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구청에서 장애인 복지관을 건설하려던 일이 있었다. 하지만 동구 주민들은 이 사실에 격렬히 반대하였고, 장애인과의 공존 그 자체를 부정하는 추태를 보여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위대를 주도하고 있는 젊은 대책위원장 상민의 아내 미선이 살해되는 일이 발생되자 건축소장의 아들이 평소 미선을 섬뜩하게 지켜보던 정황을 빌미로 그가 살해했다는 혐의가 쏠리게 되었다. 결국 이 일로 인해 건축소장의 여론이 안 좋아졌고 결국 공사를 중지하는 수 밖에 없었다. 상민의 후배 영훈이 질투와 성공을 위해 짝사랑한 미선을 죽인 것을 남편 상민이 여론을 뒤집기 위해 묵인을 했었다.


동구 주민들은 혐오스러운 시설을 반대하는 것에 자축하면서 자기들이 원하는 시설을 세우는 데 만족했었다. 정작 뻔뻔하게 죄없는 소장의 아들한테 죄를 뒤집어쓰고 돌아온 영훈은 땅값이 오를 10년 동안 잠적했다 돌아와 가정을 이루었다.


[그나저나 10년이 길긴 길더라고요.]
[이야~ 우리 형님, 성공에 목숨걸더니 소원성취 하셨네~!]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제 덕분입니다.]
[딱 10년 치만 받을게요]


도시가 개발되기까지 7년전...


동구 주민들은 땅값이 계속 오르기 시작하자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듯이 보상금을 받고 땅과 집을 팔아 돈을 벌면서 행복해하고 있을 때였다. 상민은 그렇게 아내를 떠나보낸 채 대형 백화점을 세우기 위해 건설업체들을 불러 일을 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 공사장 인부 복장을 입은 한 무리들이 자기들끼리 모이고는 뭔가를 쑥덕거리고 있었다.

 

"괜찮을까요? 팀장님? 아무리 회사 명령이라고는 해도..."

 

"얌마. 까라면 까야지. 너. 이렇게 많은 쓰레기들을 처리할 수 있는 날이 흔한 줄 아냐? 거기다가 말이야. 어차피 우리는 유령회사야."

 

인부들은 팀장이라고 부르는 한 사내한테 불안하듯이 질문을 하자 팀장은 한심하다는 듯이 이들을 쳐다보았다. 몇년전에 구청에서 장애인 복지관을 지으려다가 살인사건으로 무산된 후에 다시 재개발 소식이 들리자 어느 화학약품 회사는 이 점에 주목을 하고 있었다. 몇년전부터 회사에서 골치를 썩히고 있던 유독성 화학물질을 폐기하려면 돈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회사는 몇년전부터 유독성 화학물질을 따로 처리하기 위해 만든 유령건축회사을 설립했었다.

 

"게다가 말이야. 다들 재개발에 집중을 하고 있어서 아무도 신경쓰지않아. 저 폐기물질들도 드럼통으로 밀폐를 해서 당분간은 세지않아."

 

"그래도... 만약 들키면 우리 모두 죽잖아요?!"


"그것도 걱정마. 이 일이 처리되자마자 모두 해외로 떠나기로 되어있어. 이 일만 잘 처리되면 퇴직금 많이 준다고 했어."


회사의 방침에 회의를 느끼고 있던 인부들은 막대한 퇴직금을 준다는 소리에 혹하고는 결국 자신들의 양심을 팔기로 결정하고 말았다. 이후 건축회사 직원들은 공사를 틈타서 폐기물질이 든 드럼통들을 틈을 봐서 시멘트속에 파묻는 작업을 하면서 공사를 하였다. 그리고 대형 백화점 건설, 아니 동구 시 개발 전체에 대한 공사가 끝이 나자 그 유령회사 직원들은 바로 모습을 감추었다. 동시에 그 유령회사를 몰래 운영하던 화학약품 회사 역시 대한민국을 떠나버렸다.


