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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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시즈카와 유키카게는 죠스케의 집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소고기가 지글지글 구워지는 불판을 두고, 시즈카가 물었다.


“그래서, 아야나 언니랑 무네 군은?”


“아야나는 오늘 야근, 무네타카는 야구부 합숙이 있어서. 이왕 혼자 먹는 것 보단 너희를 부르는 게 더 나을 것 같았거든.”


시즈카는 적당히 익은 소고기만 쏙 빼먹었다.


“Hmm~ 죠스케 오빠 생각보다 고기 잘 굽네.”


죠스케는 인내심을 가지려는 듯 억누른 목소리로 말했다.


“시즈카, 익은 고기만 쏙 빼먹지 마라?”


“알았어.”


잠시 후, 또 시즈카가 고기를 쏙 집어 입으로 넣는 순간, 웩 하는 소리와 함께 시즈카는 고기를 뱉었다. 반쯤 씹힌 고기는 붉은 핏기가 생생했다.


“뭐야 이건?! 분명 ‘익은 고기’를 집었는데?”


“크레이지 다이아몬드. 고기를 ‘익기 전’ 상태로 되돌렸지. 시즈카, 남자친구 앞이면 좀 조숙하게 행동해라?”


“알았어…”


그제야 시즈카는 좀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유키카게는 작게 웃다가 물었다.


“그런데 죠스케 씨, 혹시 ‘여름 휴가’ 말인데요. 어디로 갈 계획인가요?”


“카츠라라마 해수욕장. 그쪽에 내 명의로 된 펜션이 있거든.”


“죠스케 씨는 항상 ‘해외’로 나가는 줄 알았는데요?”


“맞긴 한데, 무네타카가 이번엔 일본에 있고 싶다고 했거든. 야구부 일 때문이었나?”


유키카게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즈카가 말했다.


“고기 아직 남았는데 내가 구워도 돼? ‘아메리칸 스타일’로 구워줄 게!”


유키카게가 손수 시즈카의 손에서 집게를 빼앗았다.


“미안하지만 시즈카, 그렇게 굽기에는 ‘화력’이 부족한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며 죠스케에게 아주 조용히 속삭였다.


“양해 바랄게요. 시즈카 요리 실력은 장담 못하거든요.”


즐거운 식사시간이 끝나고, 둘은 죠스케에게 작별인사를 하며 집을 나왔다.


“오랜만에 잔뜩 먹은 것 같네~”


“그때처럼 살 찔 생각이야?”


“아니! 몇 번이나 말했지만 ‘fat girl’ 시즈카는 질색이야!”


“난 통통한 시즈카가 더 좋았는데.”


시즈카는 씨익 웃다가 우체통에 꽂힌 갈색 봉투를 발견했다.


“우편? 이왕 본거 죠스케 오빠한테 줘야겠다.”


시즈카는 우체통에서 그 봉투를 꺼내더니 이리저리 살폈다.


“Hmm~ ‘주소’도 없고, ‘발신인’도 없네… ‘종교 권유’나 뭐 그런 건가?”


“잠깐만, 그 ‘봉투’… ‘열려’ 있어. 풀칠도 안 한 거야.”


호기심이 발동한 두 사람은 봉투를 열어 안의 내용물을 꺼냈다. 안에는 편지 한 장과 사진 하나가 들어 있었고, 둘은 사진을 보고는 얼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죠스케가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왔다.


“시즈카, 유키. 안 가고 뭐해?”


유키카게는 곧바로 봉투를 등 뒤로 숨겼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방금 뒤로 숨긴 게 뭐야? ‘봉투’ 같았는데, 나한테 온 거지?”


“그, 그, 글쎄요…? 저, 저, 전 모르겠는…”


말을 채 잇기도 전에 죠스케가 유키카게의 손에서 봉투를 빼앗았다.


“발신인도 주소도 안 적힌 물건이네? 안에 이건 뭐야… 편지랑… 사진?”


곧바로 죠스케가 사진을 보는 순간, 그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본 시즈카는 필사적으로 변명을 뱉었다.


“우, 우리도 보고 싶어서 본 건 아니거든? 그런데 사람의 ‘호기심’이란 게 늘 그렇잖아. 뭔가 ‘상자’가 있으면 열고 싶고 ‘공’이 있으면 차고 싶은… 그런 ‘호기심’ 말이야. 그래서 우리도 모르게 본 거고…”


죠스케의 양 손이 부들부들 떨리자 유키카게까지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무, 무, 물론 화가 난 건 이해해요. 하지만 ‘부부’잖아요… 오히려 ‘부부관계’가 좋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네! 그, 그게…”

물론 죠스케에겐 변명 축에도 못 드는 궤변일 뿐이었다.


“크레이지 다이아몬드!!”


“우와아아아아아아악!!”


둘은 비명을 지르며 바람처럼 달아났다. 사진에는… 아야나와 죠스케가 침대 위에서 알몸으로 뒹구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같이 든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친애하는 히가시카타 죠스케 씨에게, 당신과 아내분의 ‘관계 영상’을 녹화했습니다. 이것은 허세가 아니며, 2023년 7월 20일까지 10만 엔을 ‘입금’하지 않는다면 이 영상을 ‘포르노 사이트’에 업로드하겠습니다. 경찰이나 탐정 등 기타 수사기관에 제보할 시에도 똑같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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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라니!