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년 동안 상선에서 일하다 돌아왔다.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지만, 돌아왔을 때 받은 돈은 무려 120기니,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보상으로는 충분했다. 나는 선원으로 일하기 전에 계획하던 대로, 번듯한 곳에 가게를 낼 생각이였다.

우선 나는 옷가게에 찾아가서 말끔한 옷들을 구매했다. 그동안 옷 살 돈도 부족했고, 선원으로 일하느라 내 차림새가 후줄근했으니까.

옷을 갈아입은 뒤, 나는 과거에 자주 찾아가던 낡은 술집에 다시 찾아갔다. 시간이 지났지만, 내 친구들과 술집 종업원들은 나를 알아봤다. 그들은 나의 달라진 모습에 호기심을 느끼는 것 같았고, 내가 바다에서 겪은 일을 말하자 흥미로운 태도를 보였다. 나는 친구들과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나중에는 이렇게 말했다. "술값은 내가 내지!" 마우리츠 공국에서는 식당이나 술집에서 자신이 먹은 것만 계산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늘만큼은 기분을 냈다.


 이렇게 친구들과 대화하던 중, 술집의 어느 한 켠에서는 처음 보던 광경이 벌어졌다.

상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양파 뿌리처럼 생긴 것을 들고 숫자를 불렀고, 다른 사람들은 종이를 든 채 그 사람을 에워싸고 있었다.

숫자를 들으며 울고 웃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어떤 종교의 의식을 치르는 것 같았다.


 나는 알렉스 베커에게 저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동쪽에서 온 신비한 꽃을 판다고 하던데, 이름이 투르반이였나? 어쨌든 가격이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더라고."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누구는 이것으로 원금의 3배를 벌었다, 운 좋아서 귀한 품종을 사면 수십 배까지 벌 수 있다, 지금 사지 않으면 더 비싸져서 못 사게 된다 등등. 나는 그 유혹에 넘어가 선원으로 일하며 번 120기니 중 30기니를 꺼내서 알뿌리들을 샀다.


(P.S.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