10년 후. 도시 개발로 인해 땅값이 오르고 부유한 삶을 살고 있던 동구 주민들은 상민이 세운 대형 백화점을 들락날락하면서 물건을 사고 있었다. 영훈 역시 왼뺨에 미선이 남긴 손톱자국을 한 채 가족을 데리고 상민한테 10년치의 금액을 보상받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우우우우우... 우우우우..."


"우리 공주님? 이제 학교 갈 시간이에요~!"


"우우우.. 우우우..."


"송아야? 송아야? 송아야?! 너 왜그래! 송아야?!"


그 날도 평소와 다를바없는 아침을 맞이하던 영훈은 자신의 사랑스러운 딸을 보기 위해 방으로 찾아가면서 부르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게거품을 문 채 발작을 일으키고 몸을 뒤틀린 딸 아이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영훈은 딸이 괴로워하는 모습에 달려들고는 상태를 바라보았다. 어제까지도 건강했었던 딸 아이가 눈을 뒤집으면서 괴로워하자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영훈을 차를 타고 딸의 상태를 알기 위해 병원으로 갔었다. 자신의 딸이 언제부터 그렇게 된걸까 하면서 고민하고 기다리던 중에 청천벽력같은 대답을 의사한테 듣게 되었다.


"보호자분 되시죠?"


"네! 어떻게 된건가요?! 선생님? 송아가 왜 저렇게?!"


"으음... 보호자분... 마음준비를 하십시오... 따님은... 유독성 화학물질에 중독되어 몸과 정신이 이상이 왔습니다."


"마... 말도 안돼... 송아... 아악..."


"여... 여보!! 선생님! 어떻게든 살려주세요! 제 딸을 원래대로 해주세요! 이렇게 부탁드릴께요!"


영훈은 딸의 몸 상태가 엉망이 된 것도 모자라 이상이 왔다는 의사의 대답에 힘이 풀리면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 말을 듣던 아내 또한 기절을 하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아내가 기절하자 영훈은 의사한테 매딜라면서 절규를 하기 시작했다. 그 동시에 tv에서는 긴급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속보입니다! 동구 시민들 대다수가 유독성 화학물질에 중독되어서 몸에 이상을 일으켜서 암에 걸리거나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영훈의 딸말고도 도시 개발로 순탄하게 살것 같았던 주민들은 물론 이곳에 이사온 사람들조차 단체로 화학물질에 중독되는 사건이 일어나자 전국은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는 온갖 괴담이 퍼지고 민심이 술렁이자 정부는 이에 동구에 사람을 보내서 조사를 하였다. 조사원들은 화학물질에 중독되지 않기위해 특수 방지옷을 입고 오염의 근원을 찾던 중에 상민이 세웠던 백화점에 반응이 더 크게 일어나는 걸 알았다. 그리고 그 곳을 조사하기 위해 땅을 파다가 끔찍한 사실을 알고 말았다.


"오! 세상에! 이건 또 뭐야?!"


"어이! 김 팀장! 당장 사람들을 대피시켜!"


"어떻게 이런 게 묻혀져있는거죠?"


조사원들은 콘크리트 바닥을 뜯고 조사하면서 발견된 500여개의 드럼통이 발견되자 경악을 금치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수많은 화학폐기물들이 담긴 드럼통도 드럼통이었지만 그 중에는 한때 일본을 떠들석하게 만든 물질도 들어있었기 떄문이었다.


[수은이 들어있으니 신속하고 신중하게 폐기하시기 바랍니다.]


수은이 상민이 세운 대형백화점 밑에 대량으로 묻혀진 사실이 밝혀지자 언론은 경악을 하였고, 국민들은 분노하였다. 특히 새 출발을 하기 위해 그 땅과 집을 산 피해자들은 곧 동구에 살았던 주민들을 향해 분노와 비난을 쏘아붙였다. 10년전 동구에 살았던 주민들은 새 터전의 사람들한테까지 매도를 당하고 심지어 폭행 및 살해를 당하기도 했다.


"이 개새끼들아! 네들이 우리한테 오염된 땅을 팔고도 배를 채우니 좋든!"


