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리뷰신청 받습니다. - 웹소설 연재 채널 (arca.live)

여기서 신청을 받아 진행하는 리뷰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 문피아 연재방 (munpia.com) 


기라성같은 작품이죠. 현대판타지에 우뚝 서있는, 웹소설의 역사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긴 작품입니다.

아마 리뷰를 신청해주신 분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드라마를 보셨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여기서는 이 웹소설만 따로 떼서 보도록 합시다.


이 소설을 처음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이 왜 이래?'

솔직히 문장을 따져보면 좀 미흡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잘 읽힌다고는 빈말로나마 할 수 있는 정도일까요.

제가 이걸 처음 읽었을 때가 2017년 봄이었는데, 지금도 이 감상 하나는 변함없습니다. 문장이 맛있진 않아요.


하지만 연륜이 좀 있으신 건지, 벽돌을 찬찬히 훑어나가다 보면 '이거 재밌는데?'라는 생각이 올라옵니다.

정말로 재벌가를 집어삼키려면 어떻게 했을까, 재벌은 어떻게 집안 싸움을 할까, 기업이라는 배경의 정치물이라는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것에 있어서는 비할 소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설 속 대사를 하나 빌려오자면…… "단 하나도 빼앗기지 마. 악당으로 살아."


주인공 윤현우는 한국 최대의 기업인 '순양'의 머슴으로 살면서, 그들의 뒤치닥꺼리를 하던 인물입니다.

한번은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다가, 버림당하고 목숨을 잃죠. 그 뒤, 순양그룹의 막내 of the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환생하게 된다는 게 이 소설의 시작 스토리입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회빙환입니다. 회귀해서, 빙의해서, 환생했네요.


하지만, 주인공의 목적과 행동원리가 일반적인 웹소설 주인공과는 궤를 달리합니다.

보통 소설이라면 '자신을 죽인 놈을 찾아서 복수하겠다!'가 목적이고, 복수를 위해서 '기업을 집어삼켜야겠다!'라는 도구가 등장하게 됩니다.

그러면 주인공이 복수귀라는 것을 계속 강조하면서, 적들을 하나하나 격파해 나가는 느낌의 재벌물이 탄생했겠죠, <재벌집 막내아들>이 나오기 이전 시절에서는 저 역시 이런 시각에서 현대판타지를 썼었습니다.


복수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미래 지식들을 필사적으로 끌어오고, 보통 사람은 상상도 못 할 일을 태연하게 저지르는 어린놈의 스토리라고나 할까요.

이런 시놉시스도 물론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은 다른 길을 제시합니다.

미래에 나를 죽일 놈을 조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를 조질 원인을 없애버려야 한다. 즉, '순양그룹'을 손아귀에 쥐어야 한다.


인과가 반대죠. 진도준은 오로지 '순양'을 손에 넣기 위한 인생을 살아가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기에, 진도준은 어린 시절부터 그 누구보다 밀도 높은 삶을 살게 됩니다. 그 시작은 자신의 할아버지, '진양철'의 눈에 드는 것부터였죠.

진양철 회장은 사실상 이 소설을 읽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비정한 캐릭터가 어떻게 주인공을 후계자로 삼게 되는지 그 과정을 보다 보면 속으로 박수가 나올 정도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단 하나도 빼앗기지 마. 악당으로 살아." 라는 대사 역시 진양철의 대사인데, 왜 이런 문장을 골랐는지 궁금하시다면…… 직접 한번 읽어보세요.


한편으로는 교과서에서나 보던 대한민국의 전두환 이후 사회가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느낍니다.

6월 민주 항쟁으로 시작되어, IMF를 지나, 2002 월드컵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혼란기라는 역사와, 그 혼란기에서 미래지식을 가진 투자자는 어디에 투자해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내는지에 대한 픽션이 어색하지 않게 섞여있어서, 읽는 동안 몇 번 피식거린 적도 있네요.


거의 3년 만에 다시 읽어봐도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히로인이 없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어차피 이 소설에서 보고싶은 건 '막내 진도준'이 어떻게 순양을 집어삼키느냐지, '재벌 진도준'이 연애질하는 게 아니라서 상관없었네요.

드라마 얘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그 러브라인은 좀 많이 억지스럽게 넣은지라… 한번 언급하고 넘어가봅니다.


긴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8차 리뷰신청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