 

니지en은 일본에서 통하던 대로 자기들의 강함을 과시한 결과 역풍을 심하게 맞는다고 생각함.


2. 연예기획사 


버튜버라는 게 상당히 독특한 타입의 예능인이라고 생각함.

일단 개인의 고유하고 대체불가능한 재능에 크게 의존하고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즉흥적 대응이 필수적이라 직관형 비율도 높지.


그에 비해 전통적인 연예기획사는 작가라거나 기획자라거나 뽑아서 시나리오를 짜고 거기에 어느정도 예능인을 맞춘다고 생각함. 성우,배우,아이돌 등등.  


근데 홀로는 이노나카 뮤직이랑 프로젝트 호프 등 실패하고 연예기획사 출신에 실망한 것 아닐까 싶음.


니지는 그렇지 않고,


그게 드러나는 차이가 데뷔곡이라고 생각함.

데뷔 전에 만드는 거라 스트리머의 즉흥이 개입할 여지가 적고, 사전에 설정된 빌드업에 따라가는 건데 이 측면에서 니지는 홀로에 비해 확실히 유능하고 이점이 있다고 봄.

조회수도 홀로보다 많지만, 내가 보기는 거의 홀로만 보는데도 니지노래는 diamond city lights나 ethyria, tsunami 등등 정말 좋아하거든.  

근데 모든 시나리오를 사전에 짤 수 있는 데뷔랑은 달리 그 후로는 폭발적으로 각 스트리머가 개인적인 즉흥으로 이미지와 커리어를 쌓아가는데 그걸 영어 실시간 청해도 안되는 일본인 기획자들이 태평양 반대편에서 맞춰서 따라가는 건 매우 어렵다고 봄.


그래서 니지 본사에서는 나름 열심히 하고 있겠지만 정작 태평양 반대편 니지en 스트리머 입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동시에 해주는 것도 현장 수요와 안 맞는 탁상공론이고.

정작 스트리머 본인이 현장에서 뭔가 하면 중앙 계획이 꼬이니깐 함부로 허락도 못하는 상황인 것 같음.


그런 어려움을 줄이려고 니지산지는 kr과 id를 본사인 일본으로 통합시켜 중앙통제의 변수를 줄였지만 

만만한 id나 바로 옆나라인 kr과는 달리

아득히 멀고 문화도 크게 다르고 일본보다도 더 부국인 en은 그렇게 하기 어려워 보임.


요약하면 니지산지는 본사 주도의 통제-계획경제인데 지구 반대편 미국 일을 계획할 능력이 부족해 보임. 


3. 결론

니지산지 사업모델을 대충 훑어보면 고도성장기 동북아 경제모델을 연상시킴.

중앙이 주도권을 갖고 각이 보이면 강하게 밀어주는 방식, 

버튜버의 시초에 더 가깝다고도 생각함. 키즈나 아이 프로젝트는 아예 주도권이 완전히 자기들한테 있고 안의 사람은 완전히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했었으니깐. 

더 후발주자인 홀로라이브는 현장 재량을 더 존중해서 미일 문화 차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더 잘 넘어가고 있고

더더욱 후발주자로 가면 아예 명백히 버튜버가 우위고 회사가 보조인 vshojo나

아예 사장부터가 베테랑 스트리머인 신흥기업들이 있음.


이로 보아서 미래의 버튜버 기업은 점점 더 현장이 주류가 되는 쪽으로 바뀌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