"네놈들이 사람이야?! 이 일제만도 못한 자식들!"


"그 빌어먹을 오염된 땅에 당장 썩 꺼져버려! 이 오물만도 못한 쓰레기들아!"


"장애인 복지관 무산하려고 사람 죽인 거 네들이 쇼 한거 아니었냐?! 대답해! 이 자식아!"


10년전 동구에 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고 산 사람들과 국민들은 일제히 동구 사람들을 욕하고 폭행을 서슴치않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폭행을 하는 사람들을 말리던 사람들도 피해자가 동구 주민이라는 걸 아는 순간 일제히 침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만일 그들의 편을 드는 순간 한순간에 매장이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아니. 동구에 살았던 사람이라는 게 밝혀진 순간 그들은 환영받지 못하고 매장당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던 자식들도 학교에서 왕따 표적이 되었고, 심지어 경찰은 물론 선생님들조차도 이를 묵인하였다.


그렇게 동구의 재개발에 황금빛 인생을 바랬던 주민들은 하나둘씩 몰락하였고, 죽일 놈 취급도 당했다. 그리고 폐기물질로 인해 이상이 생긴 사람들은 장애인들 사이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그들이 그토록 경멸했던 장애인이 되었는데도. 아내 미선의 죽음을 이용해서 여론을 뒤집고 장애인 복지관을 무산, 성공했었던 상민도 예외는 아니었다. 점점 더 침을 흘리면서 다리가 움직이지 않게 되자 직원들은 그의 눈 앞에서 당당하게 돈을 훔치고 달아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세운 백화점에는 온갖 욕설이 써진 낙서들과 오물들로 도배되어 있었다.


[아내 죽음으로 성공한 사장! 행복했냐?]


[너희 동구놈들은 그대로 괴로워해라.]


[두번 다시는 여기에 나오지마라. 너희는 전염병이다.]


"크으으으윽... 미선아... 내가 그리도 잘못했냐... 네 죽음을 이용한 성공이 그리도 잘못했냐고..."


상민은 창밖에서 자신들을 향해 매도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여론이 거세지고 도로와 가게에는 사람들이 텅빈 모습에 망연자실하면서 울고 있었다. 아내까지 이용하면서 성공을 한게 벌이었는가하고.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자신이 알던 후배들 역시 화학중독으로 몸이 마비되고 정신이 오면서 자기를 원망을 하고 있었다. 이게 다 형님때문이라고. 그리고 영훈 역시 딸과 아내가 연달아 중독, 망가져가자 술을 먹고 지내면서 폐인이 되었다. 마지막은 자신. 전신에 병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아무도 자기들을 동정해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오히려 이런 말을 했다.


'다 인과응보라고.'


그렇게 성공만을 위해 앞장선 댓가로 완전히 파산해버린 상민은 서서히 몸이 굳어져가고 있었다. 의식이 있는 채로.



어딘지 모르는 곳. 그곳은 여러명의 귀신들이 서로간의 있었던 일을 대화하면서 인간을 비판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영훈한테 살해당한 상민의 아내 미선도 있었다. tv를 보면서 자신의 죽음을 이용하고 추태를 부린 주민들의 몰락 소식에 씁쓸해하듯이 중얼거렸다.


"바보같은 사람들. 그렇게 왜 욕심을 부려서..."


- 핑 -


미선, 아니 미호는 리모컨으로 tv를 끄고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어디론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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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는 귀전구담 중 하나인 어떤 사랑 이야기에서 따온 겁니다. 최근 강서구청에서 떠도는 장애인 특수 학교와 관련된 것도 있고,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온갖 추태를 부린 사람들의 모습에 분노해서 쓴 겁니다.

영훈이라는 사람은 10년치를 받는 대신 죽을때까지의 고통을 받게해둔 겁니다. 그게 동구 주민들에 대한 업보로 쓴겁니다.

자세한 건 https://namu.wiki/w/%EA%B7%80%EC%A0%84%EA%B5%AC%EB%8B%B4/%EC%A4%84%EA%B1%B0%EB%A6%AC#s-2.4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