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거 하나만 알면 다른 건 잘 몰라도 소설 쓸 수 있음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글쓰기 전에 이거 하나만 생각해보셈


'이 소설이 정말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인가?'


마춤뻡이고 구성이고 플롯이고 트렌드고 나발이고 다 신경 쓰지 말고 이 질문 하나만 해보셈


나도 글쓰면서 성적 조까치도 안 나와서 고민 많이 했던 적이 있었음

그래서 팁글도 보고 나름 연구도 해보면서 새로 써봤는데, 내 좆대로 쓴 전작보다 성적이 반토막이었음

이유가 뭘까, 고민을 좀 해보니 답이 나오더라고. 난 내가 정말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쓴 게 아니어서였음


소설을 쓸 때는 그냥 네 욕망에 충실하고 솔직한 게 최고라고 생각함


간단한 예시를 들어, 인터넷에서 연재되는 만화 중에 진짜 좆같이도 못 그린 그림으로도 연재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임

반대로 진짜 와 이게 웹툰이라고? 싶을 정도로 유려한 그림체로 연재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이럼 당연히 그림체 좋은 쪽에 사람이 몰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또 의외로 그렇지만도 않음

그림은 별론데 내용이 진짜 알차서 대박을 치는 경우도 있음, 그 유명한 만화 원펀맨이 이런 케이스임

원펀맨만 봐도 그림은 진짜 별로야, 걍 그림판으로 대충 그린 거 같은데 내용은 진짜 재미있음

근데 우습게도 무라타가 리메이크 한 버전은 그림은 진짜 개쩌는데 오히려 오리지널 버전보다 평가가 별로일 때가 많음

이유는 내용이 달라졌기 때문임, 차라리 원작 그대로 갔으면 훨씬 평가가 좋았을 거라고 봄


소설도 마찬가지임, 문장을 이쁘게 쓰고 그러는 게 중요하지 않음

물론 잘쓰면 도움 되는 거 맞고 그것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지만 그게 '근본적인 재미'가 되진 못함

이 근본적인 재미가 중요한 거임, 다른 건 그냥 부차적인 거고 솔직히 없어도 근본잼만 충실하면 되는 거임


그럼 이 근본적인 재미가 어디서 나오느냐, 그건 바로 네가 욕망에 충실할 때 나오는 거임


남자가 노에 취급받는 남녀역전 세계에서 주인님이 되는 야설을 쓰고 싶다고?

그럼 그걸 써, 대신에 한 번 고민을 좀 해봐. 이게 내가 트렌드랑 타협을 한 건지 아니면 정말 쓰고 싶어서 쓰는 건지.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작가가 유리한 건 맞는데, 트렌드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하지 마

그래봤자 거의 노잼 확정이고 너도 쓰면서 점점 재미없어서 성적 잘 나와도 연중낼 가능성이 확 높아짐

물론 트렌드를 읽고 네 소설에 트렌드의 포인트를 넣을 줄 알면 훨씬 좋겠지만, 이게 쉽지만은 않을 거임


나도 종종 단편 쓰면서 독자들이 '와 이거 개쩐다 장편으로 내주면 안 됨?' 이럴 때 있는데

그럴 때면 나는 샤워하면서 한 번 생각해봄. 이게 정말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인가? 내가 쓰면 정말 재미있을까?

사실 더 간단한 방법이 있음. 한 1~3편까지 써보는 거임

3편까지 썼는데 더 쓰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린다? 그럼 쓰셈. 근데 계속 덜그럭덜그럭 멈춘다? 그럼 쓰지 마.

네가 준비가 안 됐거나 정말 솔직하게 쓰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런 거임


성적을 너무 신경쓰지 마, 물론 이걸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에겐 어려운 이야기라는 거 나도 잘 앎

근데 성적만 너무 신경써서 독자들한테 쥐흔당하잖아? 그럼 성적이 점점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음


왜냐하면 독자들이 원하는 건 너의 세계를 보는 거라서 그래

독자들은 참 까다로워서, 너무 지좆대로 나가는 걸 싫어하면서도 너무 흔해빠진 이야기도 싫어함

뭐 아예 독자들 입맛에만 맞추는 작가들도 있는데, 이건 진짜 아무나 못하는 짓임...


웬 놈이 와서 왜 이렇게 전개해요 노잼이에요 그래도 걍 소신대로 나가셈

괜히 그 얘기 듣고 아...노잼인가? 바꿀까 하고 바꾸면 좆박을 확률만 높아짐

네가 정말로 재미있다고 느낀다면 그냥 쭉 밀고 가셈, 차라리 그게 나을 때가 많았음 나는


나도 밥 먹고 팁글만 읽던 때도 있었고 실제로 적용해보려고 노력도 많이 해봤음

근데 결국엔, 근본적으로, 걍 내가 정말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쓸 때 제일 재미있더라고.

글을 쓰는 동안에도 나 자신이 즐겁고, 그렇게 나온 결과물도 퀄리티가 좋을 때가 많았음


나머지는 기본만 하면 됨, 너무 맞춤법 개판치지 말고 구성도 그냥 기본적인 것만 지키고...

미래 시점에서 갑자기 과거로 간다든지 그러지 말고, 특이한 연출/구성 할 줄 모르면 그냥 무난하게 가는 게 베스트였던 거 같다


아무튼 3줄 요약하자면


1. 소설 쓰기 전에 내가 정말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게 제일 베스트다

2. 나머지 부분은 그냥 기본만 해도 충분하다, 물론 잘하면 좋지만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일 뿐임

3. 이 글을 쓰는 나는 전주딱처럼 킹성작가가 아니라 프로 지망했었던 1화 빌런임

그러니까 이-글도 너무 믿지 마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