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0년 후의 상황을 예측해서 쓰는 가상의 내용입니다. 사진 역시 그림판+포토샵으로 합성한 작업입니다. 혹시 고증오류가 있다면 그것도 알려주세요. 

 * 참고: http://arca.live/b/wiki/1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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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dennis0203입니다.

오랜만에 소식이 있어서 분석글을 한번 올려봅니다.

 

재규어랜드로버 그룹이 과거의 브랜드 중 하나인 로버(Rover)를 부활시킨다고 한 게 얼마 전입니다.

회사의 신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하는 진보적인 브랜드인 동시에, 재규어보다 한 급 아래의 보급형 브랜드로 배치하겠다는 게 비전이었지요.

그 중에서 가장 먼저 공개한 것이, 신형 XF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장거리 전기차인 850이지요. 10년 전 같았으면은 전기차로 대중적인 차가 가능하냐고 묻겠습니다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장거리 전기차가 거의 모든 차급에 널리 쓰이고 있는 시대다보니 이런 시도가 가능해졌지요.

 

그리고 재규어랜드로버에서는 로버 850을 새로운 기함으로서 신흥시장에서부터 판매하고, 올해 3분기 안에 유럽 판매를 개시한다고도 밝혔습니다. 중국에서는 이틀만에 재고가 동이 날 정도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냈고, 러시아와 인도, 터키, 브라질, 타이완에서도 내일부터 예약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재규어랜드로버가 처음으로 4단계 자율주행 기능, 즉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기능을 상용화한 차종인만큼 주목받고 있고, 준대형이되 가격을 하위 라인업인 랜드로버 이보크와 재규어 XE 수준으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성능과 효율성도 공식발표상으로는 상당히 좋은 편이고, 디자인이나 편의성 등에서도 재규어랜드로버가 공을 들인 티가 나는 차이니 성공할 것도 같군요. 하지만 언론에서는 유럽 판매에 대해서 부정적인 전망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몇가지 입장을 좀 정리해 보겠습니다. 마침 매체에서도 비판을 할 때마다 적어도 여기서 3가지 정도를 근거로 삼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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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로버 브랜드의 인지도: 일단 전 세계에 "랜드로버"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만, "로버"라는 브랜드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2005년에 한번 사라진 지 20년이 훌쩍 넘었고, 그나마 로버가 잘 알려진 영국 내에서도 "로버=어르신들 차"라는 이미지가 남아있습니다. 그 외의 유럽 국가에서는 로버 브랜드가 사실상 듣보잡입니다.

 

2.랜드로버: 로버라는 브랜드가 안지도가 낮은 만큼, 랜드로버가 로버의 오프로더 브랜드로 시작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드믑니다. 한 언론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랜드로버와 로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재규어랜드로버와 타타모터스의 예측보다 많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3.시장성: 유럽에는 이미 로버 말고도 전통 있는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벤츠, 볼보, BMW같은 브랜드들은 로버처럼 중간에 한번 사라졌던 적도 없었던데다가 브랜드 이미지가 로버만큼 극한으로 떨어져본 적이 없었고, 중산층의 비중이 낮아지는만큼 차를 직접 소유하는 사람들은 훨씬 고급 브랜드로 가고 있습니다. 중하위층 고객들은 다치아나 스코다, 타타같은 염가 브랜드로 가거나, 아예 차를 사지 않고 카셰어링이나 렌터카, 대중교통 등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4.차급: 로버 850은 폭스바겐 아테온, DS 6, 볼보 S60, 포드 몬데오 비날레, 아우디 A4와 맞붙을 차로 준비되고 있는데, 이들 승용 세단의 시장이 나름 잘 버티고는 있다지만 성장세가 가면 갈수록 감소하고 있습니다. 재규어만 봐도 I-페이스 크로스오버의 판매량이 중형 세단인 XE의 판매량을 뛰어넘은 게 불과 2~3년 전입니다.

 

5.비용: 재규어랜드로버와 타타에서는 로버를 되살리는 데 상당한 돈을 쏟아부었고, 이는 모회사인 타타모터스가 타타의 새 브랜드인 타모(Tamo)를 설립하는 데 든 돈을 뛰어넘는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하는 데 든 비용에 맞먹는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전문가들은 만약 로버 브랜드가 실패로 판명난다면, 재규어랜드로버는 물론 타타모터스, 더 나아가 타타그룹 전반이 휘청거릴 수 있는 이른바 "도박"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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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 브랜드의 부활, 10년 전만 하더라도 영국의 몇몇 자동차 애호가들은 재규어랜드로버가 꼭 이루어주었으면 호면서 바라고 있었습니다.

저도 브랜드를 되살릴 명분이 없다고 보았음에도 은근히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은 재규어랜드로버가 위험을 무릅쓰고 현실로 이루어냈습니다.

새로 부활한 로버의 첫 차는 당연히 재규어랜드로버가 만든 차답게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결과가 나왔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존재하나봅니다.

 

기왕 20여년만에 다시 돌아온 만큼, 재규어랜드로버와 타타모터스, 그리고 로버에서 헌명하게 조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나마 로버 브랜드를 통해 카셰어링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밝혔고, 랜드로버 및 재규어 브랜드가 감당하기 힘든 틈새들을 철저히 공략한다고 하는데, 마케팅에 능한만큼 잘 해줄거라 믿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