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하염없는 불행 아래서

신이 정말로 존재하기를 기도한다

선한 신이 아닌 악한 신이기를

한낯 유흥거리일 뿐인 변덕사이로

비극과 고통만을 안겨주고

그들에게서 기도와 찬미만을 받는 

말종 쓰레기이기를

이제 난 신기루 어른 거리는

매캐한 신앙의 잿더미를 위해 

더 이상 울지 않을테니


당신이여 제발 

존재해주소서

있기만 해주소서

순수한 증오만을 받아주소서.

어뤄만져주려고도 하지마소서.

가멸찬 불행의 호소만을 들어

네 놈의 맑은 정신 

매말라 비틀어 황량하게 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